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사고 방지할 안전장치 개발
원전 사고 방지할 안전장치 개발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5.12.08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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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원전 사고 방지할 안전장치 개발

전력공급 어려워도 하이브리드 제어봉으로 원자로 냉각

 



지난 10월 6일 한국수력원자력 조석 사장이 한국인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WANO는 35개국 126개 원자력 사업자가 가입했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각 사업자가 원전 안전성을 개별 국가에만 맡겨 놓아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설립한 국제기구이며 안전점검, 회원사 간 운영경험 공유 및 기술지원, 회원사 성능지표 모니터링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원자로 열수력 학술대회에서도 국내 연구팀이 최고 논문상을 받으며 한국도 세계원자력계를 이끌 정도의 위상에 도달했음을 알렸다.
 

원자로 열수력 학술대회에서 최고 논문상 수상
2011년 일본은 물론 인근 국가에서도 두려움을 야기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피해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당시 원전 사고는 갑작스러운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벌어졌다. 당시 안전시스템이 가동되어 다행히 원자로는 멈췄지만, 남아 있던 잔열을 냉각시키지 못해 노심이 녹으면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퍼져나갔다. 이 사고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부득이하게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원전 내 잔열을 제대로 식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됐다. 특히 세계 원자력계는 다가오는 2030년까지 166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운전 경험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 지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원전 안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유사하게 원전 문제가 생길 경우 원전을 중지하는 동시에 냉각시키는 안전장치인 ‘하이브리드 제어봉’ 아이디어를 제출한 UNIST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방인철 교수 연구팀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16회 원자로 열수력 학술대회’에서 ‘최고 논문상(Best Paper Award)’과 ‘최고 학생 논문상(Best Student Paper Award)’을 받았다. 이 대회는 미국 원자력학회가 격년으로 개최하는 열수력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대회로 원자력 분야의 최고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원자력 학술 올림픽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방인철 교수는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상을 받게 된 자체도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우리 연구팀의 아이디어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앞으로 이를 객관화 시킬 수 있는 연구 동력을 얻은 계기이기에 고무적인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원자력 안전 전문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학계는 물론 산업체와 연구소 등에서도 그동안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왔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정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상 디젤 발전기, 배터리 등의 전원 공급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현실적 접근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전원공급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핵연료가 위치한 원자로내로에 물을 공급하는 방안 마련이 기본적 노력이었고 이는 새로운 대안도 아닐뿐더러 기능의 중복성도 많았다. 모두가 후쿠시마 사고 당시 실패했던 방식이고 아직도 그 지역은 물을 부어 넣고 있기에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번 방인철 교수팀의 제안은 전자기기 등에서 냉각장치로 많이 쓰이는 히트 파이프를 원전에 도입하자는 것이다. 히트 파이프를 가운데 구멍이 있는 원통형으로 설계하고, 가운데 부분에 중성자 흡수물질을 집어넣는 방식이다. 이렇게 된다면 가운데 부분의 물질이 원자로 내부에 있는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멈추고 바깥쪽 히트 파이프가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다. 방 교수는 “하이브리드 제어봉은 원전 사고 시 중력에 의해 자동으로 낙하하는 제어봉과 결합하는 개념입니다. 이는 원자로 내부의 반응도를 제어해 안전정지뿐 아니라 원전 정지 후 핵분열 붕괴열도 직접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방 교수의 연구 성과는 이미 미국과 중국에 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상용화에 대한 의지와 기대도 크다.

대다수 사람은 원전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그 위험성 때문에 우려가 큰 것 또한 사실이다. 방인철 교수는 원자력을 군대와 비교하며 장점이 많음에도 부정적인 부분을 우려해 없앨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그는 원자력이라고 하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며 대안 없는 비판만 거듭되는 상황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방 교수는 “원자력은 에너지 안보와 연관되어 있고 더 나아가 국가의 안보와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앞으로 원자력 연구에 보다 많은 젊은 인재가 투입될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하이브리드 제어봉 연구 이후 사고에 강한 원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원전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계획입니다”라고 피력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교육과 연구에는 Limit를 정해놓지 않는다는 UNIST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방인철 교수. 그의 확고한 연구철학이 있기에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원자력 안전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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