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 흙수저는 그저 웁니다”
“한 번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 흙수저는 그저 웁니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1.08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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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한 번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 흙수저는 그저 웁니다”


노력해도 변화 불가능한 청년들의 경제 계급사회

 

 

 


한국사회 전체에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사회진출을 앞둔 청년들의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양극화 그림자는 더 짙어졌다. 상대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청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다른 출발선의 격차를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고, ‘경쟁의 룰’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면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에 대해 청년들은 수저 색깔로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현대판 음서제를 비롯해 존재하는 양극화 현상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자신들의 계층을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으로 구분하는 이른바 ‘수저론(論)’이 만연해졌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의미를 가진 ‘은수저를 갖고 태어나다’라는 말이 경제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금수저란 경제적으로 상위 계층의 가구를 뜻하며, 흙수저는 경제가 어렵거나 보통의 가구를 의미한다. 특히 최근 하반기 채용 시즌이 되면서 이러한 경제적 차이에 따라 구분되는 수저론은 더욱 확산됐다. 청년들은 ‘금수저’들이 집안 배경을 이용해 취직에 성공하는 ‘현대판 음서제’ 사례가 알려질 때마다 크게 분노하고 좌절했다. 

지난 9월 15일, 부총리 A씨의 지역구 사무실 인턴으로 근무했던 B씨가 36명을 선발하는 공기업 채용에서 2,299등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청년들은 분노했다. 부총리 A씨는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감사원 측은 “점수가 조작되고 면접 결과까지 뒤바뀌어 합격했다”며 채용 부당으로 결론내고 수사를 의뢰했다. 이 밖에 고위공직자 아들 18명이 국적 버리고 병역 기피했다는 소식과 한 정치가의 둘째 사위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상습 투약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사례 역시 많은 청년들의 공분을 샀다.
 

대출과 증여사이에 존재하는 수저색깔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한국장학재단·국세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222만 명이 모두 6조8,600억여 원의 든든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출자의 95%는 18세부터 25세 사이의 젊은 청년들이다. 연도별로는 2010년 23만 명 수준이던 대출 인원이 지난해는 2배 이상(58만여 명) 증가했고, 대출 금액도 2010년 8,400억여 원에서 지난해 2배 가까이(1조6,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인원과 대출 잔액 역시 급증했다. 2010년 미상환자가 16만9087명, 대출 잔액은 8,006억 원이었으나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91만 명, 5조8,588억 원으로 증가했다. 1인당 643만원의 빚을 진 셈이다. 든든학자금은 취업 후 기준 소득(2015년 기준 연소득 1,856만원)이 발생한 뒤부터 상환한다. 결국 91만여 명은 취업을 못 했거나 기준 소득조차 받지 못하는 일자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시대를 전혀 다른 세상 속에서 보내는 청년도 많다. 지난 한 해 동안 6,000여명의 20대 청년이 부모로부터 1조 원에 육박하는 재산을 물려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3만1,400여 명의 청년이 4조1600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6,100여명이 토지, 건물, 유가증권, 금융자산 등 총 7,843억 원을 증여받았고, 이후 매년 6,000∼7,000명이 7,000억∼8,000억 원의 재산을 증여받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증여 재산이 9,685억 원에 달해 ‘1조원 증여’를 눈앞에 뒀다. 이처럼 같은 기간, 같은 나이 대의 청년들이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문제는 흙수저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사회제도에 있다.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계층차이

청년들 사이에 ‘수저론’이 만연한 가장 큰 이유는 계층 간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전국 성인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계층상승 사다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81%)은 ‘우리나라에서 개개인이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 상승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3년 75.2%에서 5.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대다수 사람들은 한국사회에서 계층 이동은 불가능 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더이상 개천에서 용나기 힘들다는 건 계층 이동에 있어서 부모 자본의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라며 “평범한 집안의 자녀가 치열하게 노력해 명문 대학에 입학한다 해도 부모 자본의 효과는 끝나지 않습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 교수는 “금수저인 상류층 자녀들이 그들과 부모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격차는 다시 벌어집니다. 심지어 서울대학교에서조차 강남ㆍ특목고 출신이라는 ‘1부 리그’가 존재하고, 나머지는 2부 리그에 속하는 실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않는 청년세대의 양극화가 지금과 같이 고착화되면 그 사회는 결코 통합을 이뤄낼 수 없다. 현재 국내 청년들 사이에서는 금수저와 흙수저 이외에 ‘헬조선’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쉽게 말해서 ‘한국에서 사는 것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현재 청년들이 처해있는 어려움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은 일자리와 공정한 과세를 비롯한 정책부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하는 개인의 자질까지 갖춰져야 현재 꺼져버린 청년들의 희망을 다시 불지필수 있다.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대판 계급주의가 존재하는 한 청년들의 희망도 국가의 발전도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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