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20년 분쟁 끝낸 동아프리카 평화 전도사
[이슈메이커_ Cover Story] 20년 분쟁 끝낸 동아프리카 평화 전도사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9.10.22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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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20년 분쟁 끝낸 동아프리카 평화 전도사
 
 
ⓒOffice of the Prime Minister-Ethi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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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평화상은 매년 세계 평화 증진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상한다. 2018년 전쟁 성폭력 종식을 위해 노력한 나디아 무라드와 데니스 무퀘게가 수상한 바 있다. 2019년 노벨 평화상 선정을 앞두고도 후보 명단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78개의 단체와 223명의 개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2019년 노벨 평화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갔을까?
 
 
ⓒOffice of the Prime Minister-Ethi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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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노벨 평화상 수상자
한국 시각으로 지난 10월 11일 오후 6시. 2019년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이 발표됐다. 올해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 이전까지 전 세계 수많은 언론에서 유력 수상자를 분류하고 예측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더욱이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100번째 수상자라는 의미가 더해지기에 세계적 도박사이트에서도 유력 후보군에 대한 배당률을 발표하고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후보 명단에 포함된 78개의 단체와 223명의 개인 중 전 세계 언론은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툰베리를 올해 노벨 평화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툰베리는 지난해 기후변화 방지 약속을 주장하며 스웨덴 의회에서 학교에 가지 않는 ‘결석시위(Skolstrejk for klimatet)’를 이어가며 일약 세계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스웨덴뿐 아니라 미국과 태국,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심지어 대한민국에서도 툰베리의 뜻에 지지하는 청소년이 늘어나 현재 전 세계 400만 명의 사람들이 툰베리의 시위를 동참했다. 더욱이 툰베리는 유엔 총회 당시 ‘기후 행동 정상회의’ 연설자로 나서 “기후변화로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간다. 나아가 모든 생태계가 파괴되며 대규모 멸종이 시작됐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돈과 성장이라는 동화만을 강조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16세 소녀의 당찬 소신은 전 세계인에게 울림으로 다가갔으며 언론에서도 그를 유력 수상자로 예측한 이유였다. 만약 그가 수상자가 된다면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 중 2014년 당시 17세의 나이로 수상한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기록을 넘어서기에 툰베리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지산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라오니 메투티레 브라질 카야파족 족장도 유력 후보군 중 하나였다. 우선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의 이슬람 사원에서 51명이 사망한 최악의 총기 테러 이후 단호한 결정으로 반자동 소총 판매 금지 법안을 발의하고 소유자의 총기를 국가가 다시 구매하는 ‘바이백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메투티레 족장은 지난 8월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여해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착취를 고발하는 등 그동안 아마존과 열대우림을 지키기 위한 외길 인생이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단체로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수상 가능성이 예측되기도 했으며 남북 평화 분위기에 힘을 보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도 제기됐다.
 
여러 유력 후보군 중 노벨 평화상 위원회는 201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가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가 에티오피아가 이웃 국가인 에리트레아와의 20년간 이어온 피의 전쟁을 종식 시키며 동아프리카 평화 분위기 조성에 크게 공헌한 점을 수상 이유로 꼽았다. 노벨위원회 베리트 라이스 안데르센 위원장은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화해와 연대 그리고 사회 정의로 드높이고자 노력한 바가 크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데니스 무퀘게에 이어 2년 연속 아프리카 출신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된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이번 수상이 매우 행복하고 감격스럽습니다. 이 상은 개인에게 주어졌다기보다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 전체에게 주는 상이다”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Office of the Prime Minister-Ethi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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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총리가 ‘아비마니아(Abiymania)’로 불리는 이유
1952년 에리트레아와 병합한 에티오피아는 1993년 에리트레아가 독립을 이뤘음에도 갈등의 불씨는 높아만 갔다. 이후 20년 이상 8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발행한 양국의 전쟁이 이어진 이유였다. 더욱이 에티오피아는 인접 국가인 소말리아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양국 모두 오가덴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한 끝에 1977년 소말리아가 에티오피아를 침략했다. 이처럼 근 수십 년간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에티오피아에 평화의 봄을 되찾아 준 이가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였다.
 
지난해 4월 총리가 된 그는 바로 에리트레아 정부에 대사관 설치를 제안하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취임 후 3개월 만에 에티오피아 총리로는 처음으로 에리트레아를 국빈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에리트레아의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과 만나 공항에서 포옹을 나누며 공식 종전을 선언했다. 또 다른 앙숙 국가인 소말리아와의 관계 개선도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 취임 이후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1977년 소말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이후 끊겼던 양국의 하늘길은 에티오피아 항공이 41년 만에 소말리아로 운행을 재개하며 다시 열렸다. 이처럼 에티오피아를 둘러싼 인접 국가들의 갈등으로 이어진 동아프리카의 눈물은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의 역사적 화해주도로 평화의 씨앗이 됐다. 그의 2019년 노벨 평화상 수상에 이견을 제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상대국과의 관계 회복뿐 아니라 80여 개의 종족이 존재하는 에티오피아의 통합도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의 몫이었다. 더욱이 그는 남녀 동수 내각 출범과 난민 포용정책 등 자국 내 사회 통합과 잇따른 개혁 조치를 이어갔다.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를 향한 국민적 지지가 이어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자국민 사이에서 그의 이름과 마니아의 합성어인 ‘아비마니아(Abiymani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Office of the Prime Minister-Ethi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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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방한 당시 정상회담 개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정상은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으로 맺어진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무역, 투자, 개발 협력, 환경·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실질 협력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을 나눴다. 더욱이 이번 정상회담 이후 신설될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통해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우리 정부가 맞이한 첫 번째 아프리카 정상이어서 더욱 의미가 특별하다”며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군 각뉴(Kagnew)부대를 파병하여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매우 고마운 나라”라고 환영사를 전했다. 덧붙여 문 대통령은 “전쟁을 함께 치렀던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이제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에티오피아는 오랜 적대관계에 있던 에리트레아와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남수단 분쟁 중재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프리카 내 평화 프로세스를 선도하는 아비 총리의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유네스코 평화상 수상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에티오피아가 이루고 있는 역동적인 발전과 높은 경제성장률이 놀랍다”며 “총리 방한을 계기로 우호 협력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청와대
ⓒ청와대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에티오피아와 한국은 역사적인 유대관계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지금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본받고자 하고 있다”고 화답하며 “에티오피아와 한국과의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을 시켜서 전략적인 파트너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희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 정상은 양국 간 통상 및 투자 증진을 위해서는 투자보장협정 체결,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설립 등을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해 나갈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또한, 관세 행정 현대화, 양국 간 표준 협력 확대 등의 취하고자 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외교관 및 관용·공무 여권 사증면제 협정’, ‘아다마 과학기술대 연구센터 건립 지원사업 차관계약’ 등 총 5건 문건을 체결되기도 했다. 당시 에티오피아 총리의 방한은 우리 정부 출범 이후 아프리카 정상으로는 최초로 이뤄진 한국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해지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아프리카로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 기대됐다.
 
 
ⓒOffice of the Prime Minister-Ethi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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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자국 내 혁신 이뤄낸 40대 지도자
에티오피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총리 집무실에 소총을 무장한 군인 수백 명이 찾아와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모두의 만류에도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이들을 향해 혼자 나섰다. 그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긴장이 이어진 상황에서 총리는 “우선 팔굽혀펴기 10개부터 하자”고 전했다. 예상치 못했던 분위기에 이들 모두는 함께 웃으며 팔굽혀펴기를 했고 그는 “모두에게 높은 급여가 제공되면 나라 발전은 어려울 것”이라며 군인들을 달랬다. 그의 진심이 전해져 군인들은 순순히 물러났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발표다.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과 함께 세계를 바꾸는 40대 젊은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앞선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리더십은 기득권 리더십과 비교하면 새롭게 느껴진다. 꼭 필요한 정책과 개혁이라면 반대가 심하더라도 논리에 치우친 설명보다 공감으로 설득해 추진해나가고자 한다. 그는 아프리카 최초로 남녀의 수가 같은 내각을 출범시켰으며 100만 난민 포용 정책은 물론 정치범 대거 석방 등 관용의 정치를 선보였다. 자국 내 화합을 이끌며 지지 기반을 다졌고 이는 에리트레아와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오랜 전쟁을 종식 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꼽힌다. 정치 전문가들은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뿐 아니라 40대 리더의 급부상은 세계사에서 반복된 현상이라며 사회의 양극화에 따른 불만이 응축되고 변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가 높아질 때 등장한다고 강조한다. 40대 지도자로서 청년에는 없는 경험과 노년층에게 익숙하지 않은 변화 의지로 자국민과 소통하며 새로운 에티오피아 건설에 앞장선 그의 다음 행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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