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들에 파상공세 펼치는 여당…실시간 검색어 폐지 주장
포털사이트들에 파상공세 펼치는 여당…실시간 검색어 폐지 주장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5.11.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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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포털사이트들에 파상공세 펼치는 여당…실시간 검색어 폐지 주장

어뷰징 기사 막고 언론기능 복원하는 포털의 자정활동 필요


 

최근 정치권은 다양한 화두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다. 포털사이트들의 실시간 검색어는 IT시대에서 여론을 확인 또는 주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여당이 실시간 검색어를 통한 포털 사이트의 정치적 편향과 왜곡, 그리고 선정성과 어뷰징(abusing·오·남용) 기사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려놓으면서 실시간 검색어 폐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폐지 논란의 핵심을 짚어보고자 한다.



포털사이트, 정치적 편향성과 선정성 문제로 홍역


최근 정부와 여당은 연일 포털사이트를 압박하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선정적인 기사와 어뷰징의 온상이 됐다는 것이 이유다. 새누리당은 포털에 대해 ‘검색어 알고리즘(algorithm)’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포털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정부·여당에 비판적 왜곡 정보를 확산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인 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어뷰징(abusing) 기사의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포털사가 알고리즘과 책임자, 선정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알고리즘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검색 결과에 우선 노출되는 기사 순서나 연관검색어 등을 정하는 수식이다.  홍 위원장은 포털이 특정 시간대의 검색어 순위가 높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결정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식으로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고 의심했다. 검색어 설정 알고리즘을 포털이 직접 입력할 수 있고 알고리즘이란 자체가 포털사이트 회사 내부에서 수식을 결정하고 입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 홍문종 위원장의 주장이다. 덧붙여 그는 해외 포털인 구글과 야후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해외 포털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폐지했고, 키워드를 포함한 연관검색어도 삭제했다. 실시간 검색어를 제공해도 기사를 연동하진 않는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포털이 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고 여론 형성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질 일도 함께 지켜져야 된다는 것이 여당의 입장이다. 


특히 홍 위원장은 포털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조성된 여론의 조작 가능성을 차단해서 포털이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설명했다. 홍문종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포털 개혁의 본질은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기사를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홍문종 위원장은 이에 대해 “단순 전달자의 기능을 넘어서 가치 판단 영역인 편집·배포 권한을 가진 ‘게이트 키핑’에 대해 상응하는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홍문종 위원장은 포털사이트의 개선방법을 몇 가지 내놓았다. 포털 개선의 방법으로 직접적 통제방식이 아닌 인터넷 거버넌스를 정상화해 자율규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제시한 홍 위원장은 “포털은 뉴스 운영과 관련한 자료를 스스로 공개함으로써 자율성을 담보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포털사이트 길들이기’ 시작되나

홍문종 위원장이 포털사이트 규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자 여당은 기세를 몰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포털사이트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이 지난 9월 3일 내놓은 ‘포털(네이버·다음카카오)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보고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1~6월 인터넷 홈페이지 기사 5만개 중에서 부정적인 표현이 여당 쪽에 27% 더 많았다. 

  이 같은 보고서를 근거로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뉴스를 편집하고 있다면서 여당은 포털사이트들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 논란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네이버·다음카카오의 독과점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최형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포털이 뉴스를 포함한 콘텐츠에 대한 유통을 독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기존 신문법이나 방송법이 아닌 포털사이트를 규제할 별도 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올 1월부터 6개월간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 메인 화면 기사 5만236건을 분석했다. 네이버 3만482건, 다음 1만9754건이었다. 그 결과, 포털 모바일 화면에는 부정적인 이슈와 부정적인 표현의 뉴스가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 것이 여의도 연구원의 주장이다.
 

이 보고서를 비롯해 여당인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포털 관련 규제법안 마련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9월 18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편향성·선정성 문제가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하며, 당 소속 의원들이 발의한 복수의 관련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여론 형성과 정보 수집(통로)이 신문과 TV에서 포털로 이동하고 있다며, 포털 관련 입법화 추진의지를 밝혔다. 조 원내수석은 전날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이재영 의원의 질의내용을 언급하며 “19금(禁) 이상의 저속한 내용이 포털에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여당 의원들이 포털의 정치적 편향성과 선정성 문제 해결을 위해 발의해 놓은 법안을 일일이 소개하며 조속한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선, 박대출 의원은 포털 언론사에 제공하는 기사제목이나 내용을 수정할 경우 수정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법안을, 조해진 의원은 포털의 기사보도 원본과 사본 및 그 배열에 관한 전자기록 보관을 1년간 의무화하여 위반시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재영 의원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이노근 의원은 온라인상 광고와 단순검색을 구분하도록 강제하자는 법안을 내놓았다. 김용태 의원은 인터넷 포털 사업자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정의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한편 야당은 여당의 포털사이트 규제 움직임에 대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포털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은 KBS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서 “네이버, 다음 등 실제로 포털에서 기사를 쓰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포털사이트를 옹호했다. 그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많이 붙은 기사가 메인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이것은 포털사이트가 아닌 국민들의 의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댓글 많은 기사를 기계적으로 프로그램에 의해서 배치해 놓는 것이 불편하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을 없애고 새누리당 기관방송, 기관지만 내야 한다”며 여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에 대해 여당의 포털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여의도 연구원의 포털분석 보고서는 허술해서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보기 어렵고 오차범위와 통계 신뢰도 낮다”고 지적했다. 포털 기사를 제목만으로 긍정·부정·중립으로 판단할 수 없고 기사 건수는 여당보다 야당이 많지만 청와대와 정부를 포함하면 정부·여당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또 정책적 사건을 다룬 기사에서 정부와 여당이 잘한 것이 없어 비판한 것을 ‘편파적 보도’라고 지적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야당 측 주장이다. 


 

 

 

실시간 검색어가 ‘어뷰징 기사’ 양산 우려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 포털사이트들의 실시간검색어 순위 발표는 지난 2005년 5월에 처음 시작됐다.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서비스’를 먼저 내놓자 다음과 네이트도 속속 포털 첫 화면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발표했다. 서비스명은 조금 다르다. 네이버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다음은 ‘실시간 이슈’, 네이트는 ‘실시간 검색어’라고 부른다. 실시간 검색어는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아닌, 특정 시간 내에 검색량이 갑자기 급상승한 단어를 보여준다. 가령 10분에 평균 1만 번씩 꾸준히 검색되는 단어보다는 평소 100번씩 검색되다가 갑자기 200번 검색된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포털 메인 화면에 공개되면 막대한 검색 트래픽이 발생한다. 트래픽이 많을수록 해당 사이트의 광고 수익이 증가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실시간 검색어가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홍보 효과를 노린 영세 업체나 광고 수익을 노린 언론사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목을 매는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여당이 지적하는 ‘어뷰징 기사’ 또한 이와 같은 이유에서 생산되고 있다. 어뷰징 기사란 언론사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토대로 쓴 ‘낚시성 기사’를 말한다. 의도적으로 검색을 통한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동일한 제목의 기사를 지속적으로 전송하거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 위해 클릭 수를 조작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실시간 검색어을 검색한 누리꾼들이 제목에 실시간 검색어가 들어간 기사를 보고 클릭하면 기사에 달린 광고도 함께 노출되고 자연스레 클릭 건수도 늘어나 언론사의 광고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기사 내용은 실시간 검색어와 전혀 관련이 없어 누리꾼들은 허탕을 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말복’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면 ‘말복에 즐기는 소박한 보양식의 사찰밥상’과 같이 제목 앞에 실시간 검색어만 끼워 넣어 쓰는 식이다. 
 

포털사이트들은 실시간 검색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가 순수 검색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돼 포털의 개입이 불가능한 구조인 데다, 많은 이에게 실시간으로 이슈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순기능도 있다는 주장이다.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둘러싼 논란에 전문가들은 실시간 검색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운영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한 미디어 전문가는 그동안 실시간 검색어로 인한 사용자 편익과 부정적 외부 효과에 대한 연구가 없었는데, 본격적인 논의와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포털사이트의 왜곡된 정보 전달과 어뷰징 기사,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를 둘러싼 문제는 사실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현 시대의 포털사이트들은 엄연히 ‘언론’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만큼 정치권의 규제와 통제를 극복하고 스스로 저널리즘을 복원해 대중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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