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issue] 오픈카지노 논란 정부부처 간 ‘파워게임’
[Politics issue] 오픈카지노 논란 정부부처 간 ‘파워게임’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10.1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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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정부부처 간 ‘파워게임’

카지노 허가 주체를 둘러싼 이권다툼으로 변질되나


 

 

 

정부부처들은 각각 서로 다른 목표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하나의 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부처 간 갈등이 유도되기도 한다. 일부 행정학자들은 부처 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업무의 모호한 경계와 관할권의 중복에서 오는 ‘파워게임’을 꼽고 있다. 과거, 부처 간 갈등은 지도력의 실패로 여겨져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갈등을 의도적으로 공개해 자신의 부처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vs 문화체육관광부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과 투자유치를 위한 관광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카지노 규제 완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에 지난해 12월, 국회에서는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됐다. 법률안은 크루즈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 건설을 확정하고 연내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2곳을 새로 지정할 것이라 밝혔다. 정부의 카지노 정책은 국가가 사행산업을 조장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큰 무리 없이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오픈 카지노 추진 발언을 한 이후 카지노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5월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크루즈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크루즈 산업 육성 지원 법’을 발표하며 오픈 카지노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즉, 내년에 출범하는 한국 국적의 크루즈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5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의 김종덕 장관은 국적 크루즈선에 오픈 카지노 허용을 생각해 본적 없다고 해수부 정책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문체부는 수차례에 걸친 브리핑에서 “강원랜드 외에 또 다른 오픈 카지노가 설치되는 것은 사회적 비용이나 국민 정서를 고려했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또한 선상카지노 부처 협의안에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기되어 있다며 해수부가 독단적으로 오픈 카지노 허용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수부는 지금도 타 국적의 선상카지노에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데 국적 크루즈만 안 된다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지자체들도 찬반으로 나뉘어

  

양 부처 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강원도는 즉각 반발했다. 강원도 의회 폐광 지역개발 촉진 지원 특별위원회는 5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크루즈에 오픈 카지노가 허용되면 강원랜드 카지노에 영향을 주어 폐광 지역의 경제 회생과 낙후지역 개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원도당 또한 유기준 장관에게 발언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 중인 인천시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오픈 카지노 허용 시 발생할 사회적 병폐를 고려해야 한다며 문체부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2014년부터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유치 의지를 내보인 부산은 찬성의 뜻을 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오픈 카지노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행산업의 폐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내세웠지만 결국 해수부의 의견을 적극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부산뿐만 아니라 오픈 카지노로 외자유치에 나섰던 지자체들도 해수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오픈 카지노를 둘러싸고 해수부와 문체부, 해당 지자체들이 각각의 이해관계로 대립하는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담당할 상위기관 혹은 제3의 기관은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로 해수부와 문체부가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동안 정책 조정 역할을 담당해야 할 총리실은 비어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일부 국민들은 정부가 콘트롤타워 기능을 상실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해수부와 문체부는 여전히 오픈 카지노에 대한 각각의 의견만을 내세우며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오픈 카지노 찬반 논란과 관련해서 해수부는 경제적 이익, 문체부는 사행산업의 위험성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부서의 초점은 여전히 오픈 카지노 사업의 ‘허가 주체’에 맞춰져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될수록 조직의 관할권 확장을 위한 파워게임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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