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격식 벗은 재계의 키다리 아저씨, 상생과 소통에 앞장서다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격식 벗은 재계의 키다리 아저씨, 상생과 소통에 앞장서다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0.07.01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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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격식 벗은 재계의 키다리 아저씨, 상생과 소통에 앞장서다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

 

대중이 떠올리는 재벌 회장님의 모습은 어떨까? 근엄하고 권위적 이미지의 중년 남성,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철한 승부사의 모습 등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이처럼 평범한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갈 것 같은 이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대기업 총수의 이미지다. 반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격식을 벗어 던지며 대중과 함께하고 상생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파격 행보로 새로운 유형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SNS 소통 왕, 파격 행보로 대중의 호감을 얻다

얼마 전 SBS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서 백종원 대표는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살리고자 평소 친분이 있었던 지인에게 SOS를 보냈다. 잠깐의 전화 통화였지만 방송으로 흘러나온 한 남성의 목소리로 단연코 화제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대기업 총수의 목소리가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에서 들려오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화제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다음 날부터 이마트와 신세계 TV 등 자사 유통 채널에서 판매를 시작한 농가의 농산물은 어려움에 빠진 농민들에게 큰 힘이 되었고 대중은 완판으로 화답했다.

 

재계 총수의 예능 출연뿐 아니라 상생의 선한 영향력이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이는 정 부회장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이날 방송 이후 정용진 부회장에게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키다리 아저씨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사실 정 회장의 선한 영향력은 이뿐이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그는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의 나눔과 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키다리 아저씨 행보를 이어왔었다.

 

정용진 부회장을 향한 대중의 호감도는 맛남의 광장 출연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이전부터 정 부회장은 SNS로 대중과 격의 없는 소통에 나서왔다. 특히 그의 SNS 팔로워는 30만 명을 넘어서며 소통 왕이자 인플루언서로 불리기 충분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 사태에서 의료진을 향한 ‘덕분에 챌린지’와 화훼농가를 돕는 ‘플라워버킷 챌린지’ 인증샷도 남기며 선한 영향력을 더했다. 이외에도 평소 생각과 관심사였던 요리와 여행, 가족 등 자신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유해왔다.

 

그는 일상 공개뿐 아니라 SNS를 그룹사 브랜드와 제품의 홍보 창구로도 간접적으로 활용해왔다. 얼마 전 화제가 된 정 부회장 SNS의 ‘세머 레디백’과 ‘서머 체어’ 인증샷 역시 이 중 하나다. 이는 신세계그룹의 자회사인 스타벅스코리아의 여름맞이 이벤트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미션 음료를 포함해 총 17잔을 구매해야 교환 가능한 제품이지만 이벤트가 시작된 후 ‘서머 레디백’은 웃돈을 더해 판매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정용진 부회장의 SNS 업로드도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외에도 정 부회장은 평소 해외 출장에서 현지 업체를 방문하거나 신제품 개발 출시 과정에도 관련 사진을 업로드하며 대중의 피드백을 체크해왔다. 이처럼 정용진 회장의 가감 없는 소통은 거리감 있는 재벌 회장님의 모습이 아닌 털털한 옆집 새로운 재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충분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SBS 맛남의 광장과 함께한 후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SBS 맛남의 광장 캡쳐
정용진 부회장은 SBS 맛남의 광장과 함께한 후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SBS 맛남의 광장 캡쳐

 

이마트, 코로나 사태에도 흑자 전환

기존 대기업 총수와는 다른 이미지로 대중의 호평이 이어지지만, 정용진 부회장은 재계 10위권인 신세계그룹의 오너이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란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를 향한 평가는 SNS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가 아닌 기업인으로서의 만들어내야 하는 성과에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3세 경영인으로 입지를 일찌감치 다졌다. 그는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재학하던 중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27세였던 1995년 신세계그룹 전략기획실 대우 이사로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돌입하게 된다. 11년간 경영수업을 받던 정 부회장은 2006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본격적으로 들어선다.

 

그가 경영 일선에 등장하며 수많은 신사업을 추진하고 공격적 경영을 펼쳐왔지만 정 부회장의 공과는 확연히 나뉘었다. 정용진 리더쉽도 여전히 물음표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마트가 지난해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강세로 창립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하자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더욱이 2020년 1분기는 코로나 여파로 유통산업의 경영 손실은 커져만 갔기에 이마트의 이번 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렸다. 결과는 예상을 깨고 2011년 이마트가 신세계그룹에서 분할된 이후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SNS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가감 없이 대중과 공유해왔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SNS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가감 없이 대중과 공유해왔다.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 2,108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매출은 7.8% 늘었고, 영업이익도 584억 원 늘어나며 흑자로 전환됐다. 이번 실적은 이마트 점포들이 코로나로 인해 잦은 휴점을 해야 했던 2, 3월 상황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과로 분석된다. 실제 이마트는 1분기에 코로나 확진자 방문으로 많은 점포가 방역을 위해 휴점을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겪기도 했다. 코로나 악재 속에서도 이마트가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은 그로서리 매장 강화를 통한 본업 경쟁력 확대, 트레이더스의 지속 성장, 전문점 사업 수익성 확보 등에 주력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트레이더스는 코로나로 집밥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전년 대비 매출이 21.8%, 영업이익은 22.4%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갔다. 노브랜드 전문점 역시 201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올해 1분기 25억 원 흑자를 거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마트 연결 자회사들의 성장과 수익 개선도 눈에 띈다. SSG닷컴은 총매출 증가, 적자 폭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SSG닷컴의 올해 1분기 총매출은 9,17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이상 증가했고, 영업적자도 19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억 원대로 진입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식료품 배송량 증가, 온라인스토어 네오003 통한 물량 확대, 베이킹센터 ‘트레 또’ 등이 SSG닷컴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신세계TV쇼핑도 코로나 반사이익 효과로 매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매출 3,385억 원, 영업이익 1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매출은 13.8%, 영업이익은 5배 이상 증가했고, 신세계TV쇼핑도 매출 486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을 달성, 전 분기에 이어 흑자를 이어갔다. 이마트24도 적자 폭이 전년 대비 13억 원 감소하며 지속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했다 ©신세계그룹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참여했다 ©신세계그룹

 

고객의 불만에서 답을 찾다

2020년 시작과 함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 세 가지 역량에 집중할 수 있길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2020년은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경영이념에 모든 답이 들어있다며, 고객의 입장에서 무언가 충족되지 못한 것,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찾아 개선하고, 혁신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존재 이유임을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2020년에는 임직원 모두가 경영이념의 의미를 되새겨 고객의 불만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발굴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의 관습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쓴 고추냉이 속에 붙어사는 벌레에게 세상은 고추냉이가 전부’라는 말콤 글래드웰의 글을 인용하며, 관습의 달콤함에 빠지면 자기가 사는 작은 세상만 갉아먹다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랜 성공의 틀에서 효율성만 추구하다 사고의 유연성과 감수성이 경직돼 고객의 목소리를 잃게 되는 것을 경계하자는 것으로,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객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모든 것을 어중간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사별로 반드시 갖춰야 할 근본적인 본연의 경쟁력인 ‘MUST-HAVE’ 역량을 확실히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데스티네이션’으로 하나하나가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영감을 주어야 하며, 이마트 역시 상시적 초저가, 독자 상품 개발, 그로서리 매장 경험 등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장보기 지킴이’라는 ‘MUST-HAVE’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2020년 신세계그룹 모든 사업은 고객의 불만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본질적인 ‘MUST-HAVE’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분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재오픈한 27년간의 이마트 유통 노하우를 총 집약이자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의 지향점인 이마트타운 월계점 ©신세계그룹
지난 5월 재오픈한 27년간의 이마트 유통 노하우를 총 집약이자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의 지향점인 이마트타운 월계점 ©신세계그룹

 

 

지난 5월 10개월의 리뉴얼을 거치며 재오픈한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신년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밝힌 고객 중심의 비전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27년간의 이마트 유통 노하우를 총 집약이자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의 지향점은 이마트타운 월계점은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 목적을 분석, 쇼핑 공간 및 상품 구성을 최적화하여, 복합 몰 형태의 ‘고객이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점포를 재구성했다. 이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 변화 속에서 온라인과 차별화되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가장 큰 특징은 이마트의 최대 강점인 그로서리 매장을 오프라인 매장만이 할 수 있는 ‘체험형’,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형’ 매장으로 강화했다는 점이다. 또한, 비식품 부분은 압축, 여기서 확보된 공간에 문화·엔터테인먼트부터 식음 및 패션 브랜드까지 다양한 테넌트를 도입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직접 방문해 이곳의 핵심인 그로서리 매장을 방문했다. 신선식품 코너를 유심히 살펴본 것은 물론 주류매장에서는 직접 시음도 하며 현장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둘러본 후 임직원에게 이마트의 첫 미래형 점포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오픈한 점에 감사를 표현했다. 더불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과 도전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길 다 같이 노력하자며 포스트 코로나 이후 상황을 대비할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자 하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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