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밴드 넬(NELL)
[이슈메이커_ 단독 인터뷰] 밴드 넬(NELL)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9.10.24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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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데뷔 20년,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 ’밴드‘다
 
 
ⓒ스페이스보헤미안
ⓒ스페이스보헤미안

 

어둠 속 색채를 노래하는 8집 'Colors In Black' 발표
자타공인 대한민국 대표 밴드 넬(NELL). 1999년 결성 이후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그들이 8번째 정규 앨범 ’컬러스 인 블랙(Colors In Black)‘으로 컴백을 알렸다. 밴드 넬(이하 넬)은 지난 20년간 특유의 몽환적이며 섬세한 음악 색깔로 대한민국 대중 음악계를 주름잡았던 유일무이한 밴드다. 더욱이 이들은 오랜 시간 단 한 번의 멤버 교체 없이 지금껏 활동을 이어 왔기에 음악적으로도 음악 외적으로도 팬들은 물론 밴드신에서도 살아있는 레전드 밴드로 존중받는다. 학창 시절 친구로 만나 불같이 뜨거운 20대를 함께한 넬. 이제 곧 40대를 앞둔 원숙미 물씬 풍기는 이들이 만들어 갈 새로운 20년의 음악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집 정규 앨범 ’C’ 이후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한 넬을 이슈메이커가 만난 이유이기도 하다.
 
 
보컬 김종완 ⓒ스페이스보헤미안
보컬 김종완 ⓒ스페이스보헤미안

 

이번 앨범을 향한 팬들의 기대가 유독 크다
“이번 8집을 준비하며 ‘새로운 환경에서 제작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태국의 스튜디오를 1달 정도 빌려서 멤버 전원이 함께 먹고 자며 음악 작업을 했다. 환경이 달라진다고 음악 작업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가짐은 분명 달라진 것 같다. 특히 태국의 환경이 좋았기에 이 부분이 조금씩 음악의 완성도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더욱이 국내에서 작업했다면 규칙적인 생활이 어려웠을 텐데 태국에서는 하루 3끼 모두 챙겨 먹을 정도였다. 음악 외적인 것은 신경 쓸 필요 없었고 정서적 편안함도 있었기에 음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는 우정을 담은 노래로 알고 있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남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일 것 같지만 이 노래는 우정을 담은 노래다. 어린 시절 경험담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나이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예전에는 하루가 멀다고 만났던 친구들이 이제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일 년에 한두 번도 만나기 어렵다. 따라서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는 친구를 만나는 일이 일상이 아닌 연중행사가 된 상황의 아쉬움을 현실성 있는 가사로 진솔하게 담았다.”
 
 
기타 이재경 ⓒ스페이스보헤미안
기타 이재경 ⓒ스페이스보헤미안

 

타이틀곡은 멤버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는지
“20년을 넬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음악 하며 타이틀곡은 앨범 수록곡 모두를 완성한 후 전체 회의로 결정된다. 그렇지만 모두의 마음이 같은 것은 아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 선정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멤버는 이별을 앞둔 연인의 심경을 담았으며 이번 타이틀곡보다 조금 더 강한 비트인 1번 트랙 ‘클리셰’를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분 뒤에 봐’가 도입부부터 편안한 느낌이며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하며 듣기 편한 조금 더 대중적인 노래라는 다른 멤버의 설득력이 높아 타이틀곡으로 결정됐다.”
 
이번 앨범명인 ‘Colors In Black’의 의미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검은색 혹은 어두움으로 느껴지는 감정에도 사실은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사실 처음엔 더 강하고 어두운 제목으로 지을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태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편안한 분위기 속에 우리가 이번 앨범을 통해서 어두움만을 말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순화한 것이 이번 앨범명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주제는 어두움에 가깝다. 20여 곡을 넘게 작업해서 13곡으로 추리고 결국 9곡이 이번 앨범에 담겼다. 9곡의 음악이 같은 메시지를 담고자 하지만 각기 다른 스타일로 표현하도록 구성했다.”
 
 
드럼 정재원 ⓒ스페이스보헤미안
드럼 정재원 ⓒ스페이스보헤미안

 

밴드 넬(NELL)의 새로운 20년을 그리다
친구도 연인도 심지어 가족도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싸우고 갈라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음악이 좋아 만났고 이제는 자신들만의 소속사인 ‘스페이스보헤미안’을 함께 운영할 정도로 눈빛만 봐도 서로가 뭘 원하는지 아는 이들에게 위기는 없었을까? 밖에서 바라보는 넬은 20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순탄한 음악 인생을 걸어왔으리라 생각되지만, 멤버들은 지금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 수많은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밴드 넬의 지난 20년의 이야기가 궁금해 질문을 이어갔다.
 
어느새 데뷔 20년이다
“우리의 음악은 항상 현재 진행형을 추구했기에 20년이라는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리가 음악 작업을 할 때는 매시간 그 순간 하고 싶은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멤버 모두가 기념일을 챙기는 성격이 아니기에 20주년이라는 것도 팬들이 알려주고 축하해줘서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별 의미 없이 흘려보냈을 것 같다. 팬들이 있어 넬의 지난 20년이 소중하고 의미 있었기에 팬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20년을 함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사실 팀 결성 이후 3~4년은 수없이 많이 싸웠다. 여기서 밴드를 정리하자는 이야기도 자주 했다. 넷 다 성격이 급하고 말투도 직설적이며 음악적 견해가 달라 초반에는 많이 싸웠지만, 워낙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기에 오해를 쌓기보다 이해하는 부분도 많았다. 어차피 싸우다 그만두든지 하든지 둘 중 하나였기에 결국 할 거면 제대로 하자고 우리끼리 타협하며 해결했다. 이제는 트러블보다 음악에 집중한다. 싸울 나이는 지난 것 같다. 태국에서도 1달을 매일 붙어있었지만, 요즘도 한 달에 1~2번을 빼곤 매일 만나서 별일 없이 음악 이야기도 하고 게임도 하며 밥도 먹는 등 자연스레 일상을 공유한다. 음악을 할 땐 동료였지만 그 외에는 친구였기에 지금까지 유지해올 수 있지 않았을까?”
 
 
베이스 이정훈 ⓒ스페이스보헤미안
베이스 이정훈 ⓒ스페이스보헤미안

 

20년 전과 지금의 음악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화가 많았다. 아니 분노라고 표현해도 좋다. 어떤 상황이나 감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화부터 났다. 이 부분이 음악에 녹아든 것 같다. 당시 음악을 들으면 치기 어린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그러다 ‘SLIP AWAY’를 시작으로 내가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고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깨달았다. 이후부터는 싸우고픈 이유도 에너지도 사라졌다. 이처럼 20대에는 화가 많았다면 30대엔 공허한 느낌, 허탈한 기분이 크다.”
 
밴드의 의미 역시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사실이다. 밴드는 음악적 테크닉이나 실력 공유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물론 음악을 만들 때는 그런 요소도 작용하지만, 밴드는 음악 외적으로도 연결된 끈끈한 무언가가 있다. 밴드 구성원 한 명이 힘든 일이 있거나 슬럼프가 생길 때 다른 멤버들이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전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부분이 밴드에게 음악보다 더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음악만을 위한 함께하는 밴드도 일부 있지만, 경험상 이런 밴드들은 오래 유지되지 못했던 것 같다. 밴드만의 매력은 분명 존재한다.”
 
 
ⓒ스페이스보헤미안
ⓒ스페이스보헤미안

 

밴드 음악 역시 국내에선 여전히 비주류다
“음악의 트렌드는 변하기에 이 문제는 밴드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열심히 한다고 누구나 스타가 되고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요즘 악기를 배우는 후배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은 크다. 이전까지 밴드 음악을 하는 사람은 음악적 고집이 컸다. 이 시대에 밴드 음악이 사랑을 받으려면 이러한 음악적 고집보다 유연함도 필요하다. 하지만 장르의 정통성을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워낙 다양하고 복잡한 시대이니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최근 방탄소년단과 워너원 등 후배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호평이 잇따른다
“다른 장르의 가수들 특히 아이돌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방탄이나 워너원의 이름에 묻어가는 기획이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워너원과도 그랬지만 우리가 쓴 곡과 프로듀싱한 노래로 협업이 이뤄진다. 아이돌 팬들에게 넬이라는 밴드가 있고 이런 음악을 한다고 알릴 기회였다. 그 친구들 역시 평소와는 다른 색깔로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특히 RM도 음악이 좋았기에 함께 한 것이며 둘 중 하나가 피해를 본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이런 기회가 앞으로도 주어진다면 언제든 함께하고 싶다.”
 
밴드 넬(NELL)이 그리는 또 다른 20년 어떤 그림인가
“앞으로의 20년도 우리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지금처럼 꾸준히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지금의 마음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20년을 재미있게 함께했던 느낌을 앞으로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데뷔 당시 클럽 공연을 할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정도의 가수가 되지 않았나? 이제는 전용기를 타며 해외 투어를 다니고 싶은 마음도 있다(웃음).”
 
밴드 넬의 네 멤버 김종완(보컬),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과 인터뷰를 나누며 축구에만 티키타카(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받는 축구 경기 전술)가 있는 것은 아님을 깨달았다. 가족 이상의 끈끈함을 가진 네 사람이 패스를 건네듯 주고받는 음악 이야기에서 20년의 내공을 짐작하기 충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들은 “항상 ‘빠르게’만을 강조하는 시대이니 하나의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을 듣는 40~50분의 시간도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우리 앨범을 듣는 분들은 40분 동안 현실 속 고민이나 걱정은 잊고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그것만으로도 기쁠 것 같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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