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펀드, 청년 구재할 동아줄 될 수 있을까”
“서치펀드, 청년 구재할 동아줄 될 수 있을까”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10.19 0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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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서치펀드, 청년 구재할 동아줄 될 수 있을까”

 선진국 대학교 사이에서 주목받는 서치펀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생들 사이에서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창업에 성공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 경험할 수 있는 위험부담을 피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서치펀드(Search fund)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서치펀드는 영국,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창업 필요자금과 위험부담 해소하는 펀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비즈니스 스쿨로 유학을 간 한 아일랜드 인은 졸업을 앞두고 모국의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다. 하지만 그는 당락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입사를 포기했다. 좋지 않은 아일랜드의 경제 상황 속에서 채용이 되어도 고용불안에 시달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기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지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위험부담과 불확실성이 컸다. 때문에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고 서치펀드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서치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치펀드는 자금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때문이다.  서치펀드의 운영방식은 간단하다. 한두 명의 예비 기업가가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을 모색한 후 자신들이 지닌 기술력과 경영전략을 접목한 청사진을 보여주며 투자자를 모집한다. 보통 예비 기업가는 친구나 가족, 친지들로부터 20~7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1차로 모집해 씨드머니(Seed Money)를 만들어 놓은 후 2차로 투자자들에게 사업 계획을 공개해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서치펀드 투자자들은 매입한 기업의 지분을 얻게 되며, 펀드 운용자는 매입한 기업의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최종적으로 이를 매각해 차익을 실현한다. 서치펀드는 사업초기에 발생하는 위험부담을 피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의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인 J.D POWER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는 서치펀드가 200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서 50개에 불과했던 결과를 볼 때 5년 사이에 무려 3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더불어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대학교 사이에서도 서치펀드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옥스퍼드대학교 졸업생들 사이에서 서치펀드를 통해 창업에 성공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절반도 수익내지 못하는 따분한 레이스

서치펀드가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개선되지 않는 취업난과 고용불안이 꼽힌다. 미국의 대학교 졸업자들은 높은 실업률과 학자금 융자 빚더미에서 힘겨운 사회생활을 출발하고 있다. 미국 내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의 청년 실업률은 9.6%이다. 또한 그들 중 절반은 학위를 요구하지 않는 비 숙련직, 저임금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다. EPI(경제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자리를 얻은 대학 졸업자들의 46%는 학사학위를 요구하지 않은 단순 서비스 직종에서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 대졸자들의 대다수는 1인당 평균 2만 6,000달러씩의 학자금 융자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새롭게 선택한 결정이 창업이다. 초기 자금이 필요 없고 위험부담도 줄여주는 서치펀드는 이러한 청년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서치펀드는 반드시 해답으로 제시되지 못한다. 서치펀드에 도전하는 사람들 중 인수할 만한 기업을 물색하지 못해 자금을 모으다 실패하거나 부실한 기업을 잘못 매입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EPI에서 조사한 ‘서치펀드 수익결과’에 따르면 서치펀드 중 단 38%만이 수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평균 수익률은 2007년 52%에 비해 2010년 37%로 낮아졌고 지금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레이엄 위버 알프스인베스터 창립자는 “서치펀드 성공을 위해서는 자금조달과 기업 매입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소기업 CEO 역할을 할 운영자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대다수 서치펀드 매니저들은 중소기업을 매입하는 것은 따분한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다.


 

서치편드, 철저한 준비 없이 해답 될 수 없다

한국 청년들의 실상 역시 미국의 청년들과 다를 바 없다. 청년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정부는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역시 서치펀드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의 일부 기업들은 서치펀드를 통해 성장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례로 휴대폰 보험 업체 아슈리온은 지난 1995년 서치펀드에 800만 달러에 인수된 후 성장해 지금은 5,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형 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선례를 볼 때 서치펀드는 국내 시장과 청년들에게 하나의 해결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 서치펀드가 뿌리 내리기 전에 선진국에서 선례로 보여준 위험성과 피해사례에 대해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학자금 대출과 더불어 취업난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으로 서치펀드를 접하게 된 청년이 펀드에서조차 실패한다면 더 깊은 구렁텅이로 던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치펀드가 불확실한 창업대신 기업을 구입해 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확한 준비와 대안이 없는 한 서치펀드 역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해답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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