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사진으로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다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사진으로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1.20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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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사진으로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다

 

ⓒ페이스북
ⓒ페이스북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작금 세계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플랫폼으로 꼽힌다. 2010년 서비스 시작 이후 10년이 채 되지 않아 일일 이용자 수가 4억 명을 넘어섰고 활동계정만도 10억을 넘길 정도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워싱턴포스트는 2010년대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기술로 인스타그램을 첫 번째 자리에 놓기도 했다.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
인스타그램은 스탠퍼드 대학 출신의 케빈 시스트롬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했다. 창업자 시스트롬은 어린 시절부터 사진을 무척 좋아했다고 알려졌는데, 고등학교 재학 중 사진 동아리 활동을 했고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이탈리아로 사진 공부를 위한 유학을 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스스로 코딩 작업과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등 IT 분야에도 관심을 보였다. 교환학생 시절 인터넷이 되지 않자 눈 오는 날 도서관 밖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해 홈페이지를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직접 대용량의 파티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인 ‘포토박스(Photobox)’를 만들기도 했고, 이로 인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의 눈에 띄어 입사 제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학업을 위해 이 제안을 거절한 뒤 시스트롬은 팟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데오(Odeo)’에서 인턴십을 경함하고, 졸업 이후 구글 출신들이 만든 여행 정보 공유 서비스 제공 스타트업 ‘넥스트스탑(Nextstop)’에 입사하게 된다.
 
직장 생활을 하던 시스트롬은 2010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트업 파티에 참가하며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자신이 만들고자 구상하던 새로운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던 과정에서 벤처 투자자인 안드레센 호로비츠와 투자사로부터 50만 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회사를 그만둔 시스트롬은 같은 대학 출신의 개발자 마이크 크리거와 함께 본격적인 플랫폼 개발에 나서게 된다. 그들이 선보인 첫 서비스는 ‘버븐(Burbn)’이었다. 버븐은 위치 기반 서비스로 특정 장소에 이용자가 위치해 있다는 정보를 사진과 함께 친구에게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였는데, 사진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계획과 포인트 적립, 게임 등 너무 많은 기능이 포함되어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이에 시스트롬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한 가지 기능인 ‘사진’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인스타그램이다.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2010년 10월 아이폰 앱스토어에 공개되었고, 론칭 이후 불과 24시간 만에 2만 5천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더니 한 달 만에 1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하며 일약 화제의 중심에 섰다. 특히 세계적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가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서비스 확장의 기폭제가 되었다. 2012년 국내 시장에도 진출한 인스타그램은 젊은 이용자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 서비스 시작 5년 만에 이용자수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인스타그램은 특유의 감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Pixabay
인스타그램은 특유의 감성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드러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Pixabay

 

페이스북 만나 폭발적 성장세 이뤄
1년도 채 되기 전에 1,00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자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시스트롬은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12년 4월, 저커버그가 직접 시스트롬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 번 인수 의지를 타진하게 되며 천문학적인 금액인 10억 달러에 합의를 이루게 된다.
 
페이스북과 손을 잡은 뒤 인스타그램은 ‘훨훨’ 날기 시작한다.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던 한계는 페이스북이 자사 광고 상품에 인스타그램을 함께 포함해 판매하기 시작하며 해결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영업 사업부를 빌려주기도 했는데, 그 덕에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이 갖고 있던 광고주는 물론 광고 기술과 알고리즘,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오랜 기간 SNS 서비스의 대표주자이던 트위터의 이용자 수도 넘어서며 아성을 흔들었다. 당시 기업 평가가치는 350억 달러를 넘어설 정도였는데, 시스트롬은 “페이스북 덕분에 이 정도 규모까지 클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2010년 인스타그램을 창립한 케빈 시스트롬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손을 잡고 회사를 대형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Christopher Michel/Flickr
2010년 인스타그램을 창립한 케빈 시스트롬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손을 잡고 회사를 대형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Christopher Michel/Flickr

 

인스타그램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이미지 중심 커뮤니케이션의 직관성을 들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반드시 사진을 올려야만 포스팅이 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일종의 자기만족과 과시욕구와 같은 개인의 욕망을 단순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어 젊은 계층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실제 미국 앨라배마대학교의 파비카 셀던 교수는 인스타그램의 사용 요인 중 하나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부러움을 받고자 하는 심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용자 중심’의 사고도 인스타그램의 성공 토대를 만든 핵심 축으로 꼽힌다. 인스타그램은 필터 기능을 통해 사진을 더욱 아름답게 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평범한 사진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개성 넘치게 꾸민 뒤,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홍보 이미지가 자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을 가진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이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이는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도 부각되며 관련 업계에서 이를 마케팅의 중요 키워드로 삼게 되었다. 광고 효과가 입증되다 보니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통한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졌고, 유명한 셀럽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공식 계정을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2012년 4월 페이스북 인수 이후 인스타그램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트위터의 아성마저 무너뜨려 버렸다. ⓒMaurizio Pesce/Flickr
2012년 4월 페이스북 인수 이후 인스타그램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트위터의 아성마저 무너뜨려 버렸다. ⓒMaurizio Pesce/Flickr

 

새로운 CEO와 함께 도약을 꿈꾸다
인스타그램은 2018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시스트롬과 크리거가 사임한 것이다. 시스트롬은 “우리는 호기심과 창의력을 다시 한 번 탐구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려고 한다”며 회사를 떠났다. 이후 인스타그램은 신임 대표에 아담 모세리 제품 부문 부사장을 선임한다. 뉴욕 출신인 모세리는 대학 졸업 후 그래픽과 전시 디자인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가 플랫폼 회사인 ‘톡박스(TokBox)’를 거쳐 페이스북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페이스북에서는 상품 디자인 매니저와 미디어 서비스인 ‘뉴스 피드’ 부문을 이끌었다. 가짜뉴스와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페이스북이 시련을 맞던 때 저커버그의 조언자 역할을 하며 신임을 얻기도 했다. 이후 인스타그램 제품 부문 부사장으로 이동한 뒤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당시 시스트롬과 크리거는 “아담 모세리는 디자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제품 부문의 리더로서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지녔으며, 인스타그램 창립 때부터 지켜져 온 핵심 가치와 원칙들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8년부터 인스타그램의 새 수장이 된 아담 모세리는 사진과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넘어 쇼핑이나 비즈니스를 실행하는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TechCrunch/Flickr
지난 2018년부터 인스타그램의 새 수장이 된 아담 모세리는 사진과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넘어 쇼핑이나 비즈니스를 실행하는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TechCrunch/Flickr

 

모세리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인스타그램은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그리고 이를 공유하는 플랫폼에서 쇼핑이나 비즈니스를 실행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모세리는 “구매자와 판매자, 인플루언서의 점들을 서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며 인스타그램을 소통의 공간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온라인 커머스로 확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SNS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아마 등 ‘공룡’ 쇼핑몰들과 경쟁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숫자가 10억 명이 넘어 구매력은 크지만 제대로 된 쇼핑 환경을 갖추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점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더욱이 성장 속도도 둔화된 상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발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사용자 증가율은 2018년 10.5%에서 지난해 6.7%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모세리는 “인스타그램 대표로서 나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 플랫폼을 매일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복이다”며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신뢰를 잃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소 시간은 걸리더라도 쇼핑 기능의 추가가 인스타그램의 플랫폼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모세리의 비전은 확고해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스타그램의 철학인 ‘사람과 관심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만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자리에서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들을 가장 흥미 있게 만들게 하는 요소로 ‘진정성’을 꼽기도 했다. 세련되지만 영혼 없는 콘텐츠보다 결국 독창적이고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독특한 감성을 바탕으로 한 그들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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