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금융시장 판도 바꿀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
[이슈메이커] 금융시장 판도 바꿀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02.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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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금융시장 판도 바꿀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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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 인프라 등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려는 금융권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간 폐쇄적으로 운영되었던 금융결제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개방하기 위해 각국의 금융당국 주도로 오픈뱅킹 서비스도 본격화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Google, Amazon, Facebook, Apple을 지칭하는 빅테크(Big Tech) 기업이 금융서비스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기존 은행들의 설 자리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핀테크 시장 진출로 변하게 될 금융시장 생태계의 변화를 알아봤다.
 
빅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회사 간 경쟁 심화
특정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다른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 등도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s)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폐쇄적인 금융결제 망을 개방하는 행위를 말하는 오픈뱅킹(Open Banking)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모든 금융거래가 하나의 앱(App)에 집중되는 오픈뱅킹의 특성상 사이버 침해 위협과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도 막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데이터 경제(Data Economy)의 시류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는 데이터 정책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의 개정을 추진해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가고 있는 움직임이다.
 
미국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 중국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IT 플랫폼 기업의 활발한 금융시장 진출 움직임만 살펴봐도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을 간파할 수 있다. 먼저 구글페이를 출시한 구글은 올해부터 씨티은행과 협업해 계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아마존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아마존 역시 싱크로니 파이낸셜과 협업해 저신용자 대상 신용카드를 지난해 출시했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해 11월, 페이스북페이를 출시했고 블록체인 기반 가상 자산인 리브라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은 애플페이에 이어 골드만삭스와의 협업을 통한 애플카드를 지난해 출시했다. 중국은 BAT와 더불어 최근 징동(JD)그룹 산하의 징동금융이 결제서비스로 진출하며 중국 핀테크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올라섰다. 국내 역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이 금융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터 거래소 운영기관인 금융보완원은 ‘2020 디지털금융 이슈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와 같은 젊은 세대일수록 전통적인 금융회사만 고집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있어 금융 주도권 확보를 위한 빅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사업에서의 데이터를 새로운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pixabay.com
빅테크 기업들은 기존사업에서의 데이터를 새로운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pixabay.com

 

선제적 대책 마련 필요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산업에서의 후발주자인 대형 IT 기업들은 그들이 구축해온 고객기반의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틈새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이 기업들은 은행 고유의 역할이었던 대출, 송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고도화된 IT 기술로 풀어 편리성과 접근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진출 범위를 확대하고 있어 기존 은행과의 경쟁관계 형성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애플페이와 구글페이 등)과 자체적인 인프라 개발(알리페이와 위페이 등)이 공급 및 지급결제의 대표적 플랫폼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가상화폐를 추가한 서비스도 확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험 분야로의 영역 확장도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구글의 구글 컴페어(Google Compare)가 보험기술 및 크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Applied Systems의 지분을 매입해 건강관리 및 보험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라 알려졌고, 아마존은 2016년 아마존 프로젝트를 통해 구매고객 대상으로 보증보험상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 2018년 5월 인도 보험회사인 Acko 손해보험을 인수, 인도 온라인 보험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 시장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IT업체가 제공하는 보험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약 30% 이상이 빅테크가 제공하는 보험상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한다.
 
대출 영역에서도 기존 개인대출 위주에서 기업대출 영역으로까지 확장을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알리바바는 2007년 알리파이낸스를 통해 업체 소액대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단기자금 대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며, 2018년 말 기준 누적 대출금액은 약 50억 달러에 이른다. 페이팔의 경우 2013년 웹뱅크와 제휴해 개인 및 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페이팔 워킹캐피털(Paypal working capita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출한도는 현재 총결제금액의 3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말 기준 누적 대출금액은 약 19억 달러다.
 
자본시장연구원 여밀림 연구원은 “은행은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다수의 금융활동과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으나 데이터 이용에 대한 규제 문턱이 높고 비금융분야에서의 활동에 제약이 많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일반상품에는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고 기존사업에서의 데이터를 새로운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라며 “그러나 검증된 데이터와 신뢰도가 낮은 데이터가 혼재되어 있고 주택대출, 중견 및 대기업 대출 등 주요 금융서비스에서의 활동은 제한적이라는 면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보안원은 “빅테크 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와 함께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수혜를 핀테크가 아닌 빅테크 기업에게 가지 않도록 선제적 대책과 핀셋형 규제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금융산업에서의 후발주자인 대형 IT 기업들은 그들이 구축해온 고객기반의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틈새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산업에서의 후발주자인 대형 IT 기업들은 그들이 구축해온 고객기반의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틈새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시스템에 발 맞춰야…
앞으로 금융플랫폼의 판도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한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과 핀테크 기업이 필요한 업무와 관련된 인허가만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금융업 인허가 단위를 쪼갠 제도인 스몰라이선스 도입 추진 등이 금융플랫폼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며, 이에 따라 비금융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아직 국내 금융시장에는 글로벌 대형 IT 기업의 본격적인 진출이 더뎌지고 있지만 향후를 대비하기 위하여 빅테크와 은행의 철저한 비교, 분석이 필요한 실정이다.
 
금융플랫폼의 변화가 먼저 시작된 해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정부차원에서의 규제 마련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적절한 규제가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광범위한 금융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인한 시스템 위험 촉발 등과 같은 새로운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6년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제정한 데 이어 2018년 5월 25일부터 개인정보이용 시 동의해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위반 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시행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지난해 디지털세 과세방안 도입에 합의해 2020년까지 소비지국 과세권 강화와 글로벌 최저한세를 병행한 국제적 합의를 도출하기로 결론 내린 바 있다. 이 중 프랑스는 일정 기준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는 IT기업에 대해 프랑스 내 연 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징수하고 있고, 영국 역시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미국은 최근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하고 법안을 발의하는 등 빅테크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보안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지급결제, 플랫폼, 보안분야의 규제를 완화한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했고, 마이페이먼트 도입 및 오픈뱅킹 법 제도화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빅테크의 국내 진출에 대비하여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및 감독체계를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며 “그러나 금융플랫폼 경쟁 과열로 서비스 품질보다는 마케팅에 집중하거나 불완전 판매 증가 등 부작용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플랫폼 제도화 등과 같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금융업은 필요하지만, 은행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물려 기존 은행이라는 틀을 깨고 블록체인과 같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금융이 등장할 것을 예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자 풀어야 할 과제다. 핀테크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금융생태계 전반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규제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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