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의 본질을 꿰뚫는다
소재의 본질을 꿰뚫는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0.07.3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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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소재의 본질을 꿰뚫는다

 

ⓒ최시영 교수
ⓒ최시영 교수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와 전자를 관찰해 소재의 본질을 꿰뚫는 작업이 바로 소재이미징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 너머의 볼 수 없는 본질을 성찰하고 이해하면서 신소재를 발굴해낸다.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작업이 포스텍 소재이미징 해석연구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소재이미징의 중요성 인식할 때”

신소재공학과 최시영 교수가 책임을 맡은 포스텍 소재 이미징 해석연구센터는 최시영 교수가 포스텍에 부임한 2017년 이후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센터다. 재료연구소에서 10년 동안 원자 구조 이미징 기반 소재 해석 분야에서 활발히 활약했던 터라 자신의 연구경력을 교육에 헌신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최시영 센터장은 “학교와 산업체의 도움으로 연구실을 꾸려서 옮길 수 있었고, 하나하나 분석 장비를 마련하며 연구 살림을 키우는 재미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지만, 센터가 구성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STEM, 각종 시료준비장치 등의 고가 분석 장비들을 들여오기 위해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했지만, 소재를 이미징하는 센터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가시적인 성과가 금방 나오는 연구에 재원이 모이기 마련이라, 기초연구를 하는 저희는 한동안 재원마련이 쉽지 않았습니다”라며 힘들었던 점을 호소한 그는 “밤낮으로 연구하고 일했지만 저는 소재이미징 연구가 정말 좋았고 그 자발적 동기부여가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가시적인 연구성과들이 나오면서 소재이미징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었고, 포스텍에 부임하면서 센터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센터는 얼마 전 교육부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사업에 선정되며 앞으로 활동에 큰 동력을 얻게 됐다. 최시영 센터장은 “포스텍 소재이미징 해석연구센터는 소재를 이미징을 할 수 있는 분석 능력을 갖추는 것과 함께 소재이미징 결과로부터 소재를 잘 이해하는 해석 능력을 갖추고 이를 더욱 개발하고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센터입니다. 원자 구조를 분석하는 ‘수차 보정 STEM’을 학과 내의 센터에서 보유하면서 깊이 있는 연구에 적용하는 곳은 자신 있게 말씀드리지만, 국내에서는 포스텍 소재이미징 해석연구센터 한 곳밖에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센터설립부터 구성까지 본인 손이 안 닿은 곳이 없기에 더 많은 애착과 자부심을 드러낸 그는 앞으로의 센터활동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최시영 센터장은 후학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소재이미징 분석 장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시영 센터장은 후학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소재이미징 분석 장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시영 교수

 

“성찰과 이해가 소재의 본질을 꿰뚫는 방법”

어떤 디바이스를 만들기 위해선 소재를 먼저 찾아야 한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디바이스의 최상의 소재를 찾는 첫 단계가 바로 소재이미징이다. 소재의 물성은 원자, 전자 구조에서 시작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와 전자를 구조화하고 이미지화해서 그 소재의 물성을 파악해 내야 디바이스의 소재로 쓸 수 있을지 없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 “소재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물성을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소재이미징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눈으로 보기 힘든 원자와 전자를 정확하게 시각화하게 되면 그 소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기술과 분석 장비가 좋아져서 누구든지 소재를 이미징 할 수 있지만 단순히 관찰하는 것만으로 소재이미징이 끝나지 않습니다. 소재로부터 얻어진 데이터에 숨어 있는 “유의미한 결과”를 찾아내는 것은 그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숨은 의미를 해석하고 정보를 뽑아내는 게 바로 소재이미징 해석기술입니다”

 

 

사진=임성희 기자
포스텍 신소재공학과를 이끌어 나갈 젊은 과학자들이 의기투합해서 센터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승수, 손준우, 이동화, 최시영, 김종환 교수 ⓒ최시영 교수

 

소재 분석 장비 개선과 AI 플랫폼 구축 매진

최시영 센터장은 우선 센터로서 독립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첫 3년은 낙후된 설비와 분석 장비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언급하며 “이후에 센터가 계획한 목표에 부합하는 소재이미징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재를 이해하는 플랫폼을 갖추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소재이미징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상 소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만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결과라도 무엇이 중요한 이슈인지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면 이는 무용지물입니다. 이를 위해서 최근의 이슈인 빅데이터와 기계학습법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소재에서 얻어진 이미징 결과를 전문가 수준의 해석이 가능하도록 전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다음 3년 동안의 계획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본 센터 선정으로 포스텍은 소재를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최적의 인프라 환경을 갖추게 됐다. 본 센터와 더불어 소재이미징 정보를 얻을 수 있는 3세대, 4세대 빔 가속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선 학교구성원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최시영 센터장은 호소했다 “본 센터를 계기로 포스텍이 소재를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하드웨어적/소프트웨어적 플랫폼을 갖추어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또한, 포항 강소연구개발 특구 사업과 연결이 되어 포스코의 철강·소재 근간인 포항, 이차전지 소재의 구심점인 포항에서 센터의 연구역량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본 센터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최시영 교수

 

“후학들을 위해 더 나은 연구환경 제공하고 싶어”

최시영 센터장은 자신이 소재이미징 분야에 매진할 수 있었던 계기로 세 명의 은사님을 뽑으며 자신도 그런 스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센터 선정은 후학들에게 그야말로 좋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저는 연구비도 분석 장비도 없이 젖동냥하듯 제가 하고 싶은 원자 구조 이미징 연구를 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후학들이 이런 전철을 밟지 않고 하고자 하는 연구의 열망을 마음껏 발휘하며 제대로 된 소재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소재이미징 연구장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소재 연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후학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본 센터의 리더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모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현재 많은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대한민국의 소재이미징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소재이미징 발전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최시영 센터장. 세계적으로는 후발주자이지만 머지않아 리딩그룹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의지는 일당백도 거뜬히 해낼 듯하다. 신소재를 만들어내는 원천, 바로 포스텍 소재이미징 해석연구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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