따뜻한 식품용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다
따뜻한 식품용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8.1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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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따뜻한 식품용기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다
 
 
ⓒ온기
ⓒ온기

 

인간 삶에 가장 필요한 3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여기서 옷을 입는 것보다 밥을 먹는 일이 우선이라며 ‘식의주’라고 순서를 바꿔 표현하기도 할 만큼 식사는 우리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소비생활지표’를 살펴봐도 식품·외식(21.4%)은 여전히 우리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분야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분리 발열 도시락 용기 통해 본격적인 도약 시작
소설가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시간에 맞춰 밥을 먹는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는 강력하고 간명한 진리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그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진정한 식사라고 부르기는 민망하다. 한국인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가족이 정성스레 차려준 밥상을 먹으며 사랑을 느끼고, 허기진 속을 따뜻한 음식으로 채워 위로를 받으며 한 끼의 추억을 만드는 게 우리가 본디 생각하는 식사다.
 
이처럼 한국인은 귀한 손님이 오면 뜨겁게 데운 밥과 국으로 대접하는 것이 풍습일 정도로 음식의 온도를 중요시한다. ‘찬밥 신세’라는 말도 있듯이 ‘식은 밥’은 밥이 식었다는 의미를 넘어 하찮은 것을 의미할 때도 사용될 정도다.
 
스타트업 ‘온기’는 이러한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해 더운 음식과 찬 음식의 분리 발열이 가능한 도시락 용기를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 용기들이 갖고 있던 음식마다 온도가 저마다 뒤섞이거나 빨리 식는 단점을 해소하며 최적의 온도를 유지시켜 향후 제품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배달 시장 후기를 중심으로 입소문도 타기 시작했다. 치열한 R&D 과정을 지나고 본격적인 소통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권수진 대표를 만나 기업의 활동과 향후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온기는 더운 음식과 찬 음식의 분리 발열이 가능한 도시락 용기를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온기
온기는 더운 음식과 찬 음식의 분리 발열이 가능한 도시락 용기를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온기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해준다면?
“도시락과 식품 제조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제조부터 판매까지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국내 도시락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조금씩 아쉬운 부분들을 개선한다면 소비자는 물론 요식업에 종사하는 점주들이나 조리사들의 불편함도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를테면 찬합 도시락의 경우 단에 따라 용기를 하나하나 열어야 하고 매번 씻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어 일체형 식판 도시락으로 변화를 맞이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분리 발열이 가능한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게 되었다. 도시락은 보통 전자레인지 등에 데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전기나 화기가 없는 야외 등지에서는 따뜻하게 음식을 먹는 데 한계가 있어 이를 해결해보자는 취지였다. 이에 2017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시작해 시제품 출시와 특허 등록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해 온기를 설립하게 되었다”
 
회사의 활동을 소개해 달라
“식품 가열용 발열제를 제조해 이를 기반으로 도시락 용기를 만드는 기업이다. 보통 도시락은 밖에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가장 큰 고민이 보온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일회용 전자레인지’를 만들어보자는 전제하에 발열제 개발에 나서게 되었다. 보통 남성들이 군대에서 한번쯤은 먹어본 ‘전투식량’처럼 물을 부으면 고온의 증기가 나와 뜨겁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한데, 다만 이와 같은 아웃도어용 비상식량은 밥이나 국과 같이 단일 품목만 데울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더운 음식과 찬 음식의 분리 발열이 가능한 용기 개발로까지 이어졌다”
 
 
친환경적으로 개발된 식품 가열용 발열제는 보온 상태에서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 동안 발열이 유지된다. ⓒ온기
친환경적으로 개발된 식품 가열용 발열제는 보온 상태에서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 동안 발열이 유지된다. ⓒ온기

 

용기의 원리나 구성이 궁금하다
“도시락 용기는 워터팩과 워터팩 스틱, 발열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틱으로 워터팩을 편리하게 절개하거나 직접 부으면 발열팩과 만나 증기를 발현하게 된다. 이후 발열이 시작되면 30분 동안 가열이 유지되기 때문에 보온 상태에서 식사를 충분히 마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발열구역이 밥과 국, 주요 반찬으로만 지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가벽이 있어 열전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갓 지은 것 같은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제품은 일회용과 회수용으로 나눠 후자의 경우 음식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 발열 트레이는 씻어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어 용도에 맞춰 활용할 수가 있다”
 
경쟁력이나 차별성이 있다면?
“우리가 발열제 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화학물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친환경적이며 인체에 무해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온기의 특허 기술이 녹아든 발열제는 식품첨가제 기준 적합 판정을 받은 원료를 사용하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제품 안전성 검증을 마쳤다. 용기 역시 열가소성 플라스틱 ‘폴리프로필렌(PP)’ 소재로 만들어져 친환경적이다”
 
 
일회용과 회수용 제품은 물론 용도에 맞는 맞춤형 제작도 가능한 점은 온기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온기
일회용과 회수용 제품은 물론 용도에 맞는 맞춤형 제작도 가능한 점은 온기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온기

 

도시락 용기의 사용처가 다양할 것 같다
“학교 급식을 비롯해 호텔이나 병원 등에서의 케이터링 서비스, 산업체나 예비군 훈련장의 도시락 제조에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식판 형태를 넘어 매장용 발열 용기나 단품 발열 용기로도 확장해 배달 시장에서의 사용도 역시 높여나가고 있다. 온기는 고객사의 음식 종류에 따라 발열제와 용기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공급하는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차별화 된 배달 아이템의 도입이라는 선순환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 용기 사용자들의 피드백도 긍정적이라 다양한 분야의 자영업자들과 시너지를 내며 상생을 도모하고자 한다”
 
기업의 인적 경쟁력도 전해준다면?
“도시락과 용기, 발열제의 제조와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 팀원들이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에 두고 함께 호흡하며 팀워크를 지속적으로 다져왔기에 유대감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는 부분도 경쟁력으로 꼽고 싶다. 스타트업으로서 겪는 어려움들이 많지만 각자가 가진 역할과 역량을 잘 발휘해주고 있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박람회 참여도 자주하고, 제품 개발에 있어 기술적인 부분이나 디자인적인 측면까지 총체적으로 고려할 사항들이 많아 아이디어 회의도 자주하는 편인데 언제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회사의 활동에 헌신해주고 있어 이들과 함께 하는 대표의 입장에서 행운이라 생각한다”
 
 
권수진 대표는 따뜻한 식품용기의 새로운 표준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해 고객사와 상생하고 소비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온기
권수진 대표는 따뜻한 식품용기의 새로운 표준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해 고객사와 상생하고 소비자와 소통하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온기

 

활동 과정에서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사실 고된 노동을 하는 근로자들께서는 식사 시간마저 아까워 현장에서 차갑게 식은 도시락을 드셔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온기의 식품용기를 통해 따뜻한 밥과 뜨끈한 국물을 드실 수 있다면 팍팍한 하루에 미약하나마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과 고객사의 피드백을 얻고 더 좋은 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계획하던 일들이 조금씩 미뤄지는 난관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과정에서 병원이나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공급하는 대구 지역 사회적 기업과 연이 닿아 대구·경북 지역의 거점병원에 제공되는 도시락에 온기의 용기와 발열팩을 사용하는 협업의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향후 회사의 계획들도 전해준다면?
“현재 온기가 준비 중인 아이템 중 하나가 ‘캠핑족’을 위한 제품이다. 비단 코로나19 영향이 아니더라도 캠핑을 즐기는 인구는 늘어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말하는 불편함이 가스버너 등 취사도구는 한정적인데 즉석밥과 찌개와 같이 데워야 할 음식은 많다는 점이었다. 이에 착안해 지퍼팩 형태로 발열제를 그 안에 삽입해 간편하게 음식을 가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처럼 온기는 가스와 가열, 화구가 없는 ‘3NO’를 지향하고 있는데, 다양한 방법들로 라인업을 늘려 소비자들이 ‘따뜻한’ 음식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온기의 발열 식품 용기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외식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앞서도 언급했지만 온기는 편의성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닌 친환경 문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다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어 조금 완화되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우리는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 친환경 도시락 용기도 제작하면서 일회용 용기를 회수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다양한 플랜을 수립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하는 발열제도 사용 후 찢어서 토양중화제로 쓸 수가 있는데, 이를 캠페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며 환경 문제에도 온기의 도시락 용기만큼이나 따뜻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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