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국내 대기업의 현실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국내 대기업의 현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2.04 0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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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500대 기업 중 10%, 2년 연속 영업적자 혹은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록

 

범정부적 차원에서 관리 시작한 부실기업 정리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10%의 기업이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49곳이 2년 연속 돈을 벌어도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이 넘는 25개의 기업(51%)은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국내 부실기업의 현주소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 10월,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기준인 ‘2년 연속 영업적자 혹은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한 기업이 49곳으로 집계됐다. 1년 동안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2013년 75곳에서 지난해 85곳으로 10곳이나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써 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을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1.0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본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49개의 기업은 지난해 3조9259억 원 영업 손실이 발생했지만, 지급해야 할 이자는 4조8,666억 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0.8이었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인 49개의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현대중공업이 3곳으로 가장 많았고, SK·LG·한화·한진·동부그룹 계열사가 각 2곳씩이었다. 삼성, GS, CJ, LS, 대림, 현대, OCI, 금호아시아나, KCC, 동국제강 등은 각 1곳씩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남석유화학이 ?25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2위는 이재보상배율 -84.3을 기록한 유라코퍼레이션 물류업체였다. 이어 현대미포조선(-71.7), 쌍용자동차(-67), 현대삼호중공업(-52.3) 등도 영업적자로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계룡건설산업(-4.2), 한화건설(-3.8) 등 25곳도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부채가 그 이상으로 커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19곳이나 됐다. LS네트웍스와 코오롱글로벌, KCC건설은 0.1이였고, 대한전선, 한진해운, 한국철도공사도 0.2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건설 분야가 12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와 더불어 중동 등지에서 수주한 저가 프로젝트 때문에 수익성이 후퇴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 업종이 각 7곳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고,  운송 업종이 5곳, IT전기전자와 철강이 각 3곳, 공기업·상사·자동차·부품 업종이 2곳으로 파악됐다. 지주사와 유통, 에너지, 식음료, 생활용품 및 기타 업종 회사는 1곳씩 포함됐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현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좀비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에서 진행되는 좀비기업 정리


만성적인 경영난에 시달리는 부실기업이 증가하자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13일, ‘기업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발표하며 한차례 신용위험평가를 마친 대기업들을 상대로 연말까지 다시 한 번 구조조정 필요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년 금융감독원이 실시하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는 지난 7월 35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하며 마무리됐지만, 올해는 특별히 11월부터 12월 사이 채권은행의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재실시해 경영악화 및 잠재부실 우려 기업을 가려낼 예정이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는 예년보다 기준을 더 높여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는 예년보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됐다. 과거에는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적자이거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 미만인 기업이 세부평가 대상이었지만, 금년부터는 기준이 ‘최근 2년간’으로 감소됐다. 금융위원회는 금년부터 변경된 기준으로 세부평가 대상 기업이 작년보다 325개 증가한 1,934개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른바 ‘좀비기업’이라 불리는 회생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은행의 여신심사 제도도 정비했다. 금융위원회는 좀비기업을 유지시키는 채권은행 직원과 지점에 성과평가(KPI)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여신심사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은행에서는 관리하는 기업대출이 자산건전성 분류상 고정이하여신(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이 되거나 정리 대상기업 대출로 분류되면 개인성과 평가에 악영향이 미치게 됐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공동으로 여신심사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보다 강화된 은행권의 신용위험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여신심사시스템도 재구성했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그간 구조적 불황을 겪는 산업이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대기업그룹은 개별 채권은행 차원의 구조조정 추진에 한계가 있었다”라며 “은행도 당장 손실이 두려워 구조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었던 만큼 이들 산업·기업집단에 대해서는 보다 큰 틀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는 현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좀비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500대 기업의 10%가 부실기업으로 파악된 지금, 금융계와 각 기업에 부는 칼바람은 겨울보다 차가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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