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꼰대는 옛말, 후배에게 배우는 ‘新 사회생활’
[이슈메이커] 꼰대는 옛말, 후배에게 배우는 ‘新 사회생활’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11.13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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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꼰대는 옛말, 후배에게 배우는 ‘新 사회생활’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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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고 활력 있는 조직문화를 위해 많은 기업이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 방식과 반대로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것을 의미하는 리버스 멘토링은 각 기업의 니즈와 상황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을 젊고 활력 있게 만드는 리버스 멘토링에 대해 알아봤다.

 

신(新)·구(舊)의 조화, 리버스 멘토링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패션 및 가죽 제품 브랜드인 구찌(Gucci)는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매출이 정체되고 영입이익이 급감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었다. 위기의 상황 속 2015년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가 CEO로 임명, 젊은 고객의 니즈 파악과 조직 내 매너리즘을 타파하며 2018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약 98억 달러, 39억 달러에 도달시켰다. 취임 당시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비싼데다 촌스럽기만 한 브랜드’라는 인식으로 불과 3년 만에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로 탈바꿈시킬 수 있던 비결이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연 중요했던 요소는 바로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으로 꼽힌다.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행위를 말하는 리버스 멘토링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 구찌의 이 같은 성공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그 효과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기업들도 리버스 멘토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는 회사 내부 젊은 직원들을 활용한 리버스 멘토링과 외부 젊은 컨설턴트와 경영진 간의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시장의 변화 및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고,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 IBM은 권위적인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방식으로 인한 조직 내 갈등이 많았지만 자기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자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IT 공룡 Microsoft도 세대 간 소통 활성화를 목표로 두 달에 한 번 리버스 멘토링 세션을 진행하고 있고, 일본 화장품 브랜드 Shiseido는 경영진의 IT 활용 능력을 제고하고 회사 내 디지털 기기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기도 했다. 미국기업의 상징인 GE 또한 경영진에게 새로운 ICT 기술 및 사용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는 젊은 직원을 찾아 멘토링을 받을 것을 권고하며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굴지의 기업들이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하는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형성과 인재를 육성하는 기회 확대, 조직 내 정보 및 기술 격차 완화 등과 같은 조직 차원에서의 효과는 물론 젊은 직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의 전문성과 소속감 강화, 동기부여,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의 기회 등을 제공해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곽연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인구 비중 및 구매력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젊은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서비스 제공과 이를 위한 조직 운영 방식으로의 변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리버스 멘토링의 성공을 위해서는 리버스 멘토링의 도입 목적과 영역을 분명하게 정의해야 하고, 목적에 맞는 방식의 단계적 시행으로 젊은 세대와 경영진의 의사소통을 실현해 젊은 사업 감각, 그리고 고객 지향적 경영의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업을 젊고 활력 있게 만드는 리버스 멘토링’ 보고서를 통해 전했다.

 

냉정한 고찰과 개선 의지 필요

최근 한 취업포털에서 실시한 리버스 멘토링에 대한 의견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82%가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멘토로 참여하고 싶다’가 45%, ‘멘티로 참여하고 싶다’가 36%를 기록했다. 찬성 의사를 밝힌 이들은 대부분 ‘직원들의 세대 차이가 줄어들 것 같다’, ‘직급의 벽이 허물어져 기업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다’, ‘직원들의 소속감이 높아질 것 같다’ 등이 주를 이뤘고, ‘직원들이 더 의욕적으로 업무에 임할 것 같다’, ‘회사 생활이 즐거워질 것 같다’, ‘이직률이 낮아질 것 같다’ 등 다양한 이유가 나왔다.

 

하지만 리버스 멘토링을 모두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 중 약 17%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반대한 이들의 의견 중 가장 비중이 높았던 답변은 ‘경영진의 참여가 저조할 것 같다’가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업무의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다’, ‘회사생활이 더욱 고달파질 것 같다’, ‘성과가 낮아질 것 같다’ 등 찬성과 대조되는 의견들이 나왔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환경의 근무 조건이 있다 보니 아직 보수적인 문화가 남아있는 것이다.

 

사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리버스 멘토링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도,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적 풍토와 기성세대,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가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장치는 어떠한 형태로든 필요하기에, 리버스 멘토링과 같은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정현천 SK 부사장은 과거 한 언론사 기고를 통해 “리버스 멘토링이 활발해지고 조직 내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경영진 자신의 학습에 대한 개방적 마인드’, 즉 ‘불치하문(不恥下問)의 자세”라며 “끊임없이 배우고 받아들이는 자세는 인간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자세다. 지위가 상승할수록 감당해야 할 책임은 커지고, 그 책임에 영향을 끼칠 환경변수는 더욱 많아지고 다양해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배운다는 것은 나의 열등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열려 있음을, 끊임없이 발전할 가능성과 실제로 발전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전했다.

 

오랜 사회생활과 아직은 ‘젊다’는 생각에 배움에 대한 자세나 받아들이는 방법이 무뎌지고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고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기에,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혹은 조금은 부족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나이·지위 고하와 성별을 막론하고 냉정하게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보다 조금은 더 발전한 자신과 성숙해가는 기업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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