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한국에 물들다 생활양식을 뒤흔든 문화의 파급력
힙합, 한국에 물들다 생활양식을 뒤흔든 문화의 파급력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5.11.09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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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생활양식을 뒤흔든 문화의 파급력

편견을 허물고 자유를 발견하다

 


 

힙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힙합 문화는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과 유행, 생활양식으로 확대되면서 대중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소수만이 즐길 수 있었던 힙합은 아티스트와 업계 종사자들의 노력으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길을 찾았다. 또한, 힙합 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인 대중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생활양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힙합으로 물든 한국 문화

비주류 문화로 치부됐던 힙합이 국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힙합 음악 장르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들은 연일 화제 거리를 낳고 있으며, 그들의 창작물 역시 음원의 상위 차트를 차지하고 있다. YG의 힙합 보이그룹 ‘아이콘’은 음원이 출시된 직후 멜론과 소리바다 등 다수의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독식했다. 또한, ‘베이식’, ‘치타’, ‘제시’ 등의 래퍼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의 출연 후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힙합을 소재로 한 공연도 기획되고 있다. 8월 넷째 주부터 10주간 장기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힙합스톡 K-힙합하자’ 콘서트는 힙합 신(scene)에서 고무적인 시도로 보고 있다. 힙합계의 우드스톡을 희망하며 클럽 ‘앤써’에서 개최된 이번 콘서트는 대중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 힙합스톡을 연출한 이일구 감독은 “스웨그나 디스 등 힙합의 언어와 기술은 ‘나’를 주장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나를 주어로 청년 세대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힙합은 음악과 공연을 넘어 영화와 뮤지컬 분야에도 진출했다. 지난 9월 10일, 힙합 아티스트 NWA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스트레트 아웃 오브 컴턴‘이 개봉했고, 10월 29일에는 서울힙합영화제가 KU시네마테크에서 최초로 개최될 예정이다. 뮤지컬계에서는 힙합 코드를 접목시켜 기획된 ‘형제는 용감했다’와 ‘인 더 하이츠’가 각각 8월과 9월부터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인 더 하이츠를 연출한 이지나 감독은 “뮤지컬계에서 생소한 힙합 장르의 비중을 잘 살리기 위해 이 분야에서 활약하는 아이돌을 캐스팅해 공연의 매력을 살리고자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힙합의 열풍은 패션까지 범위를 확장해나갔다. 지난 9월 23일,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외 인기 스트릿 패션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영 패션 매장인 ‘파미에 스트리트’를 개장했다. 또한, 백화점에는 항공점퍼로 유명한 ‘웨일런’, 직접 티셔츠에 프린팅 할 수 있는 ‘비원더즈’ 등 힙합과 관련된 9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다.


 

  

자유를 즐기며 삶을 노래하다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힙합이 국내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자유와 젊음에 있다고 설명한다. 한 힙합 음악 전문 평론가는 “힙합 문화는 지금의 청년들의 생각을 가장 강력하게 반영합니다. 힙합은 본인만의 꿈을 선택하고 삶의 전의를 다지게끔 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자유와 젊음을 상징하는 힙합 정신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잃어버린 자유의 본질을 발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힙합 문화는 70년대 후반, 뉴욕 할렘가에 거주했던 흑인이나 라틴계 청년들에 의해 형성된 문화 운동이다. 물질적으로도 풍요롭지 못했던 흑인들은 삶의 애환과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힙합이라는 거대한 문화를 만들어갔다. 이는 오늘날 한국의 청년문화와 비슷하다. 한국의 청년들은 불가피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억압되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탈출구가 필요한 청년들이 선택한 길이 힙합이라고 전한다. 청년들은 취업난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애환을 힙합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며 같은 고민과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과 힙합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힙합의 역사가 그랬듯 한국의 힙합 문화는 매체를 받아들이고 장르를 뛰어넘어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국내에서 사랑받고 있는 힙합 문화는 동시에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힙합이 주류 문화를 형성하고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힙합의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한국은 힙합이 보급된 지 18년 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역사를 가졌다. 단 기간에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음을 뜻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힙합 본래의 의미가 정착될 틈이 없었음을 시사한다. 문화 콘텐츠 분야에 종사하는 한 전문가는 현재 일부 국내 힙합문화에서 존재하는 누군가를 헐뜯는 가사와 과시적인 소비 성향이 힙합 문화의 본 모습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한국의 힙합 문화는 본질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사유 없이 단순히 자극적이고 소비적인 형태로 남용되고 있습니다”라며 “대중문화의 주류로서 힙합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질적 발전을 따라 사회적 책임도 강조 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힙합은 독특한 사회적 환경에서 탄생한 음악으로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본래의 의미를 상실할 뿐만 아니라 토착화되기도 어렵다. 대중화 되는 힙합문화 속에서 정확한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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