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추승균 前 프로농구 KCC 감독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추승균 前 프로농구 KCC 감독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9.12.23 13: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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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엘리트 선수의 길잡이 되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엘리트 Basketball 아카데미’ 설립으로 제3의 농구 인생 펼치다
겨울 스포츠의 꽃 2019-2020 프로농구 시즌이 한창이다. 시즌 전까지도 일부 전문가들과 팬 사이에서 농구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며 대중의 관심도 꾸준히 멀어진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하지만 시즌을 개막 후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프로농구는 겨울 스포츠의 대명사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이는 각 구단의 다양한 홍보 마케팅 전략, 선수들의 뛰어난 경기력과 팬 서비스도 한몫했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농구계 레전드들이 대중의 관심을 다시금 농구 코트로 되돌리고자 다양한 미디어 채널에서 활발히 소통한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 시작은 이제 농구인이었던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생길 정로도 완벽한 셀럽이 돼버린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다. 그는 웬만한 예능인보다 더 많은 방송에 출연하며 점점 농구계와 멀어졌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매체에서 농구 사랑을 전하고 있으며 최근 농구 관련 예능 프로그램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이다. ‘뭉쳐야 찬다’에서 처음 그가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예능 늦둥이로서 수도꼭지처럼 틀면 TV에 나오는 스타가 되리라 예상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그가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모습만으로도 올드 농구 팬의 향수가 짙어지는 것은 물론 그들의 관심을 다시 농구장으로 돌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KBS2 주말 예능 프로그램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하며 한국 프로농구와 소속팀을 알리는 데 앞장선 LG 현주엽 감독도 농구 인기의 부활에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현역 감독의 신분으로 예능 출연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에도 그의 희생이 있었기에 일부에서는 현역 최고의 프로농구 선수 이름은 몰라도 LG 구단의 주요 선수와 스태프 이름은 알게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질 정도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은 농구계 선배가 농구의 인기를 되찾고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 지도자는 대한민국 농구계의 현재를 만들어가며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길거리 농구나 동호인 농구에서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농구계 레전드도 많다. 현대를 지나 KCC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클럽맨이었던 추승균 前 KCC 감독 역시 20년 넘게 함께했던 정든 프로농구 코트를 잠시 떠나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전문 교육 기관을 설립했다.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를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지금껏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농구계에 돌려주는 길이라는 생각에서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앞두고 이슈메이커가 제3의 농구 인생 도전을 선언한 추승균 감독을 만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근황을 궁금해하는 농구 팬이 많다
“지난 시즌 중반 갑작스레 사임하고 2달 정도는 공허함이 많았다. 지난 농구 인생을 되돌아보니 후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아쉬움도 남았다. 따라서 이 시기 동안은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어느 순간 마음을 놓으니 편해졌다. 이후부터는 가족과 여행도 다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집안일도 돕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기니 아마추어 경기는 물론 다른 해외 농구 리그와 농구 월드컵까지 많은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프로농구 시즌이 개막했는데 코트가 아닌 집에서 맞이하니 다소 낯선 기분이었다. 이제 쉴 만큼 쉬었으니 다시 움직일 때가 됐다고 생각할 때쯤 평소 인연이 있었던 박영진 前 오케이 저축은행 코치의 권유로 ‘추승균 엘리트 Basketball 아카데미’를 설립하게 됐다. 지금은 아카데미 운영과 엘리트 선수들을 가르치는 일이 집중하고 있다.”
 
엘리트 선수만을 위한 교육기관은 다소 생소하다
“학부모 역시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일반 학생들을 위한 농구 교실로 오해하고 문의 전화를 주시는 분들도 많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돈을 벌고자 했으면 솔직히 유소년 농구 교실 운영을 시작했을 것이다. 농구를 취미로 즐기는 다수의 아이를 가르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 그러나 앞으로 대한민국 농구계를 이끌어갈 엘리트 선수들에게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저의 노하우와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농구계 발전을 위해 조금 더 의미 있겠다는 생각으로 추승균 엘리트 Basketball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기본기 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농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아니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 프로에서 선수 생활도 하고 코치와 감독도 했지만, 프로 선수 중에도 기본기가 되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아마추어 지도자 역시 일단 시합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에 각 포지션별 기본기를 가르치기보다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저 역시도 그랬지만 엘리트 선수들은 언제 키가 클지 모르고 포지션이 변경될지 모른다. 신체의 변화나 다양한 이유로 포지션이 변경됐을 때 기본기가 없다면 분명 한계가 온다. 그러다 흥미를 잃고 농구를 그만두는 친구들도 많이 봤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첫째도 둘째도 기본기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며 기본기도 포지션별로 단계별로 모두 달라지기에 세분화된 교육을 지향한다.”
 
 
왼쪽부터 박영진 코치, 추승균 감독, 염태희 업스포츠 대표 사진=본인 제공
왼쪽부터 박영진 코치, 추승균 감독, 염태희 업스포츠 대표 사진=본인 제공
 
 
프로 감독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전혀 다를 것 같다
“프로 선수들은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선수다. 사실 감독과 코치가 스킬적인 부분에서 가르칠 것은 크게 없다. 반면 아이들의 경우 스펀지처럼 가르치는 것을 모두 흡수한다. 조금만 알려줘도 금세 실력이 달라진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힘이 난다. 특히 요즘 아이들의 경우 자기주장도 확실하고 이해력도 뛰어나 발전 속도가 우리 때보다 훨씬 빠르다.”
 
요새 농구계 레전드가 예능을 장악하고 있다. 본인은 욕심이 없는지
“사실 방송사에서 제안도 없었다. 스스로도 잠깐은 출연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이 농구이기에 허재 감독님이나 현주엽 감독처럼 할 자신과 끼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지 못해도 이들의 역할이 있었기에 농구를 향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으며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예능 늦둥이로 떠오른 허재 감독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허재 감독님과 인연이 많다. 허 감독님께서 KCC 감독으로 계실 때 그 밑에서 선수 생활과 코치 생활을 했고 감독님에 이어 감독직을 맡기도 했다. 최근 예능에서 보이는 모습이 사실 허 감독님의 실제 모습이다. 방송에서 보이는 꾸밈없고 화통한 모습에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고 저 역시도 웃기다. 방송에서 춤까지 추는 모습을 볼 줄은 몰랐다. 얼마 전에도 연락이 와서 술 한 잔 마시자는 안부를 전했다. 오랫동안 감독직을 맡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방송에서 해맑게 웃는 허재 감독님의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됐다. 그러나 방송 일도 좋지만, 개인적 바람은 허재 감독님이 언제가 다시 농구계로 돌아와 농구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농구계를 위해 더 많은 활동을 해주셨으면 한다.”
 
 
사진=본인 제공
사진=본인 제공
 
 
현역 시절 선수로서 가졌던 본인의 최대 강점은 무엇이었는지
“프로 입단하기 전까지 대학에서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득점왕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그러나 프로에 오니 키 작은 외국을 선수들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웨이트의 필요성을 느꼈고 효율적인 수비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특히 현역 시절 우리 팀은 이상민, 조성원, 맥도웰 같은 공격적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과 공존하기 위해선 궂은일을 도맡고 찬스가 올 때만 공격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의 결정이었다. 여기서 다시 돌아가면 프로에서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어떤 포지션에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기본기가 없었다면 나 역시도 이렇게 오랜 시간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코트를 누빌 수 없었을 것이다.”
 
프로로서 본인이 남겼던 의미 있는 발자취를 되짚어 보자면
“얼마 전 이정현 선수가 제가 가지고 있었던 최대 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이자 아쉬움도 남는 부분이다. 당시에는 연속경기 출전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 부상이 있어서가 아닌 소속팀의 순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체력 안배를 위한 결장으로 기록이 중단됐다. 기록의 가치를 알았다면 출전했을 것이다. 이 경기 이후 이듬해 54경기 모두 출전했으니 더 아쉬움으로 남으며 제가 해당 경기에 출전했다면 아마 이정현 선수가 내 기록을 뛰어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웃음)”
 
코트에 들어서면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지
“시합을 앞두고 절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자 했다. 매 경기 옷과 유니폼을 벤치 아래에 반듯하게 접어두는 것도 흐트러지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혹자는 즐기면서 웃으면서 경기에 임하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못한다. 프로라면 그리고 이 경기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경기장에 찾아와준 팬들을 위해서라면 최선을 다해 반드시 이겨야 했다. 하지만 전쟁 같은 코트 위에서 웃고 즐기며 이기길 바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 아닐까? 따라서 모든 게임에 진지하게 임하고 하나라도 배우려고 최선을 다했으며 선후배 누구라도 시합 때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화려했던 선수 생활과 달리 지도자로서 아쉬움은 없는가
“사실 감독 데뷔 당시 전임 허재 감독님의 사임으로 갑작스레 맡게 되어 수락 여부에 고심이 많았다. 개인적인 플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생을 몸담은 구단이 어려운 상황을 눈감고 지켜볼 수는 없었다. 감독 첫해에는 정규리그 우승도 차지하고 감독상도 받았다. 하지만 그 이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선수 때 받아보지 못한 비난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쉬움이나 후회보다는 모두 다 내 잘못이 컸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 마지막 모습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습이 지도자 인생의 끝은 아니라 생각한다. 선수로서 밥 먹듯이 했던 우승, 감독으로서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것이 개인적 바람이다.”
 
KCC가 아닌 타 구단에서 감독직 요청이 온다면 수락할 의사가 있는지
“현대 때부터 KCC까지 한 팀에서만 선수, 코치, 감독 생활을 했기에 구단에 감사한 점은 너무 많다. 평생 못 잊을 팀이다. 지금의 추승균은 KCC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할 정도로 농구 인생의 힘이자 원천이다. 지금도 KCC를 향한 사랑과 관심은 높지만 이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타 팀에서 감독직 제의가 온다면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다양한 농구를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것 같다.”
 
2020년 경자년 새해, 이슈메이커 독자 혹은 팬들에게 남기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사실 선수 때도 은퇴 이후에도 시사 인물 매거진의 인터뷰는 처음이다. 좋은 매체를 통해 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겨 우선 이슈메이커 측에 감사함을 전한다. 지금까지 농구 이외의 사람들과는 교류가 적었다.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이슈메이커를 앞으로 자주 읽고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스토리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절주절 이어온 추승균의 농구 이야기를 함께해 준 독자들과 오랫동안 추승균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2020년 새해에는 좋은 기운 많이 받고 좋은 일만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인터뷰를 마치며 추승균 감독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엘리트 선수들에게도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추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지겹도록 언급했지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게 될 어린 선수들에게 다시금 기본기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 즐겁게 농구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초가 뒷받침되어야 농구가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조금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있더라도 연습에 집중하면 어느새 힘들었던 순간은 지나가고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대한민국 농구 발전을 위한 희망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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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12-26 21:00:19
소리없이 강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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