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Focus]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의 최저임금을 보전하라”
[Politics Focus]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의 최저임금을 보전하라”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10.19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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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의 최저임금을 보전하라”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요건의 객관적 판단 근거 미약


 

 

 

최저임금제란 국가가 노·사간의 임금 결정 과정에 개입하여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최저임금제는 1988년에 실시된 이후,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건전한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세종청사 전원회의실에서 2016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제5차 전원회의가 개최됐다. 2016년 최저임금위원회의 화두는 노동계가 요구한 최저임금 1만 원으로의 인상안을 경영계가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였다. 그러나 장애인계가 주장해 왔던 장애인 최저임금안은 논의에서 제외됐다.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 노동권 침해인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9.8%로 전국 인구 대비 1.63배 낮고, 실업률은 7.7%로 2.4배 높다. 또한, 그들은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지난 6월 9일 성명에서 2014년에 5,967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이었다고 발표했다. 6천여 명의 장애인들은 별도의 정해진 규정 없이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일을 했다.
 

2015년 현재에도 장애인들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자로 선정돼 있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서는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 중, 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은 자는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동 직종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최저 작업능력보다 해당 장애인의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정부가 판단했다면 최저임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다. 장애인의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제도는 고용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고 경영주의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돼 왔다. 그러나 한국장총에서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 규정이 장애인 근로자가 노동시장에서 대한 각종 차별을 받는 장치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장애인 총연맹의 관계자는 “최저임금 적용 제외는 법률에 의해 장애인의 노동권 침해를 정당화하는 것이다”라며 장애인의 최저임금 보전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일부 노동법 전문가들도 한국장총의 장애인 차별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2005년 9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 여부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의 작업능력 평가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도록 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적용 제외 인가요건이 정립돼 있지 않아 평가 업무 수행에 애로가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들은 실질적인 근로능력과 관계없이 장애인을 일괄적으로 인가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행 제도보다 합리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9.8%로 전국인구 대비 1.63배 낮으며, 실업률은 7.7%로 2.4배 높다. ⓒ yanolja

 
 

 

정부의 대책, 장애인 최저임금 감액제도

그동안 장애인 최저임금제 도입에 관한 요구는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2009년, 국립한국재활복지대학이 노동부의 의뢰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OECD 국가들 중 장애인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뉴질랜드, 캐나다 3개 주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에서는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이 단기적으로는 일반사업장의 장애인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장애인 최저임금제 도입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11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 기반 구축을 위한 정책권고’를 통해 장애인의 최저임금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장할 것을 권유했다. UN장애인권리위[원회도 2014년 10월 ‘유엔장애인 권리 협약 이행상황에 대한 한국의 1차 국가 보고서’를 평가하며 최저임금에서 배제된 장애인 근로자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보였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최저임금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노동당국은 장애인의 최저임금을 보장하면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 기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단, 장애인 근로자의 소득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의 요청을 고려해 ‘장애인 고용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2017년 하반기부터 장애인 최저임금 감액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노동부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최저임금 감액제도는 장애인의 직업 능력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최저임금에서 일정 비율을 감액해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장애인의 개별 직무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적용 제외 인가 여부와 동일한 문제점을 공유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 장애인 총연맹은 6월 9일 성명에서 “정부는 장애인에게만 합법적으로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적용 제외 규정을 유지하고 있다. 최저임금제는 장애인들에게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도 현행 최저임금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득불평등을 심화시켜 장애인 노동자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없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떤 답을 내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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