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 Society] 세계의 계급주의
[Class Society] 세계의 계급주의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10.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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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新 계급사회, 영국사회 침식


계급 간 차별 극복하려는 노력도 계속돼



 

 

 


 

계급 사회는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발생하지 않았던 평등 사회를 벗어나 개인이 소유하는 재산이 생기고, 신분의 높고 낮음이 나타난 사회이다. 최초의 형태는 노예제 사회이며, 다음의 형태는 봉건제 사회이다. 이어 근대 자본주의 사회가 등장하는데, 마르크스주의는 이것을 인류 역사상 최후의 계급사회라고 한다. 국내는 이러한 계급과 신분제도가 갑오경장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이후 완벽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종식된 것으로 보이는 계급 사회가 현재에도 세계 각국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여전히 존재하는 계층 이동제한   


지난 6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법률, 금융회사들이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이른바 ‘상류층 테스트’를 통해 중산층 이하 출신의 진입을 원천 봉쇄해왔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영국 정부 산하 ‘사회이동과 아동빈곤 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이다. 보고서는 영국의 일류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광범위한 여행경험 여부와 상류층 발음, 억양 등 실무에서 쓰이는 실력과 관계없이 이른바 특권층에게 유리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테스트로 인해 지난해 영국 내 일류 기업 입사자의 70%가 전체 학생 수의 4~7%에 불과한 사립학교 졸업생이었다. 이번 조사는 런던에 본사를 둔 10개 주요 로펌 및 회계법인과 스코틀랜드 소재 3개 은행, 1개 회계법인의 신입사원 담당자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일류 기업 가운데 차별 관행을 깨기 위해 신입사원 모집 절차를 바꾸려는 곳은 거의 없다면서 한 회사의 인사 담당자는 사내 직원 모두가 ‘동질성’을 갖는 것이 더 ‘효율적’이 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 담당자는 유사한 계층 출신을 선택하려는 이유에 대해 “농담을 하더라도 알아들을 수 있어서 기분을 상하게 할 우려가 없고 서로 통하기 때문에 업무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인사 관계자는 “편파적 기준으로 일부 유능한 인재를 놓칠지 모르지만 결국 예산문제로 연결된다”며 “신입사원 선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덧붙이기도 했다. 노동당 정부 각료 출신의 앨런 밀번은 “조사 결과는 노동자 계층 출신 젊은이들이 일류 일자리를 가질 수 없도록 조직적으로 차별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엘리트 기업들이 입사 지원자들에게 우아함이나 화려함을 기준으로 삼는 테스트를 통과하도록 요구하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보아서도 알 수 있듯 영국인에게 있어 사회 계급은 상상을 초월하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보다 계급의식이 잠재의식 속에 더 깊이 존재한다고도 말한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계급제도가 빈부, 직업, 교육, 교양, 문화 차이 같은 한두 가지 요인 때문에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계층 간 이동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반복되며, 체념과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공부를 해도 신분을 못 벗어난다’는 고정관념에 빠지는 하류층들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가 공인 관광가이드 권석하 대표는 “한국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신분 유지 혹은 상승에 대한 욕구가 있고 계층 간 이동이 가능한 역동적인 사회라고 생각한다. 반면 영국은 사회계층 간 이동이 어려워 주어진 틀 안에 안존하는 체념과 패배주의로 점철된 사회다”라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계급주의 타파를 위한 노력


여전히 신분제도가 존재하는 국가를 떠올리면 대부분 ‘인도’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하며 법적으로 신분제도인 ‘카스트제도’를 폐지했다. 그러나 3,500년 동안 이어진 신분제도의 영향은 여전히 막강하게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도 역시 최근 들어 계급주의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 사회 특유의 신분제도인 카스트에서 가장 낮은 상인계급 간치(Ghanchi) 출신으로 1950년 9월 구자르트주 작은 시골 마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모디 총리의 가족의 계급은 인도 4개 카스트 중 가장 하위층으로 불리는 바이샤(농민, 상인)와 수드라(하급 노동자) 사이 하층민이다. 또한, 간치는 카스트 중 하위 계급인 아웃카스트 중에서도 소외카스트로 분류된다. 이들 소외카스트는 인도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할 만큼 인도의 계급주의는 뿌리 깊다.

 
카스트제도를 없애기 위해 인도 정부가 꺼낸 대안은 강력한 할당제 정책이다. 대학 입시와 공무원 채용에서 4개 신분에 들지 못하는 불가촉천민(달리트)에게 정원의 25%를 강제로 할당하게 했고, 이를 민간기업으로까지 확대했다. 또한, 선거에서도 하위신분 할당제가 있다. 이런 노력 덕에 나렌드라 자다브 푸네대학 총장, 메이라 쿠마르 하원의장, 마야와티 쿠마리 우타르프라데시 주지사 등 달리트 출신의 사회 지도층들이 등장했다. 하층민과 함께 과거부터 차별받던 여성에게도 의회 의석의 33%를 할당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인도는 이를 통해 사회를 침체시키던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면서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얻고 있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은 전형적인 전근대적 사고다. 자신이 노력해 성취한 만큼 사회적 지위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자본주의 국가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누구나 기회의 평등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세계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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