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EO가 디자인하는 좋은 회사 만들기
여성 CEO가 디자인하는 좋은 회사 만들기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9.11.05 12: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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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여성 CEO가 디자인하는 좋은 회사 만들기

 

사진=김남근 기자
사진=김남근 기자

 

하루 중 집보다 더 오랜 시간을 머무는 직장. 따라서 최근 우리 사회는 다니고 싶은 회사, 좋은 회사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 중이다. 정부뿐 아니라 고용주와 고용인 역시 이를 위한 방안 마련에 큰 노력을 기울인다. 모두의 기준점이 다르기에 다니고 싶은 회사의 정답을 내리긴 쉽지 않지만 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며 자신만의 정답에 다다른 여성 CEO가 있다.

 

 

건축 디자인, 건물에 새 옷을 입히다
학창 시절 서양화를 전공했던 어떤 이가 있다. 당시 전공 특성상 해외 유학은 필수였으나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사정으로 그는 꿈의 날개를 펼치기도 전에 주저앉았다. 평범한 직장인을 꿈꿨지만 순수 예술 전공자를 받아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그가 낯선 웨딩플래너의 길을 걷게 된 이유였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지금처럼 웨딩플래너란 직업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음에도 자신의 방법으로 고객에게 다가갔고 이는 우수한 성과와 초고속 승진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예술의 목마름이 있었다. 장밋빛 미래가 보장된 직장을 뒤로하고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섰던 이유였다.
 

반면 그가 미술 전공자였을 당시에도 작가의 소개가 없다면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도 다수의 대중은 어떤 감동이나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순수 미술의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건축은 달랐다. 해당 건축물과 작가의 히스토리를 모르더라도 감탄사를 자아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과거 유명 건축가들은 화가 출신이 많았으며 그 역시도 대중에게 감동을 전하는 미술의 최고 정점은 건축이라는 생각에 오랜 시간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그 중 완성된 건축물에 새 옷을 입혀주는 건축 디자인의 매력에 빠졌다. 해당 분야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에 입사한 그는 자신에게 꼭 맞는 새로운 날개를 단 듯 진가를 마음껏 뽐냈다. 디자이너로 입사했음에도 어느새 회사를 대표하는 실무 협상자가 되어있었다.
 

안정된 현실에 안주할 법도 하지만 그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믿고 따랐던 팀원들과 함께 자신이 그려온 건축 디자인의 지향점을 완성하고자 본인만의 회사를 설립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그의 뒤에는 어느새 수많은 프로젝트 수주의 결과물과 가족 못지않은 끈끈한 유대감을 나누는 구성원들이 있기에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였다. 스스로뿐 아니라 모두가 그의 도전에 물음표를 던졌지만 남다른 혜안과 소통의 리더십, 그리고 열정으로 짧은 시간에 보란 듯이 세간의 의문을 느낌표로 바꿔놓은 여성 CEO. 이는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송민아 대표의 이야기다.

 

소통과 주인의식으로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다
송민아 대표를 만나기 위해 찾았던 팍스 디자인 사무실. 흔히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등의 관련 산업은 창의적 업무를 요구함에도 여전히 딱딱한 조직문화와 남성적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높다. 하지만 이곳은 회사 입구에서부터 여느 회사와는 다른 에너지가 전해졌다. 우선 송 대표를 만나기 전 간단한 꽃다발 증정식과 우레와 같은 환영 인사가 이어졌다. 지금껏 인터뷰와 취재를 위해 수많은 기업과 기관을 방문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받아보지 못했던 환대에 기자는 잠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영 인사가 인위적이거나 오너의 지시가 아님이 느껴졌기에 이는 어느새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뀌어있었다.
 

다소 어수선했던 회사의 분위기는 금방 진정되지 않았다. 송민아 대표와 마주 앉아 잠시 사담을 나누는 동안에도 이곳 구성원들은 스스럼없이 송 대표에게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건냈다. 그는 “주식회사 디자인팍스를 방문해주는 분들뿐 아니라 구성원 사이에서도 끊임없이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밝고 웃을 수 있는 회사 공간을 만들고자 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직원들이 더 적극적입니다”라고 전했다. ‘끼리끼리’라는 단어가 상황에 따라서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들릴 수도 있지만, 송 대표와 이곳 구성원 모두가 내뿜는 긍정적 에너지와 미소는 긍정적 의미로 ‘끼리끼리’ 모인 것이 분명했다. 물론 생소한 경험이었기에 주식회사 디자인팍스의 분위기와 에너지가 다소 낯설게 느껴진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잠깐이었지만 ‘우리가 꿈꾸는 다니고 싶은 회사의 분위기가 이런 조직문화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송민아 대표의 경영 철학이 궁금해 서둘러 질문을 던졌다.

 

이연제약 Exterior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이연제약 Exterior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좋은 회사의 정의를 내리자면
”사회가 변하며 개인주의 성향이 심해졌음에도 여전히 인간은 외로운 동물이다. 가정에서 이러한 외로움을 모두 충족할 수 없기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이를 채워줘야 한다. 반면 이직을 하거나 한 회사에서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 역시 이러한 외로움이 충족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물론 높은 연봉도 중요하고 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의 근원적 외로움을 채워줄 수 있는 회사라면 구성원 모두가 오랫동안 웃으며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자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많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오죽하면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다. 이는 다수의 기성세대가 젊은 층을 자신보다 아래로 두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따라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와의 간극을 좁히고자 노력했다. 형식적 대화와 업무 전달이 아닌 진정한 소통을 이루고자 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외로움을 채워주는 것과도 뜻을 함께한다. 예를 들어 몸이 아픈 직원에게 ‘많이 아프지? 내가 대신 업무 맡아서 진행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쉬어’라며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건네며 약봉지를 전한다. 반면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는 저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을 전하며 모두가 기뻐한다. 이는 이제 주식회사 디자인팍스만의 기업 문화가 되었고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가족 같은 마음으로 모든 구성원이 희로애락을 함께할 것이다.“

 

송민아 대표는 지금까지의 성장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이들에게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송민아 대표는 지금까지의 성장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이뤄낸 결과물이라며 이들에게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 같다
“겪어본 바로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되려 저 또는 제 윗세대보다 현명하고 똑똑하며 열정적인 점이 많다. 우리 세대는 주어진 지시에 수동적 업무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다양한 조사와 분석으로 합리적 결과를 도출한다. 업무도 마찬가지다. 수동적 업무가 아닌 자신이 그린 비전에 합당하고 정당한 대가와 대우를 받는다면 자신이 가진 것 이상의 열정을 쏟아낸다. 저 역시도 과거에는 젊은 세대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 그들과 소통도 쉽지 않았다. 젊은 친구들은 자신의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대화를 나눠도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그들의 대화 패턴, 사용하는 물건, 자주 찾는 장소 등을 연구해서 소통을 나누니 이야기가 통했다. 이런 과정으로 서로의 진심이 전해지니 소통은 물론 더 큰 시너지가 발휘됐다.”

 

이러한 노력이 회사의 성장으로도 이어졌을까
“당연하다. 회사 설립 후 우리만의 기업 문화와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그러나 진심 어린 소통으로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나아갔기에 짧은 시간임에도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회사 대표로서 설립 당시 구성원들의 미래를 약속한다고 했지만, 말뿐이라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확고한 시스템 속에 근무시간 단축과 수익의 철저한 분배, 주식 무상 양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니 말 그대로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게 됐다. 이는 회사의 성장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곳에서의 업무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주식회사 디자인팍스가 관련 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건축물의 외관부터 내부, 조형물 모두 예술 디자인의 대상이다. 특히 건축물 외관에 약간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색채만 더해도 도시 미관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따라서 공공기관과 각 지자체 및 지방 교육청에서의 업무 협조 요청이 많았다. 짧은 시간임에도 우리의 노력으로 공공 부분 건축물들의 변화가 이어졌고 이는 도시 미관을 높일 수 있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어린이 보육센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해당 건물의 디자인뿐 아니라 시설물 매뉴얼 등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까지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덕비즈밸리 Exterior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고덕비즈밸리 Exterior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건축 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그려보자면
“건축물의 디자인이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것이 아니다. 이는 건설회사에서 건물을 지을 때 당연히 포함된 것으로 생각하기에 별도의 영역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예술적 건축 디자인은 앞으로 더 큰 수요와 빛을 발휘하는 전문 영역이 될 것이다. 아무리 예술적 디자인이라도 건축물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로 구현되지 못한다. 반대로 건축공학만을 이해하고 예술적 감각과 지식이 부족하다면 천편일률적인 건물만 짓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도 관련 산업은 전문성은 물론 건축공학과 예술 모두를 이해하는 고급 인력만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주식회사 디자인팍스와 함께 이루고픈 바가 있는가
“지금까지는 회사 설립 후 생각했던 바를 대부분 이뤘다. 제가 꿈꾸던 기업 문화도 어느새 정착되었고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다들 우려했지만, 이제는 일손이 부족해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실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직은 회사 설립 초기다 보니 무분별한 성장보단 내실을 다지고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뤄 4년 안에 상장을 이루고자 한다. 더불어 주식회사 디자인팍스와 함께 대한민국 건축 디자인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길 바라며 궁극적으로 주식회사 디자인팍스의 모든 구성원과 관계사, 그리고 우리의 손길이 닿은 건축물에서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사진=김남근 기자
사진=김남근 기자

 

 

인터뷰를 마치며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송민아 대표는 꼭 남기고픈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며 모두가 가졌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함께해준 주식회사 디자인팍스의 모든 임직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들과 함께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회사 설립 이후 가장 큰 성과입니다. 이 자리를 통해 주식회사 디자인팍스 모든 구성원에게 감사의 인사와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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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민 2019-11-28 17:20:55
송민아 대표를 응원합니다.
직원들과 함께 꾸준히 좋은 기업으로 승승장구 하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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