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초, 정부혁신의료기술 1호의 역사를 쓰다
전 세계 최초, 정부혁신의료기술 1호의 역사를 쓰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19.11.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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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고수아 기자]

전 세계 최초, 정부혁신의료기술 1호의 역사를 쓰다

2019년 11월 1일, 정부는 국가 혁신의료기술 1호로 노보믹스가 개발한 ‘위암 예후예측 분자진단(nProfiler 1 Stomach Cancer Assay) 기술’을 선정했다. 국내 의학계 연구진과 노보믹스 구성원들이 지난 10년간 쏟아낸 열정과 집념이 일군 성과다. 

 

사진=고수아 기자
​노형석 (주)노보믹스 사장. 사진=고수아 기자

 

​기존 위암 표준치료 체계에 새로운 표준 제시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현대 의학의 패러다임 전환은 ‘정밀 의료’를 중심으로 한다. 정밀 의료는 보건의료 수준을 향상하고 나아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기에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신기술과 제품에 국가가 거는 기대감도 상당하다. 체외진단 기기 시장의 성장세에서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분야는 ‘분자진단’으로 손꼽힌다. 분자진단은 인체 조직의 유전자 정보를 측정해 조기진단, 동반진단, 예후 진단 등 정밀 의료에 기여하는 기술 분야로, 향후 분자진단 기술은 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도 대체 불가한 효용 가치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이와 같은 시류에 우리나라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발을 맞춰 나아가고 있다. 일례로 최근 정부에서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방안’의 핵심 과제로 혁신의료기술 선정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복지부는 작년부터 잠재가치가 높은 의료기술의 조기 시장 진입과 혁신을 촉진하는 목적으로 신의료기술평가 기준을 정립하는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로봇 등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활용이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기술과 암, 심장, 뇌혈관질환 및 희귀질환 치료기술, 사회적으로 효용 가치가 높고, 환자 만족도 증진이 기대되는 의료기술을 대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평가해 국가 혁신의료기술을 선정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11월 1일 발표한 정부의 혁신의료기술 1호로 선정된 (주)노보믹스(이하 노보믹스)의 위암 예후예측 분자진단 기술은 의료 현장에서의 잠재력과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 기술은 지난해 세계 3대 임상 저널 란셋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 IF=33.0)를 통해 ‘전 세계 최초(first in class)’라는 국제적인 영예를 얻기도 했다. 이러한 노보믹스의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화한 분자진단 키트 엔프로파일러(nProfiler® 1)는 현재 식약처 허가를 끝마친 상태로 복지부 고시에 따라 지정의료기관에서 사용되며 내년 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노보믹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위암 예후예측 분자진단 키트 nProfiler® 1. ⓒ(주)노보믹스
노보믹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위암 예후예측 분자진단 키트 nProfiler® 1는 2019년 혁신의료기술 1호로 선정됐다. ⓒ(주)노보믹스

 

연세대학교 교원창원기업으로 2010년 설립된 노보믹스는 창립 당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노성훈, 정재호, 백순명, 허용민 교수와 노형석 사장이 의기투합했다. 지난 10년간 분자진단 기술 및 위암 예후예측의 원천 기술 개발에 주력해 온 노보믹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알고리즘 개발 및 미충족 의료 수요에 근거한 의료기술 개발 능력을 강점으로 암 분자진단 분야의 전문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노보믹스의 사업 부문을 총괄 책임하는 노형석 사장은 청년 시절 의과 전공은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대우그룹에 입사해 사업 개발 및 기획, 무역 분야에서 역임했고 제품의 기초 콘셉트 개발단계부터 분자진단 및 연구 분야에서 지식을 축적하면서 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기틀을 다져왔고 앞으로의 시장 확대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 사장은 “저는 한국에서 개발한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 데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무엇보다도 학계의 많은 위암 임상의분들과 연구자분들의 장기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라며 “이번 혁신의료기술 선정을 계기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뻗어나가는 글로벌 위암 치료의 선도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말했다.

 

노보믹스는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국제 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베트남 국립암센터와의 MOU 체결 당시 노형석 사장. ⓒ(주)노보믹스
노보믹스는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국제 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베트남 국립암센터와의 MOU 체결 당시 노형석 사장. ⓒ(주)노보믹스

 

다음은 노형석 사장과의 일문일답. 

노보믹스의 기술이 정부 혁신의료기술 1호로 선정됐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을 전하신다면요?
“저희 기술이 우리나라의 첫 번째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의료기술 제도는 의료기기 산업의 낡은 관행과 제도,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연구진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환자들에게는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증진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 조건으로 기술의 ‘잠재성’을 꼽았습니다. 즉 저희 제품이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는 것은 제품의 기술·사회·의료적 측면에서의 ‘잠재성’이 높게 평가되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또한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되면 복지부 고시에 따라 지정의료기관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이 쓸 수 있다는 뜻이죠. 이들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우리의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모두 인정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보믹스는 이번 혁신의료기술 선정을 계기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뻗어나가 글로벌 위암 치료의 선도기업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분자진단 키트는 위암 분야에서 전 세계 최초입니다.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유방암과 대장암 분야는 이미 예후진단을 포함해 유전자 수준에서 진단과 치료를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상당 부분 상용화를 진척한 상황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은 위암 발병률이 월등히 높고 이는 연간 140만 건 수준에 육박합니다. 그런데도 이와 관련한 연구와 기술 진척이 더딘 편이었고, 특히 예후진단 분야는 과거 몇 차례 기술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상용화에까진 이르지 못했던 배경이 자리합니다.”

 

노보믹스 자체 실험실 내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연구원들. ⓒ(주)노보믹스
노보믹스 자체 실험실 내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연구원들. ⓒ(주)노보믹스

 

10년 전 노보믹스 초창기, 새로운 도전을 향한 초심은 무엇이었나요?
“노보믹스는 교원들이 창업한 기업으로, 설립 당시부터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했습니다. 창업 초기 저희 교수진들이 던졌던 몇 가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현재 표준 치료가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는 것인데 첫 번째 질문은 ‘모든 위암 환자가 일률적인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였고, 두 번째는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세 번째로는 예후 및 항암제 편익을 예측하여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였습니다. 과거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든 환자가 표준치료에 근거한 항암 처방으로 편익을 얻지 않는다는 점은 알고 있었기에 제기한 문제점들입니다. 이는 표준치료법이 치료 효과를 높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어떤 환자에게는 과잉치료 혹은 과소치료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초심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술 시점에서의 예후에 주목했고, 항암제로 반응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진단 방법 개발과 나아가 각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도 구현 가능하다고 내다보게 되었습니다.”


노보믹스의 분자진단 키트를 소개하신다면요?
“분자진단 키트 nProfiler® 1은 진행성 위암 환자의 수술 후 조직에서 유전자 정보를 측정해 예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임상의가 치료 방향을 결정할 때 TNM 병기, 나이, MSI 등 다양한 환자의 정보를 고려하는데, 여기서 노보믹스이 제품은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예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지난해 란셋온콜로지에 게재된 저희 키트를 이용한 추가 연구결과에 따르면 예후가 좋은 군은 항암제로 인한 편익이 없으므로 수술만으로 완치 가능성이 있음을, 또 다른 환자군은 현재 표준 치료법 이외 추가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항암제로 편익을 알 수 있는 군을 확인할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해당 임상 저널은 의학계 3대 권위지로, 순수 국내 기술로써는 노보믹스가 세계 최초로 국제적 인정을 받았음을 시사합니다.” 

 

(주)노보믹스의 분자진단 키트 엔프로파일러(nProfiler® 1)는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10년 안팎의 기간이 소요됐다. ⓒ(주)노보믹스
노보믹스는 분자진단 키트 엔프로파일러(nProfiler® 1)가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주)노보믹스

 

혁신과 융합의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진정한 의미의 혁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4차 산업혁명 도래는 빅데이터 마이닝(Big-data mining)을 바탕으로 한 지식 기반 형태의 정보 제공과 서비스 구현, 이를 통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 중심의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시대의 진입을 가속화시켰습니다. 저는 이것이 이 분야의 가장 큰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정밀의료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치료 방법도 개인별 유전자형에 따라 맞춤형 치료로 발전하고 있는데, 노보믹스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노보믹스는 S/W 기술을 통한 서비스 제공(사이버)과 키트 제조(물리)의 통합 의료 비즈니스를 구현했다는 점, 그리고 유전체 측정 기술과 생물정보학 기반 빅데이터 분석 및 알고리즘 설계 역량을 통해 암 치료 연계형 예측 및 맞춤 진단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과 정밀의료 시대가 가져온 거대한 흐름에 걸맞는 기업으로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노보믹스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요?
“단기 목표는 nProfiler® 1 상용화 프로세스의 성공적인 마무리입니다. 내년 상반기 많은 임상현장에서 제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베트남 등 위암 발병률이 높은 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 및 상용화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작년 홍콩과 중국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중국의 핵심병원과 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협력체계의 기틀을 다져 놓은 상황입니다. 최종 목표는 노보믹스가 제시하는 기술이 전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인데요, 현재의 치료 관행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4차산업혁명 시대를 관통하는 혁신과 융합의 사고로 사업을 추진해갈 예정입니다. 향후 생명공학 시장에서 AI 기반의 빅데이터 마이닝과 정밀 의료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물결의 흐름에서 좋은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노형석 사장은 “노보믹스의 지난 10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습니다"며 그간의 연구 과정을 소회했다. 위암 예후예측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퍼스트 펭귄의 입장에서 기존 성공 사례를 참고할 수 없다는 것도 지나간 어려움 중 하나였다.  그는 "기존 예상보다 개발 시기가 늦춰진 측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의 위암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연구 열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라며 "이분들의 임상연구와 협조가 없었다면 저희 제품은 시장에 나올 수 없었을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고생한 모든 연구진들과 학계에 계신 분들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이번 국가 혁신의료기술 1호 선정을 기점으로 2020년부터 국내외 바이오 시장에서의 더 큰 도약을 다짐한 노보믹스의 힘찬 글로벌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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