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공정과세 부과 대세 속 IT 산업 위축 우려도
[이슈메이커] 공정과세 부과 대세 속 IT 산업 위축 우려도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9.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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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공정과세 부과 대세 속 IT 산업 위축 우려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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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글로벌 IT 기업의 수입에 대해 별도의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세(稅)’ 부과가 현실화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독점적 지위와 무형자산 이동이 쉬운 점을 활용해 조세회피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유럽연합(EU) 등 세계 정부는 공정과세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며 국제적인 합의를 준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독점적 지위와 산업적 특성을 남용해 조세형평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Pixabay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은 독점적 지위와 산업적 특성을 남용해 조세형평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Pixabay

 

디지털세는 무엇인가
디지털세는 기업의 매장 또는 공장 대신 ‘디지털 사업장’이라는 개념을 생기며 나타난 과거에 볼 수 없던 과세 체계다. 제도를 도입한 나라에 기업 본사가 있는지에 관계없이 디지털 서비스 매출에 따라 세금을 물리는 게 특징으로 법인세 등 기존 세금과 별도로 부과된다.
 
디지털세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전통적인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보다 세금을 적게 낸다는 불만에서 생겨났다. 현행 국제 조세조약에 따르면 각국은 고정사업장과 유형 자산을 근거로 기업에 과세한다. 하지만 IT 기업은 인터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국가마다 생산 및 판매 시설을 짓지 않고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무형자산에 주로 의존하다 보니 과세할 근거도 찾기 힘들다. 실제 EU의 기업군별 평균 실효세율이 일반 기업의 경우 23.2%인 반면, 디지털 기업은 이에 크게 밑도는 9.5%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크게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세금은 다른 기업에 절반도 내지 않은 셈 이다.
 
이로 인해 독점적 지위와 산업적 특성을 남용해 사실상 탈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 조세형평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맞는 과세 체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지난 7월 11일 프랑스 상원은 유럽 최초로 ‘디지털세’ 법안을 승인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앞 글자를 딴 ‘가파(GAFA)세’로도 불리기도 하는데, 전 세계 매출이 7억 5,000만 유로가 넘고 프랑스 내 매출 2,500만 유로 이상을 기록하는 IT 기업에 대해 영업매출의 3%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프랑스 경제매체 BFM은 “이 범주에 30여개 글로벌 IT 기업이 해당된다”면서 “사실상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을 겨냥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자극받은 영국도 내년 4월 적용을 목표로 ‘디지털 서비스세’ 도입을 추진하는 등 유럽 각국에서 디지털세를 추진하는 모습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세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던 미국과 프랑스는 G7 정상회담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 타협안에 합의했다. ⓒ미국국방부
디지털세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던 미국과 프랑스는 G7 정상회담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 타협안에 합의했다. ⓒ미국국방부

 

G7 디지털세 과세원칙 합의
혁신 기술의 성장을 막고 시장 경제에 역행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여전하다. 특히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디지털세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 미국무역대표부(USTR) 역시 “프랑스의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에 해당할 수 있다”며 통상법 301조에 근거한 실태 조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아마존 또한 프랑스내 중소 판매상들에 부과하는 판매 수수료를 3% 인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서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나 새로운 국제 합의가 도출되면 세금을 납부하는 회사들은 그 금액을 공제하는 방식의 타협안을 도출했다.
 
결국 디지털세는 거스르기 어려운 흐름이 되는 분위기다. G7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지난 7월 내년까지 새로운 국가 간 과세권 배분 원칙과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등 국제적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디지털세 장기대책 마련을 합의한 이후 진전된 논의였다. G7은 내년 1월까지 포괄적 개요안을 마련한 뒤 세부 계획은 OECD와 G20 회의 등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는 그간 디지털세 도입 논의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었다. 과세 근거를 제대로 찾지 못했고 도입할 경우 국내 인터넷 기업에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세 부과 논의에 속도가 붙고 국제 사회의 공감대가 대부분 형성되면서 우리나라 역시 디지털세 초안을 마련하는 OECD 내 ‘주도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OECD는 현재 글로벌 IT 기업이 매출을 잡을 때 소비자의 위치를 감안해 국가별로 공정하게 세금을 내게 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고, 이 합의안을 반영하겠다는 게 한국 정부의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필요한 의견을 반영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디지털세가 기업들의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공정하게 부과되기 위해 과세 대상과 기준을 명확하게 만들어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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