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됨 없이 누구나 평등한 따뜻한 삶
소외됨 없이 누구나 평등한 따뜻한 삶
  • 전은경 기자
  • 승인 2011.12.02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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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부터 실천하고, 나에게 묻는다
[이슈메이커=전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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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논과 산이 전부였던 고향 논산에서 갓 상경한 19살 어린 청년의 눈에 비친 서울의 첫인상은 야박함 그 자체였다. 서울로 상경하던 그는 기차 안에서 어린 남매를 데리고 무임승차를 했다가 망신을 당하고 있는 부녀자를 목격하게 된다. 코흘리개 아이들은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는 어머니 곁에서 훌쩍였고, 행색이 남루한 그 여인은 기차가 떠나가도록 고함치는 차장의 훈계를 어찌할 바 없이 듣고 있었다. 유복한 집안의 자손으로 태어나 어려운 사람들을 한 번도 지나친 적이 없었던 그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과 부인의 차비를 대신 내주고 싶었지만 하루아침에 집안이 망해 빚쟁이에 쫓기듯 상경한 그의 사정 역시 여의치는 않았다. 그날 이후, 망원동에 둥지를 튼 청년은 시골의 화장실 같이 죽 늘어선 판잣집을 보며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정치와 봉사라고 생각했기에 정치에 입문하게 되고 봉사회를 조직하게 된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한 마포지역발전봉사회의 소중천 회장의 이야기다. 어려운 이를 보고도 모른 척 지나쳤던 어린 날의 죄책감이 아직도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는 소중천 회장은 마포지역 민간단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알뜰히 돕고 있다. 또한 어려운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지역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는 소중천 회장을 만나보았다.

일상 속 작은 배려, 봉사의 첫걸음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존엄성이 보장돼야 하며 어떠한 생활의 변화와 질병, 노후, 직업에 따른 차별과 소외가 없어야 한다는 취지 아래 설립된 마포지역발전봉사회는 운영위원만 78명에 이르며 명망 높은 순수봉사단체로서의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소외된 이웃과 정을 나누며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소중천 회장은 봉사는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배려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는 “버스를 이용할 때 2인승 좌석에서 나 혼자 편하자고 바깥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절대 봉사를 할 수 없습니다. 봉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봉사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무조건 주기만 하는 것은 봉사가 아니에요.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배려하는 것이 봉사입니다”라며 작은 배려도 봉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 회장의 말처럼 마포지역발전봉사회는 배려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호흡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매주 이웃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초청해 식사대접을 해왔으며 설과 추석, 대보름 등 매년 3~4회에 걸쳐 정과 사랑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생필품과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온정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매년 대보름에는 척사대회를 열고 문화 계승과 보전의 의미를 담은 윷놀이 등을 통해 모인 성금으로 어려운 이웃과 학생들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창립기념일을 맞는 10월에는 일일 찻집을 열어 기금 마련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따뜻한 세상 만들기
<길을 걸으며>외 세 권의 책을 출간하고, <겨울이야기>라는 시집의 출간을 앞두고 있는 네 딸의 아버지인 소중천 회장. 그는 마포지역발전봉사회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실현시민연합의 자치단체장도덕성평가 특별위원장과 마포지회장도 역임하며 사회활동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서울로 상경했던 날, 제가 느낀 것은 없는 자의 아픔만이 아니었습니다. 높다란 건물과 쏟아지는 조명 뒤로는 어둡고 조용한 판자촌이 고향의 논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순간,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더군요. 결국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개혁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라며 사회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어 소 회장은 “정의가 무엇입니까?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 아니겠습니까? 정의가 바로서야 세상이 바뀝니다. 혹자들은 제가 주창하는 개혁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솜으로든, 계란으로든 포기하지 않고 바위를 친다면 바위는 깨진다고 확신합니다”라고 굳은 신념을 전했다. 소 회장은 ‘나로부터 실천하고 나에게 묻는다’라는 화두를 매일 던지며 기초질서 확립과 민족정기 바로 세우기라는 모토 아래 시민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중천 회장은 제 3대 서울특별시의회 시의원과 마포구의원을 역임했던 당시 마포의 풍운아라고 불리며 남다른 리더십과 두둑한 배포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지만 소 회장은 불현듯 시의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소 회장은 “당시에는 바뀌지 않는 세상에 회의감이 들어 공천도 마다했습니다. 그저 김삿갓처럼 떠돌며 좋아하는 봉사를 통해 사람들과 호흡하자는 마음이었죠. 그러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품은 뜻을 계속 입 밖에 내다보면 그 뜻이 이루어진다는 성자들의 말씀에 용기를 얻은 거죠. 후세에 빌려 쓰는 이 땅을 아름답게 가꾸고 보전해서 넘겨줘야하지 않겠습니까”라며 포부를 내비쳤다. 또한 소 회장은 어른이 솔선수범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공인들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자치단체장도덕성평가 특별위원장 직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를 악물며 서울 땅을 밟았던 19살의 청년은 백발이 무성한 중년 신사가 됐고, 어려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겠다는 포부는 더욱 확고해 졌다. 그는 청년들이 건강하고, 아이들이 희망을 갖는 나라를 염원한다. 원대한 꿈을 이루고는 서산에 떨어지는 낙조처럼 늙어가고 싶다는 소 회장의 꿈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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