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세상과 소통하는 미스터리를 밝혀낸다
뇌가 세상과 소통하는 미스터리를 밝혀낸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0.03.02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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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뇌가 세상과 소통하는 미스터리를 밝혀낸다

 

 

사진=임성희 기자
사진=임성희 기자

 

우리 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우리의 뇌는 인간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연구과제이기도 하다. 뇌의 시청각정보처리 과정을 밝혀내 학계에 주목을 받은 이승희 교수는 무궁무진한 뇌의 연구과정이 즐겁다고 이야기한다.

 

“뇌의 메커니즘을 밝혀낸다면 뇌질환 치료 및 조절 가능”

이승희 교수는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UC Berkeley에서 박사후과정을 보내며 포유류의 대뇌피질 신경세포 중 시각정보처리 연구를 진행했다. “시각은 인간이 제일 중요시하는 감각이기도 하고 그 연구 역사도 오래됐습니다. 저도 관심을 갖고 시작했고, 좋은 결과가 나와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어요” 시각정보가 제일 먼저 도달하는 시각피질에서 시각정보의 방향성을 갖고 있는 방향세포의 반응이 흥분성 뉴런과 억제성 뉴런의 작용에 의해 형성되어 시각정보를 해석하는데 기여한다는 걸 밝혀냈고, 이를 광유전학 적용이 가능한 생쥐모델로 증명해내며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우리가 무언가를 집중해서 보면 순간적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그걸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낸 거죠. 집중력 장애가 왜 일어나고 그걸 치료하려면 어떤 신경망을 타켓해야 하는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관련 연구 성과로 이승희 교수는 KAIST의 임용 제안을 받았고, 박사후과정을 마치고 2013년 9월 KAIST에 자리 잡았다. 이승희 교수는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뇌를 미스터리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미스터리함을 즐기는 것 같았다. 우리 뇌는 환경 적응력이 강해 스스로 메커니즘을 조절해 나간다. 이 과정을 증명해 낸다면, 뇌 밖에서 뇌를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이나 처리가 가능해져 인간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이 열릴 것이다. 이승희 교수는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해 대뇌피질의 감각세포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감각처리연구실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뇌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시각정보처리 연구에서 더 확장되어 시청각 통합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각과 청각을 통합하는 뇌기능 연구로 리딩그룹 되고파”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각각의 감각들은 분리되어 있지만 이 감각정보들이 뇌에서 합쳐져 인간은 다중감각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승희 교수는 시각과 청각의 통합과정을 주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시각과 청각은 시시각각 정보가 변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더 복잡하기도 하다. 이승희 교수는 그 과정이 다이내믹하다고 표현했다. 뇌에서 쉴 새 없이 시각과 청각 정보들을 통합해서 인지하기 때문에 역동적인 메커니즘 그 자체다. 그만큼 그녀의 연구의지를 더 불타오르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시스템신경과학을 하는 연구자들은 많지만 각각의 감각만 연구할 뿐 시각과 청각의 통합과정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없다. 그래서 이승희 교수가 연구를 지속한다면 관련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2019년 예일대 의대로부터 30억 원 가량의 연구비 지원과 함께 이직을 제안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고 KAIST에 영년직 교수로 남기로 결정했다. 그만큼 국내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그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청각이 통합되는 과정을 연구한다면 우리 뇌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뇌의 입장에서 세상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거죠. 자폐증이나 조현증의 경우 막연하게 뇌의 인지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난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요. 뇌질환들에 대해 더 구체적인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그리고 인공지능에도 저희 연구 성과가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뇌의 네트워크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적용하면 사람과 더욱 가까운 생각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컴퓨터를 사용한 분석기술도 연마하려고 노력중입니다”

 

 

감각처리연구실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뇌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시각정보처리 연구에서 더 확장되어 시청각 통합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감각처리연구실의 행보를 주목해본다. 사진=임성희 기자
감각처리연구실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뇌원천기술개발사업, 기초연구실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시각정보처리 연구에서 더 확장되어 시청각 통합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감각처리연구실의 행보를 주목해본다. 사진=임성희 기자

 

“여성과학자가 아닌 과학자로서 인정받겠습니다”

이공계에서 여성과학자의 비율은 상당히 낮다. 남성 중심적인 연구생태계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Best 중에 Best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승희 교수 역시도 그런 과정을 겪으며 현재 관련 분야를 리드하는 연구자로 떠오르고 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여성과학자는 소수이기 때문에 그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아요. 연구비가 연구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데, 연구비 수주도 여성과학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습니다. 그래도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서로 힘을 모으고 있고, 현재 조금씩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공계에 존재하는 유리천장 때문에 연구외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이승희 교수는 여성과학자가 아닌 과학자로서 당당히 우뚝 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구할 때는 엄격, 제자들과는 친구처럼”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은 이승희 교수가 현재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도 엄격하게 자신을 컨트롤할 것을 주문한다. 그래도 젊은 교수인 만큼 제자들과 어울릴 때는 친구 같은 모습으로 다가가려 노력한다고 이승희 교수는 귀띔했다. 앞으로 그녀는 해보고 싶은 도전연구가 많다. “우선 생쥐가 아닌 고등 유인원을 모델로 연구해 좀 더 진화적으로 보존된 신경망원리를 탐색하고 싶어요. 그리고 현재는 통제된 환경에서 동물들을 관찰하지만 앞으로는 통제되지 않은 자연적인 환경에서의 인지작용을 관찰해보고 싶어요” 덧붙여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가족들 덕에 연구자의 길을 꿋꿋이 걷고 있다며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는 이승희 교수다. 그녀의 연구주제는 난제들이 많지만 오히려 그녀는 하고 싶은 연구들을 하고 있기에 행복해 보였다. 이승희 교수만의 긍정 마인드로 미스터리한 뇌를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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