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or Ⅲ] 인디음악, 마이너의 옷을 벗어던지다
[Minor Ⅲ] 인디음악, 마이너의 옷을 벗어던지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0.19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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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사랑받을수록 위험한 인디음악의 불편한 진실

“메이저로 거듭나는 만큼 지탱해 줄 지반 다질 필요 있어”


 

 

 



2015년 올해는 한국 인디음악 20주년이다. 인디음악은 2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뮤지션을 배출하며 색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쏟아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현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밴드 ‘혁오’는 작곡가 유희열 조차 음악 장르를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밴드라고 칭할 정도였다. 이는 음악계의 마이너로 인식되던 인디 음악이 메이저의 길로 접어든 모습의 일부다.


 

한국 인디음악의 시작

한국 인디음악은 대개 1994년, 홍익대학교 부근에 클럽 ‘드럭’이 생기고, 1995년 4월 5일 드럭에서 커트 코베인 1주년 기념 공연을 진행한 것을 기원으로 본다. 2015년이 된 지금, 한국 인디음악은 20년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한국 인디음악이 싹튼 1990년대 중반은 서태지와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아이돌 음악과 김건모, 박진영, 박미경, 녹색지대 등의 팝스타, 그리고 김광석, 안치환, 강산에 등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 공존하던 시대였다. 또한 당시 대중음악은 10대를 기반으로 한 아이돌이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30대 이상의 세대가 들을만한 음악은 드물어졌다. 1980년대 비주류 음악의 대명사였던 언더그라운드 음악 역시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주류가 되어버린 수많은 장르와 뮤지션들이 선택한 지역이 서울 홍익대학교 앞이었다. 
 

  홍익대학교 앞은 당시 미술대학 등의 영향으로 미술, 퍼포먼스, 영화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움직임들이 펼쳐지는 지역이었다. 또한 당시 핫플레이스였던 신촌, 대학로, 압구정 등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했다. 때문에 홍대 앞에는 드럭, 롤링스톤즈, 블루데빌, 마스터플랜, 스팽글, 잼머스 등의 클럽들이 연달아 문을 열었고, 그 공간에서는 주류도, 언더그라운드도 아닌 이들이 뛰어놀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인디라고 칭했다. 대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음악을 하고 스스로 제작한다는 의미였다. 어떤 기획사도 받아주지 않아 본인들끼리 음악을 만들고 지하의 작은 클럽에서 공연을 했던 밴드 ‘크라잉넛’은 대표적인 1세대 인디밴드다. 크라잉넛이 활동할 시절, 클럽에서 공연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크라잉넛은 “처음 공연을 할 때에는 망을 보면서 몰래몰래 공연을 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는 음악

인디음악은 2000년대에 돌입하며 메이저의 옷을 입기 시작했다. 불법이었던 클럽공연은 새로운 클럽문화로 인정받았다. 또한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인해 홈레코딩이 가능해지면서 소규모, 소자본으로 음악을 하기가 쉬워졌고, 뮤지션의 데뷔 역시 간편해졌다. 이러한 긍정적인 상황 덕분에 인디음악은 대형연예기획사에서 생산해내지 않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들을 생산하게 됐다. 초창기 펑크록, 모던록 중심이었던 인디 장르는 현재 인디음악에서 각광받는 장르인 힙합부터 포크, 일렉트로닉, 레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속속 등장시키고 있다. 인터넷 역시 인디음악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인터넷은 음악의 유통과 전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고, 형 음악 페스티벌과 방송 등을 통해 인디 음악이 소개되면서 인디 음악을 접하는 이들 역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 장미여관 등의 인디밴드들은 대중에게 친숙하다. 요조, 타루, 한희정 등의 여성 뮤지션들은 홍대 여신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페퍼톤스, 재주소년, 국카스텐,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색깔 있는 밴드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인디음악은 더 이상 변방의 음악으로만 존재하지는 않게 됐다. 마이너의 옷을 벗어던지고 있는 인디음악 덕분에 홍대 앞은 젊음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었고, 홍대의 소비문화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했다.

 

▲인디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라이브클럽은 폐쇄의 위기에 처하고 있다.

 

 

사라질 위험에 처한 인디음악의 고향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이 인디 신에 긍정적인 역할만을 선사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 음악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한 음악 소비 패턴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음악 창작자들의 형편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홍대 앞에 몰리는 인파 탓에 홍대 앞 라이브 클럽의 임대료는 갈수록 비싸졌다. 레이블의 제작자와 뮤지션이 홍대 앞 라이브 클럽이라는 무대와 음반 매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자생하고 성장하는 것이 인디 신의 기초 생태계이자 순환구조이다. 하지만 라이브클럽의 임대료 상승은 인디 신의 생태계 한 축을 뒤흔들게 만들었다. 홍대 앞 라이브클럽의 터줏대감 가운데 하나였던 ‘프리버드’를 시작으로 임대료 상승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거나 이전하는 클럽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클럽들은 충무로와 신림 등지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도 생겨났지만 아직 새로운 대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임대료 상승과 더불어 변화하는 음악장르 역시 라이브클럽이 쇠퇴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기존의 라이브 클럽들은 대체로 록 음악을 중심으로 한 공연장이다. 하지만 최근 록 음악보다 힙합이나 포크, 팝, 일렉트로니카 등의 장르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자 기존 라이브클럽과 정서와 스타일이 달라졌다. 또한 과거에 비해 인디 신의 시장이 성장하면서 팬이 증가하고 출연료가 오른 뮤지션들이 클럽 공연을 꺼리게 된 것 역시 라이브클럽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디음악은 20년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과 예술성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이럴 때일수록 인디음악이 지속적으로 새롭고 독특한 작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구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20년에 걸쳐 축적된 홍대 기반이 무너진다면 인디음악이 설 곳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인디음악 고향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인디음악 발전을 위해 새로운 인디문화를 형성시킨다면 그만한 공간을 축적하기에는 당연히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뮤지션의 헌신과 창작의지를 쥐어짜게 하는 재생산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어이 대중음악인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기도 어려울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인디음악이 메이저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기반 역시 탄탄히 다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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