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변화하는 주류 마케팅 저도주(低度酒) 열풍, 대한민국 주류계를 휩쓸다
[Inside] 변화하는 주류 마케팅 저도주(低度酒) 열풍, 대한민국 주류계를 휩쓸다
  • 이경진 기자
  • 승인 2015.08.05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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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경진 기자]

저도주(低度酒) 열풍, 대한민국 주류계를 휩쓸다


젊은층을 타격으로 급부상하며 주류문화 이끌어

 

올 초부터 부산·경남지역에서 시작된 달콤하고 순한 ‘과즙소주’ 열풍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순하리)’도 과즙소주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는 젊은층이 부담스럽지 않은 술 문화를 선호하며 저도주의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주류 문화 트렌드에 따라 사회 분위기와 문화가 달라짐을 알아보고자 한다.

 

시대 흐름을 읽는 주류 마케팅

1990년대 한국은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끔찍한 사건사고들이 많았지만 서구문화가 급속도로 유입되면서 자유분방한 시기였다. 주류업체들은 젊은 세대들을 소비자층으로 만들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당대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제작했다. 대표적인 배우가 박종운이다. 그의 유머러스한 동작과 ‘랄라라’ 흥얼거림은 맥주를 가볍게 즐기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당시의 광고 스타일은 스타가 가운데 있으면 제품과 그에 대한 설명이 그 주변을 싸고 있는 형태다. 활자를 통한 정보 습득이 일반적이었던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한파라고 표현될 만큼 매섭게 몰아쳤던 IMF시절이었기 때문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스포츠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박찬호, LPGA에서 우승한 박세리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사람들은 웃었고 희망을 얻었다. 맥주광고는 이와 같은 의도로 광고모델에 스포츠 선수들을 기용했다. 당시 카스는 권투 선수 홍승환, 축구 선수 이민성의 통쾌한 경기 장면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도 했다. 맥주가 넘치는 에너지로 접근하는 반면 소주는 부드럽게 접근했다.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를 모델로 주로 기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이나 헤어스타일을 최대한 꾸밈없이 단정하게 하고 정면을 응시한 얼굴을 클로즈업해 깨끗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도록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개성과 새로운 것에 호감을 느끼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젊은 층에 다가가고자 그들이 가치관을 광고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남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HTMQ은 소주광고에서 섹시함으로 연결됐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얼굴과 시선처리에 집중했다면 2000년대 후반에는 몸매 전체를 보여주는 구도로 바뀌었다. 가슴, 허리 등을 과감히 노출하고 S라인을 부각시키는 등 자극적으로 바뀌었다. 맥주 광고는 젊은이들의 핫 아이콘인 남자 아이돌을 모델로 채택해 젊음을 자유롭게 배출하는 모습을 그렸다. 

 

“취향에 따라 즐겨요”

최근 웰빙 바람이 불면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고 여성 소비자가 늘어나는 등 트렌드가 변하면서 소주 광고에 새 바람이 불었다. 남성 모델이 함께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존재할 법한 풋풋한 연인의 모습을 연출해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섹시한 여가수를 기용하던 처음처럼 광고도 지난해 조인성과 고준희를 함께 내세웠다. 여성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남녀배우를 기용한다는 점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 그 사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한류열풍을 일으켰고, 모델로서 싸이의 선호도가 올라갔다. 실제 콘서트 장에서 음주가무를 선보이는 싸이답게 광고에서도 열정적인 애주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맥주 광고도 느낌을 전달하는 감성 마케팅에 집중했다. 제일기획 김해원 프로는 “이전에는 제품이 가진 객관적인 속성, 사실적인 요소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좋아할 만한 워너비 스타를 기용하고 그들이 어떻게 삶을 향유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대표적 예로 카스는 익스트림 스포츠나 이색 파티를 하는 역동적인 화면을, 클라우드는 고급스러운 파티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처럼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시선을 잡기 위해 주류 업계 움직임이 마케팅뿐만 아니라 상품 제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정관념처럼 당연시 된 제품의 특성에 맛, 디자인 등의 요소를 추가해 리뉴얼하거나 새롭게 출시함으로써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하리’ 인기로 기존 소주 음용층 중 소주 특유의 향과 맛에 부담을 느꼈던 소비자들이 과일소주 타입의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습니다”라며 “아직까지 대부분의 소주 음용층들이 소주 본연의 맛을 중시하고 있어 기존 ‘처음처럼’의 품질 향상에도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부어라, 마셔라’를 외치던 때가 지나고 이제는 ‘취향에 따라 즐기는’ 시대가 되고 있다.  

 

▲캡션은 젊은층의 문화 패턴이 달라지고 선호 분위기가 바뀌면서 저도주(低度酒) 열풍이 불었다.ⓒ 처음처럼 CF

독한 소주 맛보다는 부드럽고 순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소주 업계는 계속 도수를 낮췄다.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유학 등으로 외국에서 다양한 주종을 접하면서 국내에서도 본인의 취향에 맞는 주류를 찾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진 것이 주원인이다. 여기에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싱글족이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파티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때 술을 마시는 풍조도 작용했다. 

 

현재는 저도주(低度酒) 전성시대

소주시장에 지역 소주가 중앙 무대로 나서기 시작했다. 대표주자는 저도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무학의 좋은데이다. 좋은데이가 질주하는 반면, 타 지역 소주들은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소주 기업의 성적표는 소비자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마케팅인사이트 윤태선 전무이사는 “소비자와 밀착해서 소비자의 요구를 부단하게 수용하고자 노력하는 곳이 선전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무학의 선전은 소비자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을 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1995년 25도 소주 시장에 23도 화이트로 저도주 시장의 문을 열었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16.9도짜리 소주 좋은데이를 출시한 것도 소비자의 요구를 빨리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2000년대 웰빙 바람과 함께 술 문화의 트렌드는 순한 술로 바뀌기 시작했다. 2·3차 문화가 사라지고, 집에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이어지면서 주류 시장에서 소주 점유율은 계속 낮아졌다. 대신 맥주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마케팅 인사이트가 발표한 ‘주류 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주로 마시는 술’ 조사에서 처음으로 맥주가 소주를 앞섰다. 2010년 조사에서는 52.7%를 차지했던 소주가 2014년 조사에서는 45.3%로 하락했다. 이와 반대로 맥주는 ‘주로 마시는 술’ 조사에서 2010년 31%를 차지했지만 2014년 44%로 치솟았다. 이는 5년 후에는 ‘주로 마시는 술’이 소주에서 맥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태선 전무이사는 “소비자의 기호에 소주 기업이 대응할 방법은 우선 저도주다. 당분간 소주 시장은 저도주 시장 위주로 흘러갈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참이슬은 주류 광고 모델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도 했다. 남성 일색이던 소주 광고 관행을 깨고 여성을 모델로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에는 남녀 경계가 허물어져 여성속옷 광고에 남성 모델이, 남성화장품 광고에 여성 모델이 등장하지만, 당시엔 파격적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출시 초기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발탁했다. 이후에도 일관되게 여성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1대 모델 이영애를 필두로 박주미, 김정은, 김태희, 남상미, 하지원, 이민정, 문채원, 공효진에 이어 아이유까지 참이슬 모델은 당대 최고의 스타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라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10일부터 2030 젊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참이슬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슬포차’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즐기는 깨끗함’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참이슬의 깨끗함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 소주 브랜드라는 리더십을 굳건히 한다는 계획으로 이슬 포차를 선보였다. 개장을 기념해 참이슬 모델 아이유가 손님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아이슬’을 직접 만드는 칵테일 쇼와 참이슬과 함께하는 미니콘서트 등을 진행하며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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