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여론 왜곡 부작용 속 역할 점차 축소
[이슈메이커] 여론 왜곡 부작용 속 역할 점차 축소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4.29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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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여론 왜곡 부작용 속 역할 점차 축소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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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포털이 국민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면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는 시시각각 변하는 대중의 관심과 생각을 가장 비슷하게 비추는 거울로 불려왔다. 하지만 ‘실검’이 가진 파괴력이 높아지면서 이로 인한 산업과 문화, 언론의 전반적인 생태계가 변하며 많은 부작용도 낳게 되었다.
 
공익 목적으로 출발했지만 각종 폐해 낳아
실시간 검색어(실검)는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 모두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자연재해처럼 국민 모두가 알아야하는 위험이 발생했을 때 이를 빠르게 알리기 위한 공익적인 목적에서 출발했다. 기존 미디어의 경우 관심사를 취사선택한 결과물을 제공해주는 것이었다면 ‘실검’은 공통의 화제와 이슈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폭발적인 트래픽 증가를 불러오며 포털의 효자 서비스로 통했다.
 
실제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이상우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인터넷 사용자는 하루 평균 실시간 검색어를 3.22개 클릭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에선 포털사이트 이용자의 75.4%가 포털 사이트 이용 시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실검이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자 다양한 분야에서 폐해도 불러왔다. 연예인과 정치인들은 순위를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기업들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실검창’을 광고성 검색어로 도배하며 악용하기도 했다. 언론 역시 자극적인 키워드에 맞춰 ‘붕어빵 기사’를 쏟아냈고 이는 여론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그 속에서 누군가는 피해를 입고 심지어 목숨을 놓는 사람까지 발생했다.
 
‘실검전쟁’ 이후 양대 포털 서비스 개편
정치적 목적으로 실검 순위가 활용되면서 진영 간 세력 다툼의 장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전후 발생한 ‘실검전쟁’이 발생하며 한쪽에서는 ‘조국수호’, ‘검찰개혁’의 검색어 순위를 올려놓으면 다른 한쪽에서는 ‘조국 구속’으로 반격하는 형국이 계속되었다.
 
이와 같이 찬반 대결의 장으로 변질해 신뢰성을 잃어버린 실검은 더 이상 정보 서비스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며 정치권은 ‘실검 조작 방지’ 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실검 조작을 포털이 방치하고 있다는 ‘무책임론’이 제기되자 결국 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폐지시켰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실검은 결과의 반영이 아닌 현상의 시작점이 돼 버렸다”며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기에 이를 종료하고, 본연의 취지와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네이버 역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했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 운영 총괄은 “총선 기간에는 다수의 관심사가 선거라는 큰 현안에 집중되는 만큼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예측할 수 없는 사안이 발생하는 것을 대비해 일시적으로 급상승 검색어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전후 정치적 목적으로 실검 순위가 활용되면서 진영 간 세력 다툼의 장이 되기도 했다. ⓒ네이버·다음 화면 갈무리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전후 정치적 목적으로 실검 순위가 활용되면서 진영 간 세력 다툼의 장이 되기도 했다. ⓒ네이버·다음 화면 갈무리

 

포털의 책임감과 이용자들의 감시 요구돼
실검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인위적인 여론 조작이 개선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행위를 보장해야 한다며 실검의 완전한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연세대학교 IT정책전략연구소가 개최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사라진 첫 주, 무엇이 달라졌나요?’ 웹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실검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급상승 검색어는 정보공유 역할을 하는 등 우리나라 인터넷 대표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급상승 검색어는 가벼운 형태로 전 국민이 소통하는 장이다. 특정 집단으로부터 불만이 나온다고 해서 없애야 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포털이 투명성과 책임감을 가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는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동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정용국 교수는 “이용자들이 갖는 조작 의혹에 대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유병준 교수 역시 “과도한 광고성 검색어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김유원 네이버 데이터랩 이사는 “광고성 실검을 배제해서 볼 수 있는 옵션을 넣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다”며 “네이버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고, 전문가 의견도 수렴해 발전된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여론을 담는 그릇의 역할을 하는 포털이 여론 왜곡을 부추기거나 모른척하는 일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추진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용자들은 끊임없는 감시를 통해 실검이 본연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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