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의 명과 암 미술 시장에 불어온 단색화 열풍
단색화의 명과 암 미술 시장에 불어온 단색화 열풍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5.12.03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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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미술 시장에 불어온 단색화 열풍

한국 미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한 방안 필요
 

 

 

최근 미술계에서 한국 단색화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술품 경매나 대형 아트페어에서는 높은 가격에 한국 단색화가 거래되고 있고, 세계 미술시장에서는 한국 단색화에 대한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단색화는 그동안 침체돼있었던 국내 미술 시장을 발전시키며 미술계의 한류열풍 주인공이 되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부터 인정받는 한국의 단색화

국내 미술계에서 단색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오프라인 경매 시장에서, 2015년 1월부터 7월까지 단색화 대표 작가 5인의 낙찰가는 기존에 미술 시장을 선도해 온 김환기 작가와 이우환 작가의 낙찰 총액을 상회하거나 넘어섰다. 단색화 작가의 낙찰 총액은 2001년에서 2013년까지 13년간 59억 원이었으나 2014년에 49억 원, 2015년에는 7개월 만에 147억 원으로 급증해 단색화의 파급력을 경험하게 했다. 2015년도에 단색화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한국 미술 시장은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7월, 414억 원이었던 낙찰 총액은 올해 59% 급증해 627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 단색화는 국내시장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5일 홍콩에서 개최된 서울옥션 경매에서, 단색화가 주를 이룬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출품작들은 90% 이상의 낙찰률을 기록하며 단색화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서울옥션 경매에서 정상화 작가의 단색화 ‘무제’는 11억 4,200만 원에 낙찰됐다. 이전에 동일한 장르의 작품 중 10억 원 이상의 기록 보유자는 이우환 작가가 한 명뿐이다. 정상화 작가의 ‘무제’는 국내 단색화 작품 가운데에서 이례적인 낙찰가를 기록하는 사례를 남겼다. 미국의 주간지 ‘뉴욕커’는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기획 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제목은 ‘세계 미술계에서 우뚝 선 한국 작가들’로 설정돼 1970년대부터 한국의 단색화를 이끌어 온 작가들을 조명했다. 기사에서는 현재까지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과 작품 가격까지 언급하며 한국의 단색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했다. 뉴욕커의 편집부는 “한국 단색화의 인기는 지난 2014년, 서울의 국제갤러리 및 로스앤젤레스 블룸앤포 전시를 통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원로 작가들의 특정한 미술 사조가 이토록 큰 관심을 받는 건 드문 경우이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단색화의 열기는 세계 규모 경매사인 크리스티에서도 지속됐다. 크리스티는 지난 10월, 본사가 있는 뉴욕의 록펠러 센터에서 한국의 단색화 대표 작가 8인의 작품 33점을 소개했다. 이 전시는 크리스티가 처음으로 기획한 한국의 ‘단색 추상화’전이다. 이후 크리스티는 뉴욕전을 마치고 홍콩으로 건너가 동일한 작가의 다른 작품 24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크리스티 한국지사대표는 “단색화의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지만 동시대를 살아온 서양 작가들에 비하면 저평가 돼온 게 사실이다”라고 평가하며 “이번 단색화 열풍은 외국 메이저 갤러리의 관심으로 한국의 미술품들이 국제무대에 편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미술 시장 발전을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

현재 단색화가 미술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1970년부터 이어져 온 독특한 화풍을 꼽는다. 한국의 단색화는 1960년대와 70년대, 세계 미술의 주요 흐름이었던 개념 미술과 미니멀리즘, 일본 모노하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탄생된 한국의 단색화는 서구의 모노크롬 회화와 달리 구상성을 배제하고 순수한 단색 추상화의 특징을 가진 작품 형태가 됐다. 오늘날까지 독자적인 기조를 유지해온 단색화는 국내 미술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미술인들은 단색화가 단순히 외적이고 시각적인 요소에만 치우쳐 한국 미술의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을 거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미술계는 단색화 열풍으로 인한 장기적 호황을 예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관심의 초점이 단색화에만 쏠려 타 장르나 작가에게 미치지 못하는 관심과 지원이 걱정된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저명한 원로 작가들과 메이저 갤러리만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에서 신진 작가들과 중소 갤러리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결과가 훗날 미술계에 부메랑처럼 돌아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색화가 마케팅으로 유발된 한시적인 유행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국미술품가격인덱스 대표는 한국 단색화의 인기가 서구의 경향에 알맞게 편승한 결과라고 지적했고, 한국의 단색화가 서구 미니멀리즘의 한 경향인 모노크롬과 차별화되기 어려운 장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낙찰률이나 추정가 등을 비교했을 때, 단색화의 산정된 가격은 점진적으로 성장한 가격이 아닌 몇 사람의 유명 작가들이 형성한 비정상적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다변화 되지 않은 컬렉터 층과 대중의 낮은 관심도 등 국내 미술 시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은 다수 남아 있다.

서울옥션 대표는 “단색화 붐이 미술 시장 회복을 위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아직까지 온기가 전체 미술시장으로 퍼지지 않았다.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단색화 이후의 대안과 한국 미술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활성화 된 현재 시장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상과 투자가 기반이 되는 미술품은 정부의 지원과 시장의 원활한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술 종사자들은 향후 국내 미술 시장을 지속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글로벌 작가 육성, 자유롭게 미술품을 구입하고 투자할 수 있는 세제 개편 등을 예로 들었다. 단색화 열풍으로 국내 미술시장이 전 세계 미술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단색화가 제공한 미술시장의 활기가 국내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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