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부 문화 틀을 벗어던진 청년들의 이색적인 기부 활동
국내 기부 문화 틀을 벗어던진 청년들의 이색적인 기부 활동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5.12.03 2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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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틀을 벗어던진 청년들의 이색적인 기부 활동

젊은 층의 생산적인 나눔 의식의 확산
 



최근 청년계층에서 새로운 방법의 기부문화가 조성되고 있어 화제다. 청년들은 SNS를 활용한 소액 기부나 전공과 능력을 활용한 재능 기부 형식의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기부 문화는 고속 성장해 온 경제 수준에 비해 발전하지 못했다는 평이 강했다. 이에 청년층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기부 문화는 한국 기부 문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긍정적인 계기로 꼽히고 있다.



세계 하위권 수준인 국내 기부문화의 현실

세계적 자선재단 중 하나인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은 135개국 중 60위에 그쳤다. 한국의 기부지수는 분쟁국가인 시리아(30위)와 이라크(43위)보다도 낮았다. 1위는 미국과 미얀마가 공동으로 차지했으며,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 호주가 뒤를 이었다. CAF는 한 나라 국민이 1년간 자선단체에 기부한 금액, 자원봉사단체에서 활동한 시간, 낯선 사람을 도운 횟수 등을 평가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기부지수를 산출한다. 지난 2014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순위(60위)에 비해 기부 액수는 41위로 다소 높았지만, 낯선 사람을 도운 횟수는 86위로 낮았다. 심정미 공동모금회 대외협력본부 부장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기부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998년 사회복지모금회가 설립된 이후 연간 모금액이 매년 증가하는 등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부 문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현재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의 고액 기부뿐 아니라 직장인의 소액 기부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부는 부자들만 한다는 인식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청년이 활용하는 기부 형태, 부담은 줄이고 실속은 높이다

위축된 국내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들이 나섰다. 청년과 대학생들은 아이디어를 활용한 기부활동 등 새로운 기부 문화를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청년들은 SNS를 활용한 기부를 진행 중이다. IT기업 소셜노트가 만든 온라인 기부 플랫폼 ‘셰어 앤 케어’는 청년들이 기부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기부 형태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이익을 제공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기부 방법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기부 활동 및 캠페인 관련 내용을 게시하게 되면, 기부에 동참하는 기업이 자사 콘텐츠를 공유한 이용자의 이름으로 소액 기부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소셜노트 대표는 “지난 3개월 동안 2,700명의 이용자들이 2,900만 원을 모금 했다”라고 말했다. 건강과 동시에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빅워크’도 새로운 기부 형태의 대안으로 젊은 층이 사이에서 활용되고 있다. 빅워크의 이용자는 10m를 걸을 때마다 1원을 적립할 수 있다. 누적된 적립금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치료비, 재활기기, 휠체어 등의 형태로 사용한다. 빅워크는 9억 3,000만 원의 적립금을 모았고 4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상시 사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 형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재능 기부는 전문직 종사자나 명사가 아니라도 실천이 가능해 청년과 대학생의 기부 활동 문화로 권장되고 있다. 중원대학교 연극영화과 전공 동아리인 ‘Filevision’은 지난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괴산 지역의 대표 축제인 ‘2015 괴산고추축제’에서 축제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함으로써 홍보를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줬다. 중원대 연극영화과 동아리는 ‘2015 충북여성문화제’,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도 참가해 행사 진행과 퍼레이드를 도맡았다. 중원대 연극영화과 박용갑 학과장은 “지역과 함께 대학과 청년의 역할을 실천하고 교육 현장에서 쌓은 예술적 역량을 지역에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재능 기부 관련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재능 기부 활동이 취업 및 창업에도 연계되는 활동”이라며 “재능 기부 활동을 통해 여러 계층에 있는 사람들과 환경을 경험하며 폭넓은 사고와 참신한 생각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생활화된 기부문화 정착 필요

국내의 기부 문화는 청년층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가까이 하기 어렵다는 편견 속에 유지돼왔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기빙 유에스에이(GIVNG USA)’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도 미국의 기부 총액은 3,580억 달러로 전년(3,352억 달러)에 비해 228억 달러가 증가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기부 총액에서 개인이 기부한 금액이 2,585억 달러로 전체의 72%에 달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후원금이 주를 이루는 국내의 기부 금액 비율과 비춰봤을 때 미국 국민들은 기부가 생활화 돼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미국 최대의 기부모금단체 ‘유나이티드웨이월드와이드(UWW)’의 단체장인 페라오 본부장은 기부 문화의 활성화 대책 마련에 대한 질문에 “기부자의 기부금 경로 공개와 성과 여부 확인은 기부의 원동력이 된다”라며 “봉사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기부자가 스스로가 기부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90년대 이후, 경제적 환경의 개선과 더불어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데 주력해 온 한국 사회는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왔다. 그에 비해 정착되지 못한 기부 문화는 앞으로 청년 세대가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겨졌다. 전문가들은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성숙한 기부 문화가 자리 잡아야 가능할 것이라 지적했다. 한 사람의 실천보다 한 세대의 실천이 힘이 되는 것처럼 청년들의 기부 활로 개척이 어떤 방법으로 성장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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