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Special Interview] 가수 크러쉬
[이슈메이커_ Special Interview] 가수 크러쉬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9.12.16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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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20대 끝자락에 그려낸 감성 파노라마
 
사진제공=피네이션
사진제공=피네이션

 

방향성 찾아 떠난 크러쉬의 음악 여행
최근 대한민국 가요계는 조작 논란으로 뜨겁다. 엠넷의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 논란은 의심을 넘어 담당 제작진이 구속되며 사실임이 드러났다. 프로듀스 시리즈로 가장 최근 데뷔한 엑스원과 아이즈원은 물론 팀 활동이 마무리된 워너원과 아이오아이까지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음원차트 역시 바람 잘 날 없다. 수년 전부터 이어온 음원 사재기 의혹이 가수 박경의 저격으로 공론화됐다. 가수 박경은 자신의 SNS에서 그간 사재기 의혹을 받아온 동료 선후배 가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는 저격 글을 남겼다. 해당 글에 언급된 아티스트 모두는 사재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수사 기관 역시 음원 사재기 관련 수사에 돌입하며 오랫동안 이어온 관련 의혹이 해소될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우울한 소식이 가득했던 연말 가요계, 가뭄 속 단비처럼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내놓은 음악마다 리스너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오롯이 실력으로 차트를 점령하는 음원 깡패 가수 크러쉬의 복귀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료 가수의 피처링과 OST 참여 등으로 꾸준한 음악 활동을 보였지만 자신의 정규앨범은 2014년 6월 발표한 정규 1집 ‘Crush On You’ 이후 5년 6개월 만이기에 팬들이 기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앨범은 크러쉬의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Alone’과 ‘With You’라는 두 곡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이 밖에도 ‘From Midnight To Sunrise’, ‘Wake Up(Feat.딘)’, ‘Wonderlust(Feat. 밴드 원더러스트)’, ‘티격태격(Feat. DPR LIVE)’, ‘Sunset’, ‘Butterfly’, ‘Ibiza’, ‘Cloth’, ‘Sleep No More’, ‘잘자(Feat. 자이언티)’ 등 총 12곡이 이번 정규앨범에 수록됐다.
 
최근 음악계도 뉴트로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크러쉬의 새 앨범 더블 타이틀곡도 모두 9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긴다. ‘Alone’의 경우 90년대 R&B 기반의 곡으로 아카펠라 황금기였던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크러쉬 만의 새로운 시도로 알려졌다. 또 다른 타이틀곡 ‘With You’ 역시 90년대 R&B 기반의 음악이다. 더욱이 후반부 브릿지부터 쏟아지는 코러스와 악기들의 웅장한 구성이 매우 인상적인 곡으로 평가받는다. 이슈메이커는 정규앨범 2집 발매를 앞둔 12월의 어느 날 신사동의 어느 카페에서 가수 크러쉬를 만나 그가 음악으로 전하는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함께해 보았다.
 
 
사진제공=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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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앨범 발매가 5년 6개월 만이다
“꾸준히 음악 작업은 해와서 정규앨범 발매가 이렇게 늦어진 줄 몰랐다. 그동안 음악 작업의 결과물을 차곡차곡 냉장고에 쌓아왔다. 이들이 정규앨범 발매와 함께 봉인 해제되어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라 긴장과 설렘이 교차한다. 싱글이나 EP는 규모가 작아 정규앨범보다 부담이 없는데 이번 앨범은 완성에만 3년이 걸렸다. 영혼을 갈아 만든 음악인만큼 대중은 어떻게 바라보실지 정말 긴장된다.”
 
이번 앨범에서 특히 90년대 감성을 담아낸 이유가 있는지
“뉴트로 열풍 때문에 일부러 90년대 감성을 담아낸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도 R&B 음악을 좋아했고 어려서도 그런 음악과 가수를 듣고 좋아했다. 아무래도 90년대가 R&B의 황금기였다고 생각한다. 예전 음악에 관심이 더 많아졌고 당시 음악들이 새 앨범 준비 과정에서 영감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자연스레 90년대 감성이 이번 앨범에 녹여졌다.”
 
몸무게가 줄어 보인다. 앨범 작업이 힘들었나
“앨범 작업 과정에서 6kg이 줄었다. 앨범 작업의 큰 틀에서 ‘Tone & Manner’와 스토리에 집중하며 스트레스가 많아졌다. 이번 앨범은 3년 전부터 구상하기 시작했다. 만들어 놓고 앨범에 소개되지 못한 음악들도 많다. 특히 음악 작업에서 온전한 상태로 작업하기란 쉽지 않다. 스트레스와 부담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완성하고 나니 조금은 편안해졌다.”
 
이번 앨범 어떤 점에 집중해서 들으면 좋을까
“제가 보통 음악 작업을 하는 시간은 새벽 1시부터 해 뜨기 전이다. 이때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작업한 음악들이 이번 앨범에 많아 앨범명도 ‘From Midnight To Sunrise’라고 지었다. 가끔 작업을 마치고 두유와 이른 새벽 산책하러 나가는 경우가 있다. 동쪽에는 해가 뜨고 서쪽은 아직 깜깜한 밤이며 그 중간 지점에 서 있는 내 모습에서 ‘내 인생은 어디쯤 와 있을까?’ 사색에 잠기며 자아 성찰을 한 적이 있다. 당시의 기억을 이번 앨범 테마로 정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따라서 이번 앨범은 24시간 하루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트랙을 배치했다. 그 덕분에 이야기가 분명하고 확실해졌다.”
 
 
사진제공=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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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타이틀곡 ‘Alone’과 ‘With You’. 두 곡은 상반된 의미를 담고 있다
“의도한 바는 아니다. 하지만 두 곡은 완전히 다른 주제의 음악이다. ‘Alone’은 음악이 지치고 힘든 순간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라는 근본적 생각으로 만들었다. 제가 만든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아픔과 힘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어도 음악으로 교감함으로써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 반대로 ‘With You’는 순수하고 완전한 사랑의 이야기다. 공통점도 연결되는 부분도 없는 노래이며 각각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당시를 경험하지 못한 90년대 가수들이 만드는 뉴트로 음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 역시도 1992년에 태어났기에 당시의 음악을 직접 경험하진 못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넘어가는 시기부터 미국 본토의 90년대 R&B 음악을 좋아했다. 기자님께서 질문해주신 내용은 얼마 전 신중현 선생님의 인터뷰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신중현 선생님은 ‘요즘 세대는 시대를 골라서 산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옛날 음악과 문화를 유튜브로 접할 수 있기에 자신이 원하는 시대를 선택해서 살아갈 수 있다. 물론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하진 못해도 단순히 흉내 내는 것이 아닌 문화를 연구하고 공부하며 자양분을 쌓아가고 있다. 이는 90년대 출신의 동료 가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친누나도 이번 앨범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
“맞다. 타이틀곡의 작사가 nov가 친누나이다. 누나는 저와 직접적 음악 활동을 해오진 않았지만 오래전부터 활동해온 싱어송라이터다. 평소에도 음악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이번 앨범 참여도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나눴던 대화 내용이 자연스레 가사로 이어졌다. 어려서부터 음악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며 지금도 서로 의지하며 응원하고 음악적 교류를 이어간다.“
 
 
사진제공=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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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두유와 함께 한 뮤직비디오 커버 영상도 화제다
“어느새 두유도 인스타 팔로워가 10만 명이 넘었다. 흔히들 제가 두유인 것처럼 인스타 게시글를 올리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두유가 직접 잠잠하고 무겁게 자신의 SNS를 관리하고 있다. (웃음) 사실 두유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준다. 훈련을 잘 받아왔음에도 가끔 두유가 예민하거나 공격적 성향을 보일 때가 있다. 이럴 때면 제가 가진 마음의 병을 두유가 가져가는 것이 아닐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혹여나 두유가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특히 예전보다 많이 늙어가는 두유의 모습이 가슴 아프고 그래서 제 앨범 작업에서 두유의 기록을 남기고자 한 이유도 있었다.”
 
본인의 앨범뿐 아니라 피처링과 OST 강자로도 군림하고 있다
“그동안 좋은 기회로 훌륭한 아티스트분들과 다양한 협업을 해왔다.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픈 아티스트가 있다면 주저 없이 나얼 선배님을 꼽고자 한다. 이번 앨범 작업 과정에서도 나얼 선배님 작업실을 찾은 바 있다. 특히 예전 음악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와 조언을 남겨줘 감사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나얼 선배님과 멋진 작업을 해보고 싶다. 피처링도 좋지만 OST 작업도 언제나 좋다. 얼마 전까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열심히 시청했는데 OST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됐다. 그 노래가 들리면 자연스레 드라마 속 장면이 떠올랐다. 따라서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OST 작업에 참여할 것이다. 다만, 제가 아직 드라마 도깨비는 보지 않았다고 하면 놀라는 사람이 많은데 이른 시간 안에 정주행할 예정이다.”
 
음원 깡패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진 않은지
“일부에서는 음원 깡패라는 타이틀 때문에 대중이 좋아할 노래만 만들고 음악의 확장을 막는다는 우려도 있다.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로서 어떠한 노림수만 고집하면 당연히 성장의 기회는 줄어든다. 그러지 않기 위해 늘 새롭게 도전하는 음악을 만들고자 한다. 이번 앨범 역시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음원 깡패라는 수식어로 기대가 높다 보니 감사한 마음이지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면 더 겸손해지려 노력한다.”
 
 
사진제공=피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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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반 시장에 불거진 사재기 의혹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사실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음원 차트 사재기 의혹이 생겨나 마음이 편하진 않다. 화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열심히 하는 뮤지션이 많으니 좋은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들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저도 팬들에게 오랫동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목표이기에 지금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럼에도 제 앨범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으니 많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음악의 정의를 내려보자면
“단순하다.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이 진짜 좋은 음악이다. 새 앨범을 만들며 느낀 바가 많다. 다양한 편곡 테크닉으로 힘줘서 더 화려하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내 귀를 믿기로 했다. 들었을 때 좋은 사운드, 좋은 편곡, 그리고 좋은 선율이 좋은 음악을 구성하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5년 6개월 만의 정규 2집 앨범 발매를 앞두고 가수 크러쉬와의 쉼 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때론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하는 모습은 그가 대중에게 들려주는 크러쉬의 음악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그의 음악을 듣는 리스너가 왜 그가 만든 음악과 목소리에서 위로받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크러쉬는 “30살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해질 수 있을지가 최근 가장 큰 고민입니다. 먼 미래는 물론 가까운 미래를 위해서도 몸에 좋다는 것은 최대한 챙겨 먹으려고 하죠. 큰 목표나 포부보다 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오랫동안 좋은 음악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건강하게 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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