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내 배가 국가를 흔든다”
“뚱뚱한 내 배가 국가를 흔든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0.20 0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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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뚱뚱한 내 배가 국가를 흔든다”

 

만성질환의 원인을 넘어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골칫거리


 

 

 
 

비만이 건강의 적신호라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만병질환의 근원인 비만이 건강을 넘어 경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비만의 경제적 손실은 매년 2조 달러(약 2,34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인도의 연간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돈이 비만 때문에 소진되는 셈이다.



세계 3대 경제적 손실의 원인, 비만


비만은 대성증후군의 하나로 질병으로 인식된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심장질환, 고지혈증, 골관절염, 위장관질환, 담낭질환, 수면무호흡증, 암, 통풍, 정서장애, 수면장애, 섭식장애, 불임, 그 외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 산부인과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비만은 의학적으로뿐 아니라 사회적, 정신적 장애를 일으키는 위험한 요소이다. 이러한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국내에서도 비만의 유병률은 25%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만이 경제적 손실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만의 경제적 손실은 흡연(2조1000억 달러), 전쟁·테러·무장강도(2조1000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라고 설명했다. 비만이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비만치료는 의학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만·당뇨·심장질환 전문 리서치·치료 센터인 호주 시드니대 찰스퍼킨스센터(CPC)의 리머 선임연구원은  “정치·경제적 수단이 총동원돼야 비만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한 사람의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비만 질환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절반 가까이가 2020년엔 과체중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나라별로 보면 미국은 이미 전 인구의 65%가 과체중이다. 2020년엔 75% 정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과체중 인구는 현재 30% 정도다. 서양과 비교해 비교적 안전적인 기록을 지니고 있지만 더 이상 한국도 비만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OECD는 “한국의 과체중 인구는 2020년엔 35%까지 증가하며 이는 현재 프랑스와 이탈리아·호주와 비슷하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비만문제는 비만의 주요 질환인 당뇨병으로 더욱 문제시된다. 한국인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서양인보다 당뇨병에 취약하다. 칼로리 소모에 필수인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세포 수가 서양인보다 50% 정도 적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인의 비만은 서양인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한국인은 비만과의 전쟁이 더욱 시급하고 이에 대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치열하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들의 특허가 만료로 향후 더욱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예로 일동제약은 미국 아레나제약과 벨빅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올해 3월 국내에 출시했다. 벨빅은 올 1분기에 약 53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최근 광동제약도 미국 제약사인 오렉시젠 테라퓨틱스와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콘트라브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환자의 체중조절에 사용되는 신약으로, 지난해 9월 FDA로부터 승인받았으며, 유럽에서는 올해 3월 ‘마이심바’로 승인 받은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에 대해 “5~15년간 급속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고도비만은 의학적으로나 경제적인 면에서 암과 비슷하거나 훨씬 심각한 질환으로 볼 수도 있어, 신약들이 개발되면 암 치료제 시장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지방치료의 한 방법인 비만치료제부터 상당한 경제적 지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학교 급식을 저열량·저염 식단으로 바꾸고 있다.

 

 

개인에게도 심각한 영향 끼치는 비만

비만은 국가적인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 것을 넘어 개인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존 콜리 경제학 교수는 살찐 사람들이 채용과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이러한 손해를 돈으로 환산해 보니 미국에서만 한 해 4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살찐 사람이 겪는 불이익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평등과 복지를 중시하는 스웨덴도 살찐 사람이 보수 등에서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비만 직장인과 그렇지 않은 직장인 간의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고 보도했다. 비만인은 대학 졸업장이 없는 사람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개인의 건강과 경제적인 손실을 넘어 국가적인 손해를 끼치는 비만은 결국 예방이 답일 수 밖에 없다. 요즘 미국에서는 학교 급식을 저열량·저염 식단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마다 다르지만 납세자 70% 가까이가 세금을 더 내서라도 비만 퇴치에 초점을 맞춘 급식을 공급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센티브 시스템 역시 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만 때문에 기업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 성공 보너스를 주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비만도가 서양을 따라잡고 있으며 그 위험도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이 때, 한국 역시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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