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심화되는 보이콧 재팬, 오키나와 현지를 취재하다
[이슈메이커] 심화되는 보이콧 재팬, 오키나와 현지를 취재하다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9.08.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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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지 기자]

심화되는 보이콧 재팬, 오키나와 현지를 취재하다

 

사진=임성지 기자
사진=임성지 기자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이 심화되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8월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키나와 나하시 관광청의 한국 단체관광 수주액이 8월은 전년 대비 80%가 감소했고, 9월은 90%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발적인 보이콧 재팬이 확산되면서 일본 관광을 취소하는 한국인들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한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일본 지방도시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이슈메이커에서 오키나와 현지를 취재했다.

 

보이콧 재팬, 현실은?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본에 대한 보이콧이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관광의 경우 일본 경제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카드라고 알려지며 일본 관광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SNS로 퍼지고 있다. 이처럼 확산되는 일본 여행 보이콧의 현실을 취재하고자 이슈메이커 취재진은 7월 28일 오키나와로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행 항공편 탑승 수속을 하는 관광객은 다른 국가로 가는 관광객의 수보다 현저히 적었다. 그러나 일본행 항공편 탑승 수속을 안내하는 항공사 직원은 “작년과 올 초 대비 일본행 관광객의 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많은 관광객이 수속을 마치고 들어갔다”며 “아직 보이콧으로 관광객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오키나와행 비행기를 탑승하니 가족, 친구, 연인 등으로 보이는 관광객으로 붐볐다.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떠난다는 대학생 김 모 씨는 “보이콧 재팬에 동의하지만, 이미 예약한 비행기 표, 호텔 등의 취소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연예인이나 금전적 여유가 있는 30~40대는 취소가 쉬울 수 있으나 자신과 같은 20대 등은 해외여행의 기회가 적어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오키나와 국제거리 / 사진=임성지 기자
오키나와 국제거리 / 사진=임성지 기자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 도착한 취재진은 호텔로 향하면서 30년째 택시기사를 하는 켄타 씨에게 오키나와 관광객이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이후 변동이 있냐고 물었다. 켄타 씨는 “오키나와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그리고 대만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며 “관광객이 줄거나 오키나와 경제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말했다. 그러나 오키나와 하버뷰 호텔 관계자는 “9월과 10월 예약하는 한국인이 전년 대비 60~70% 이상 감소했다”며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호텔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더 감소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반된 의견을 뒤로하고 취재진은 오키나와에서 한국관광객이 많다는 국제거리를 찾았다. 오키나와 국제거리는 나하시의 가장 번화한 거리로 오키나와 수호신과 토산품을 파는 상점이 많으며, 쇼핑센터 호텔 등이 모여 현지인과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지역이다. 그러나 취재진이 국제거리를 찾았을 당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는 한산했다. 한국인 관광코스로 유명한 스테이크 가게를 찾으니 한국 관광객을 찾을 수 있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왔다는 직장인 이 모 씨는 “과거사나 아베 정부의 경제 제재에 대해 비판하지만, 일본 여행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하지 않나”며 “일본 여행이나 개인적 사유로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비난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보이콧 재판이 확산되고 있으나, 일본을 찾는 방문객은 현저히 줄지는 않았다. 8월 14일 국토교통부의 일본 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일본 노선 탑승률은 71.5%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 정도 감소했다. 이에 대해 현지 일본 여행업체 관계자는 “사업이나, 유학생, 또는 예약을 취소하지 않은 여행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한일 갈등이 장기화 될수록 관광객 수요는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슈리성 / 사진=임성지 기자
슈리성 /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 날 취재진은 류큐 왕국의 성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오키나와 대표명소인 슈리성을 찾았다. 대표적 명소임에도 국제거리와 마찬가지로 슈리성에는 한국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오히려 일본, 대만, 유럽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슈리성에서 입구에는 한국어로 적인 안내문이 구비되었지만, 안내문을 들고 있는 한국 관광객은 볼 수 없었다. 슈리성에서 가이드로 자원봉사 하는 타케루 씨는 “그동안 오키나와의 문화유산인 슈리성을 한국인들에게 알려 많은 보람을 있었는데 한국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 대해 오키나와 현지인들의 의견을 묻고자 취재진은 한국인들의 왕래가 없는 음식점을 찾았다. 한국어 간판이 없고, 영어 메뉴판조차 없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마사 나리 씨는 실제 처음 마주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마사 나리 씨는 악화되는 한일관계에 대해 “일본과 오키나와는 별개이며,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기에 적대시하는 것보다 친구라는 생각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사 나리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의 10주년 기념 펜을 취재진에게 주며, 내년에도 또 봤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항공사 중 일본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은 9월부터 총 5개의 일본 노선을 운휴하거나 노선을 감편하도록 결정했다. 또한, 일본 여행수요가 감소하면서 위메프 여행상품 중 후쿠오카는 46%, 오사카는 35%로 예약이 줄었다. 보이콧 재팬이 장기화 될수록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보다 중소 도시의 실제 경제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일 여행절벽의 경제적 피해와 시사점’의 보고서에 의하면 일본의 피해는 한국의 6배가 넘을 것으로 한일 간 여행 감소가 2020년까지 이어질 경우 일본의 경제성장률 하락효과가 ?0.1%P로 한국 ?1.05%P에 비해 2배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금방 식을 것이라는 일본의 예상과 달리 한국콜마, DHC텔레비전을 포함 지속적인 한국 비하 발언 등으로 보이콧 재팬은 일본 기업과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상하지 않은 이상 일본 아베 정권으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는 고스란히 일본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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