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단독]“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 안수정 기자
  • 승인 2011.11.0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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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브랜드가치 2013년까지 세계 15위로 끌어 올린다
[이슈메이커=안수정 기자]

[Global Leader]

국가브랜드위원회 이배용 위원장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입니다”

 

 

 대한민국 브랜드가치 2013년까지 세계 15위로 끌어 올린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이배용 위원장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입니까?’ 트렌드를 앞서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았음직한 말이다. 기업이나 개인 차원에서 다른 이와는 구별된 자신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가의 브랜드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통해 대내외적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고,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이배용 위원장)가 그 중심에 있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에 대한 호감도, 신뢰도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과거 국력의 전통 요소인 군사력, 경제력을 뛰어넘어 국가의 품격, 이미지를 포함한다. 더불어 해당 국가의 국민, 상품, 기업에 대한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로, 상당수 국가들이 대내외적 국가브랜드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영국의 사이먼 안홀트가 개발한 국가 브랜드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가 브랜드 지수(NBI)’ 조사에서 작년 대비 세 단계 올라선 27위를 기록했다. 괄목할만한 경제성장, 한류열풍, 기업들의 해외시장 확대 등 실체에 비춰봤을 때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국가차원에서 브랜드제고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이때, 지난해 9월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배용 위원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전도사’라고 불리며 평생을 역사학자로 활동하고, 이화여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여성 브랜드가치 제고와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에 헌신한 그녀이기에 기대되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대학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신용’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이배용 위원장과의 인터뷰로 대한민국의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나눔과 전통문화 가치의 확산

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일 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교육자 시절과 비교해 어떻습니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바로 알려야 하는 만큼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일이 생소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국가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과 전략을 세우는 부분에 있어서 세계화에 신경 썼던 이화여대 총장시절의 행정업무와, 한국학 전도사로 세계를 돌아다닌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어요.”

 

 

국가브랜드위원회 활동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국가브랜드 위원회는 국가 전체 이미지, 신뢰도를 총합 브랜딩하는 곳입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그냥 지나치던 것을 구체적으로 관리도 하고 각 부처가 분산되었던 것을 통합하기도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브랜드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순위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인 것, 중장기적인 전략을 함께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G20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인지도와 호감도가 상승했어요. 국민들도 국가브랜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의식을 갖기 시작을 한데다,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브랜드라는 것이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수반돼야 할 텐데,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소개해주시죠.

“1기 국가브랜드위원회가 국가브랜드 정착을 위해 하드웨어 측면에 중점을 뒀다면 제가 맡은 2기는 봉사와 문화의 키워드로 접근했습니다. 경제적 파워는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소프트파워가 약한 대한민국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길은 나누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에 해외봉사단에 역점을 두었고, 봉사단의 국제적 인식 제고를 위해 대학, 기업, NGO 등 민간 봉사단과 통합브랜딩을 강화했습니다. 특히 일방적인 봉사는 현지에서 불협화음을 만들 수 있으므로, 수혜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봉사를 하기 위해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원조 받는 나라에서 나눠줄 수 있는 나라로 변모한 한국의 국제적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덧붙여 “무엇보다 국민들이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국민적 관심을 자긍심으로 고취하기 위해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조화해서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밖에도 친절한 국민성 회복, 다문화에 대한 배려와 포용, 우리 기술의 세계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8월 국가브랜드위원회는 한류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볼수 있는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컨벤션"을 개최했다.

 

지갑이 아닌 마음을 열게 하라

브랜드라는 것이 결국은 외국인들 눈에 비춰지는 우리의 모습일 텐데요. 이들의 눈에 비춰진 한국,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한류열풍은 국내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 강렬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드라마, K-POP이 열렬한 반응을 받고 있어요, 흔히 이러한 한류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시작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전통과 역사 속에 흐르는 우리의 열정이 세계의 호응을 받은 것이라 판단됩니다. 이제 한류는 동남아, 중앙아시아에서 파리까지 입성했어요(웃음). 그래서 이 한류를 더 확산시키고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고착하기 위한 전략을 미련할 계획입니다.”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 한류열풍과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브랜드가 저평가되는 이유는.

“우리 속에 내재된 역사ㆍ문화적 가치가 저평가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가 갖추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의 문화를 100% 파악하지 못해 내놓지 못한 경우도 많아요. 상당수의 사람들은 경상북도 경주에 위치한 옥산서원, 전라남도 장성군에 자리한 팔암서원 등을 알지 못합니다. 이 서원들이 품고 있는 역사적·이념적 배경과 독특한 유·무형의 가치는 세계 속에 내놓아도 손색없는데 말이죠. 국격 있는 나라, 품격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전쟁 중에 무기 대신 팔만대장경을 만든 조상들의 혜안을 본받아야 하는 이유죠.”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주시죠.

“국가브랜드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토대로 보이지 않는 저력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요. 20세기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한 가시적인 부분과 경제적인 부분의 위상을 높였다면, 지금은 그 지속력을 토대로 문화를 살려 광범위한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즉 박제된 역사를 시대에 맞는 스토리텔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더불어 ‘사람의 지갑보다는, 마음을 열게 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국민 개개인은 국가의 자산이자 경쟁력입니다. 해외에 나갔을 때 누구를 만났느냐, 그 사람을 통해 무엇을 보았느냐가 국가 이미지를 좌우하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국민 모두가 자신의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친절한 국민성을 보여준다면 세계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요.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임을 스스로 확신해야 합니다. ‘Made in Korea’의 자긍심을 가슴에 품고 나아간다면 세계인들에게 ‘강요’가 아닌 ‘감동’의 민족으로 기억될 수 있어요.”

 

 

실제로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외국인들을 만날 때 한국에 대해 우리만의 것을 얘기해줄 때 가장 큰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이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문화유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그 가치를 잘 모르느냐?'예요. 우리가 우리의 훌륭한 역사와 자연, 문화유산 등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글, 수원화성, 첨성대, 서원, 서울의 4대문 등에 담긴 선조의 깊은 뜻을 헤아리고 그 아름다움에 대해 자부심을 갖지 않는다면 한류는 결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우리 것에 대해 감동해야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거든요.”  

 

 

‘한국’하면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원하시나요.

“무엇보다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육이 사람을 키우는 것이고, 사람을 통해서 국가의 이미지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죠. 대학민국이 교육 강국이라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며. 최근 디자인도 많이 알려지는 것 같아요. 그 중에 브랜드로 제일 대표적으로 내세울 것은 ‘한글’입니다. 세종대왕은 문화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배려와 화합의 문자인 한글을 창제했어요. 한글창제는 지식의 나눔입니다. 한 나라 수장이 문맹이었던 백성들에게 광명을 찾아 준 것이죠. 우리민족의 영원한 스승으로 인정받는 세종대왕의 탄생일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세종대왕의 한글이 바로 교육 강국이 되는 또 하나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미래의 나침반'이라고 말하는 이배용 위원장. (자료제공: 국가브랜드 위원회)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

‘역사는 미래를 향한 나침반’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역사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승입니다. 역사 속엔 현재 우리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반복됩니다. 인간은 내일을 모르는 존재지만 오늘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는 지나간 과거지만 미래에 일어날 문제를 대비하는 힘이 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역사교육에 대한 위원장님의 생각을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흔히 애국심이라고 하면 국수주의적 폐쇄성으로 치우칠까 우려하지만, 글로벌시대에서는 우리의 정체성과 뿌리를 세울 때 개방과 포용도 가능합니다. 내 것도 모르면 남의 것을 존중할 수 없잖아요.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모르니 숭례문도 물질로만 보고 화풀이로 불태우는 일까지 발생하는 겁니다. 하버드대 학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제가 경복궁 답사를 동행한 적이 있어요. 우리와 언어 뿐 아니라 문화가 달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했지만, 보고 느끼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명성황후가 시해된 건청궁에 가서 ‘침략은 상대방의 문화와 자긍심을 파괴하는 비극적인 것이고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서로 평화를 만드는 길을 찾고 꿈꿔야한다’고 했더니 학생들도 눈물을 흘리며 공감하더군요. 인류의 마음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정성과 진실을 나누면 함께 가는 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같은 선상에서 최근 한국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다문화도 머나먼 타국에서 온 이들에게 한국적인 것을 알리고 심어준다면, 질서 속에서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암기의 이미지가 강한 역사교육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어린 시절부터 접하게 도와준다면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타국에서 혼 이들에 대한 포용력까지 함양할 수 있을 겁니다.”

 

 

‘주전자’ 들고 코리아 브랜드 높일 터

브랜드를 올리는 일은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씀 전해주십시오.

“저는 우리의 품격이 지지받고 신뢰받기 위한 일환으로 ‘주전자정신’을 강조합니다. 국격은 다른 누군가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이 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세계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실력을 높게 쌓아야죠. 그래서 각 분야의 전문성이 신장과 더불어 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자긍심이 있어야 세계에 자랑할 수 있고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전자의 '주인'과 '전문성'과 '자긍심'이 중요합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나눔 활동을 하는 것도 대한민국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고요. 또 하나는 오늘만 단기적으로 끝나는 성과가 아니라 내일을 위해서 계속 주전자의 물을 부어 내려주어야 해요. 후손들도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끝으로 향후 위원회 운영방침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한 부처에서 하기 어려운 국가전략을 총괄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이에 늘 대한민국이 품고 있는 내용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지지를 받기위해 고심하며, 국민들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겠습니다. ‘친절한 대한민국’, ‘미소가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위원회와 정부뿐 아니라 언론을 비롯해 온 국민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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