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의 역사
국내 벤처의 역사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5.12.04 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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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대한민국 벤처 1세대의 도전


 

한국 사회 속 벤처 그 성장과 몰락


 

▲휴맥스는 매출 1조를 돌파하며 국내 벤처 신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휴맥스

 

 
 

과거 IMF사태로 불리는 한국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등장한 벤처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급격한 경제성장의 배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슬로건인 ‘창조경제’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이 활성화되며 변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에 최근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한 신생 벤처기업들은 멘토로 변신한 1세대 벤처인들과 함께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21세기 한국 경제의 흐름과 함께한 벤처기업들을 ‘흥망성쇠’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 1세대 벤처 기업의 등장

경제학자들에게 한국 사회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벤처기업(Venture Business)들은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의 혁신으로 사업에 뛰어든 소규모 기업들을 일컫는 말이다. 벤처는 모험이라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 ‘Venture’에서 출발한 경제 용어로 국내에서는 연구개발 기업, 기술집약 기업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높은 위험성(High risk)을 지닌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벤처기업협회는 벤처에 대해 ‘개인 또는 소수의 창업 인이 위험성은 크지만, 성공 시 높은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독자적인 기반 위에서 사업화하려는 신생중소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벤처기업은 도전적 사고를 지닌 기업가, 혁신 기술이나 아이디어 그리고 높은 위험부담과 높은 기대이익(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특성을 가졌다. 한국 정부는 1997년 6월 제정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이와 같은 3가지 특성 중 하나를 만족하는 기업이나 전환 중인 기업을 벤처로 정의했다. 
 

해외의 벤처기업들은 주로 1970년대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산업사회에서 등장했으며 국내의 경우 1980년대에 나타났다. 국내 최초의 등록벤처는 한국과학기술원의 첫 번째 입학자이자 학위 수여자인 이범천 회장이 교수직을 버리고 세운 ‘큐닉스 컴퓨터’라는 기업이다. 1981년 설립된 큐닉스 컴퓨터는 15년 만에 매출 1,300억 원을 달성하며 벤처시대의 시작을 알린 대표적인 기업으로 기억됐다. 매일경제나 동아일보 등의 일간지를 통해 큐닉스컴퓨터를 비롯한 여러 사업가의 성공이 알려지며 한국전역에 벤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 한글과컴퓨터, 안철수연구소, 휴맥스, 핸디소프트 등이 나타나 주목받았다. 특히 1989년 창업된 휴맥스는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을 선점하며 IMF를 극복하며 21년 만에 총 매출 1조를 돌파한 1세대 벤처의 우수 사례로 알려졌다. 이러한 1세대 벤처기업들은 한국 외환위기 당시 수출 흑자를 배경으로 성장해 위기 극복의 발판이 됐으며 1998년 이후 벤처 붐이 일며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전자공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98년 당시 2,042개였던 1세대 벤처 등록 기업은 2001년 기준 11,392개로 3년 사이 5배 이상 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인터넷의 보급으로 등장한 신생 벤처 기업들이 이끈 IT 산업이 있었다. 이후 2000년대 엔씨소프트, 넥슨,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의 기업들이 후발주자로 등장해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나갔다. 국내 벤처업계는 이들 IT 벤처기업을 닷컴(.com) 세대라고 표현하기도 하며 2002년을 벤처 1세대의 마지막으로 정의하고 있다. 


 

▲1세대 벤처 기업가인 국회의원 안철수 씨가 창업박람회장에서 청년들과 질의응답을 나누고 있다

 

 

버블 붕괴와 함께 퇴장한 벤처 1세대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이었던 벤처 1세대 사업가들은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위기를 맞았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시기였던 19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코스닥 시장은 성장했지만 상장된 벤처기업 455여 곳 중 217개 기업이 퇴출당했다. 이들 퇴출 기업은 무리한 사업 확장, 주가조작, 회계 비리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쫓겨났는데 업계에서는 이것을 벤처 버블 붕괴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코스닥 업계에 상장됐던 벤처들에 대한 저평가가 이루어지며 신뢰도와 함께 회사들이 도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1년 이후 이들 1세대 선도기업의 대표들이 분식 회계나 주가 조작 등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일으킨 문제에 대해 대대적인 검찰 조사가 시작되며 벤처 버블이라 불리던 기업들의 난립이 한순간 무너졌다.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전자공사의 통계표에 따르면 2001년 기준 11,392개로 증가했던 벤처 기업 수는 2003년 7,702개로 감소하며 2년간 3,500여 개의 기업이 폐업했다. 한편 벤처 기업인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1세대 벤처의 몰락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로 변화에 둔감해 80년대 이후 약진하던 한국 시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이다. 시장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뒤처진 이들 기업은 대부분 다른 분야로 전향하거나 도산했다. 두 번째는 킬러 컨텐츠가 없는 타 기업에 대한 카피캣으로 차별성이 없어 무너졌다. 하지만 벤처 커뮤니티가 꼽은 가장 큰 문제점은 도전으로 시작한 벤처 기업가들이 성공 후, 벤처 정신에 둔감해졌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벤처시장은 1세대 몰락 직후 2003년부터 2세대로 규정하며 카카오 등의 신규 벤처 기업들을 주축으로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살아남은 1세대 벤처 기업들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전체 중견기업(3,846개)의 1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후발 벤처 사업가들이 1세대 벤처 기업들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지 않는다면 또 다른 세대 붕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앞으로 신규 벤처 사업가들이 창조경제라는 정부 슬로건 아래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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