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ssue] ‘경제위기’와 ‘반(反) 난민 정서’ 유럽의 우경화 바람 몰고 와…
[Global Issue] ‘경제위기’와 ‘반(反) 난민 정서’ 유럽의 우경화 바람 몰고 와…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12.04 0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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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경제위기’와 ‘반(反) 난민 정서’ 유럽의 우경화 바람 몰고 와…

 

난민 위기 속 유럽 내 정치판 급변

 

 

  

몇 년째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고통 받는 유럽이 난민 문제까지 겹치며 우경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낮은 동유럽이 아닌, 선진국 대열에 있는 서유럽 국가들에서 나타나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특히 유럽 내 각국 극우 정당들은 공통적으로 유럽연합(EU) 탈퇴와 함께 유로화를 버리고 기존의 자국 통화 부활을 외치고 있어 유럽 정치 통합에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반(反) 난민 정서 부각하며 표심 잡는 보수 정당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이 유럽의 각국으로 생존을 위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세 살배기 시리아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으로 난민 수용에 우호적이었던 유럽 민심이 난민 수용 한계치를 넘으며 현실에 벽에 부딪혀 끝없는 진통을 겪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전 세계 난민이 약 6,000만 명을 넘으며 인류 역사상 최악의 난민 위기에 처해있다고 발표했다. 하루 발생하는 난민의 수만 해도 2010년 1만 1,000명에서 지난해는 4만 5,000명으로 증가했다.
 

수백만 명 난민 유입에 따라 유럽국민들의 일자리 공포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계속되는 세계적 경제난이 겹치며 반(反) 난민 정서가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이전까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극우성향 정치인, 정당들은 ‘우리 일자리를 지켜내자’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표심 몰이에 나섰다. 지난 11월 18일 치러진 스위스 총선에서는 민족주의 성향 집권당 스위스국민당(SVP)가 29.5%의 득표율로 전체 하원 의석 200석 가운데 65석을 차지했다. 지난 2011년 총선보다 약 3%가량 증가한 수치로 의석수로는 11석이 늘었다. 중도 우파인 자유민주당과 합치면 절반에 가까운 의석이 보수 정당의 몫으로 돌아가 스위스 의회는 중도좌파에서 중도우파 성향으로 기울게 됐다. 
 

다른 유럽의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국의 경우 영국독립당 지지율이 급등하며 보수당, 노동당 모두 폐쇄적 이민정책 지지에 나섰다. 헝가리에서는 대표적 우파 피데스당이 난민 유입 차단으로 지지율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덴마크의 총선에서도 보수야당연합이 승리를 거뒀다. 시리아 난민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국가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에서도 우익 정당의 집권이 주목을 끌었다. 난민 포용 정책에 반대하는 극우 자유당이 오스트리아 수도 빈 시장 선거에서 32.3%를 득표하며 창당 이래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사회민주당 미하엘 호이플 시장과 자유당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는 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상 초유의 유럽에서 부는 우경화 바람은 오는 폴란드 총선과 프랑스 지방선거 등 향후 치러질 주요국 선거에서도 우파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그리스에 콜레라가, 오스트리아 빈에 이질이 창궐했다”며 난민들이 유럽에 전염병을 몰고 왔다는 확실하지 않은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결국, 난민들의 엄마로 통했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딜레마에 빠졌다. 난민을 적극 수용하는 데 앞장섰던 조치로 올해 노벨평화상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메르켈 총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달 만에 9% 포인트 떨어진 54%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KBS1

 

경제 위기로 인한 우파 지지자 증가


글로벌 경제 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이후 유럽에서는 좌파가 정권을 휘어잡았다. 이는 경제 위기의 원인을 우파가 주도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때문이라는 진단 때문이었다. 2009년 그리스는 사회당 정부가 들어섰으며, 2011년 덴마크에서도 사회민주당이 우파인 자유당 정부를 앞서게 됐다. 2012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사회당이 17년 만에 집권에 성공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 위기로 인해 유럽에서 불던 좌파 바람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복지제도와 노조에 편승해온 좌파들이 경제 위기의 원인인 재정 적자 해소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오히려 경제 위기가 심화됐다. 좌파가 정권을 잡은 포르투갈, 그리스, 스페인이 연달아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로 전락하기도 했다. 


좌파의 위기는 반대로 우파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영국 보수당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끌던 노동당 정부를 ‘정부 부채 급등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며 2010년 집권에 성공했다. 포르투갈, 스페인 역시도 재정 긴축을 앞세운 우파 정부가 등장했다. 이들 정권은 집권 초기 노동시장 유연화, 연금 개혁 등의 정책을 도입했다가 총파업 등에 직면하는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런 개혁 정책이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보기 시작하며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실업률도 낮아졌다.


우파의 변화된 모습도 성공에 한몫했다. 영국 보수당은 실업급여를 삭감하는 대신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또한,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험제도 개혁에도 앞장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보수당이 이제는 노동당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인구 노령화와 세대 변화도 우파 집권에 힘을 실었다. 유럽의 좌파 흐름을 주도했던 일명 ‘68세대(1968년 프랑스 학생운동으로 촉발된 급진 문화운동 세대)’가 이제 70대로 접어들며 점점 보수화되거나 사회 활동의 주 무대에서 물러서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 역시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면서 이전 세대보다 보수적인 경향을 나타냈다. 지속해서 불고 있는 유럽의 우경화 바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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