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기업 유턴 정책’
[이슈메이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기업 유턴 정책’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6.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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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기업 유턴 정책’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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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의 본국 복귀를 뜻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산업계와 정부 정책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정부도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국내 유턴기업 유치 확대 대책을 발표하는 등 ‘한국판 뉴딜’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삼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국내 제조업 경기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세계는 ‘리쇼어링’ 경쟁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각국 정부가 가장 먼저 꺼내 든 카드는 ‘리쇼어링’이다. 보조금 지급은 물론 세금 인하와 규제 개선 등 대대적인 ‘당근’을 제시하며 경제난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곳은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와 각종 감세정책 등 기업 친화적 정책과 자국 기업 보호 등이 영향을 미치며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은 2010년 95개에서 2018년 886개로 9.3배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갈등 격화로 인한 정치적 명분 속에 보조금 정책을 추진하며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를 견제하고 있다.
 
일본 역시 지난 4월 자국으로 ‘유턴’하는 기업에게 2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재구축하면서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노리고 있다. 프랑스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는 기업에 수십억 유로를 지급하고 부족한 마스크 생산을 늘리는 방안에 힘을 싣고 있고, 독일은 기업 인건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스마트공장과 연구개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에 진출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대만기업 리쇼어링 투자 액션플랜’을 이미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정책 추진하는 정부
우리 정부도 해외로 진출한 기업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세계 각국의 리쇼어링 정책에 발맞춰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추세에 올라탄 것이다. 우선 정부는 유턴기업 유치 확대를 위해 ‘종합 패키지’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해외 사업장을 청산 및 양도하거나 축소 혹은 유지하면서 국내 사업장을 신설·창업하는 경우에만 세제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국내 사업장을 ‘증설’하는 경우에도 이에 따른 사업소득에 대해 세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기존에는 해외사업장 생산량을 50% 이상 감축할 경우에만 법인·소득세를 감면하던 것에서 향후 생산 감축량에 비례해 세금을 감면하기로도 했다.
 
또한 3차 추가 경정 예산안으로 200억 원을 편성해 유턴기업의 입지·시설 투자와 이전비용 등을 지원하는 보조금을 신설하고, 리쇼어링 기업의 제품 고부가 가치화를 위해 스마트공장과 로봇 보급사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 분야에서는 유턴기업을 대상으로 시설·설비투자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확충하기로 했고, 유턴기업에 대해 공장총량 범위내 우선 배정, 범부처 유턴 유치단으로 밀착 지원하는 등 입지 지원책도 내놓았다.
 
정치권에서도 21대 국회에서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일자리는 기업이 마련하는 것”이라며 “해외 제조기업 지사를 국내로 리쇼어링하는 기업에 대해 파격적으로 재정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국내 유턴기업 유치 확대 대책을 발표하는 등 리쇼어링을 ‘한국판 뉴딜’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는 최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국내 유턴기업 유치 확대 대책을 발표하는 등 리쇼어링을 ‘한국판 뉴딜’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기획재정부

 

전향적 유인책 마련과 경영환경 개선이 우선
일각에선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변죽만 울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에 돌아올 경우 고용창출과 생산유발 효과는 물론 동반 진출한 중소 협력사 복귀도 유도할 수 있는 대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세제지원과 인센티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리쇼어링에 나서겠다는 기업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공급망 타격으로 기업 활동에 차질을 경험한 기업이 전체의 56.7%인 것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치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대기업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선 위탁생산 일부를 국내 업체에 돌려도 유턴으로 인정하는 등 전향적인 유인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위탁생산 물량 일부를 국내로 돌리기만 해도 유턴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적 유연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국내 유턴을 가로막았던 노동경직성, 수도권 입지 등 ‘암반규제’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리쇼어링을 위해선 국내 경영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손 회장은 회장단 회의에서 “기업 활력을 제고해 국내생산에 대한 ‘투자 매력 국가’로 거듭나는 경제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해외에 나간 우리 기업들도 다시 국내로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으로 자국 기업의 유턴이 비용과 시간이 들 뿐만 아니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경제 규모가 작은 한국이 대대적인 리쇼어링에 나설 경우 생산 효율성이 줄어 장기 경제 성장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도 있다. 안으로는 규제 정비를 통해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하고 보호무역주의 심화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등 다차원적인 고민이 필요한 문제인 것이다. 총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경제 회복을 위해 보다 냉철한 판단과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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