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에서 우수벤처기업 CEO로 변신
평범한 주부에서 우수벤처기업 CEO로 변신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9.09.04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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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평범한 주부에서 우수벤처기업 CEO로 변신
 

 

ⓒ한국센서연구소
ⓒ한국센서연구소

 

 

 

남편을 내조하고 아들 둘을 키우던 평범한 주부가 연이어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 K-ESP 기술 전문기업,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청렴대상, 우수벤처기업, 고용 우수기업에 선정된 성공적 CEO가 됐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는 한국센서연구소 이수민 대표의 이야기다. 뜨거운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그의 지난 희로애락을 이슈메이커가 함께한 이유였다.

 

 
평범한 주부에서 여성 CEO로 변신은 무죄

1990년대 초반 ‘아들과 딸’이라는 드라마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남녀 차별적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많은 인기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성실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사이에서 평범하게 자란 이수민 대표도 남성 우월적 가부장적인 문화로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구분과 교육을 받고 자랐다. 현모양처만이 여성으로서의 갈 길이라는 교육으로 그는 20대 중반 이후 평범한 주부의 삶을 선택했다.
 

고려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오빠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한 이수민 대표. 그는 결혼 후에도 독서논술교실을 운영하면서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30대 중반 늦깎이 대학원생의 길을 선택한 이유도 전공 서적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억누르기 어려워서였다. 20대 젊은 학생들과 함께 정치경제 수업을 받았던 대학원 생활은 컴퓨터를 활용해 리포터를 쓰는 것부터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다. 하지만 동료 학생보다 더 많은 과제를 수행하고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던 그는 다시금 박사과정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독박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춘기를 맞이한 아이들은 박사과정 도전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엄마의 역할과 박사 과정 그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었기에 이수민 대표는 당시를 유독 힘들고 도전적인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스스로 선택한 길을 포기할 수 없었다. 건강 검진에서도 몸을 혹사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일과 가정 모두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뼈저리게 고된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고맙게도 그의 아이들은 각자의 길을 찾아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고 이 대표 역시 40대 중반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몸소 보여준 시간이었다. 박사과정 중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연구하다가 이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던 CEO의 길을 걷게 된다. 그 이유가 궁금해 인터뷰를 이어갔다. 

 

ⓒ한국센서연구소
ⓒ한국센서연구소

 

 

여성 리더만의 강점으로 한국형 히든챔피언이 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각국은 새로운 산업군에서도 치열하게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 특히 그동안 ‘산업의 쌀’로 불린 ‘반도체’ 분야만큼 앞으로는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와 첨단센서 산업은 한국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 대표는 High Tech 기술과 고품질 경영을 표방한다. 그는 “대한민국 제품 자체가 품질이 좋아야 한다. 이것이 애국이다”라며 “반도체의 신뢰성과 센서 민감도는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좌우하기에 2012년 비메모리 반도체 및 센서 분야에서 신뢰성과 1/f noise 시험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창업했고,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을 받았다”라고 한국센서연구소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결혼과 출산 후 육아에 힘을 쏟던 평범한 주부가 창업 7년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정치경제를 전공한 그는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남편의 영향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정치경제가 만나는 국가과학기술정책 사례로 반도체 산업을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국내에서 취약했던 비메모리반도체와 첨단센서 사업의 필요성을 인지하였다. 이수민 대표는 “오히려 비전공자이기에 가능했던 부분이 많았다. 앎과 실천은 다르기에 전공자와는 달리 나의 종잣돈을 모두 털어 미래 산업에서 중요한 신뢰성 기술 중심의 사업으로 재편해 과감히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특히 남성적 성향이 강한 이공계 분야에서 섬세한 여성 리더만의 강점은 남다른 경쟁력이 되었다. 업무와 관련해서 직원들과 엄마의 마음으로 소통했고 도덕성이 경영 교과서가 되어 높은 업무 성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곳에서는 구성원 간 경쟁 구도 보다 상호 협력을 중시한다. 일 때문에 힘들 수는 있어도 사람 때문에 힘들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 퇴사자 중 3년 이상 회사에 공헌한 이들에게 ‘베스트 알바트로스’라는 평생 전문 위원 자격을 부여해 회사를 떠난 이들과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자 한다.
 

한국센서연구소 설립 당시 국내 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신뢰성 있는 연구 결과를 위해 대만에 있는 업체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대표는 K-ESP 기술 전문기업(시험분석분야)으로써 향후 대만으로 향하는 국내외 기업의 발길을 이곳으로 돌리는 게 목표이다. 그는 “포부의 한자 ‘抱’는 ‘안을 포’와 ‘던질 포’라는 두 가지 상반된 뜻이 있다. 이는 아마도 희망을 안고 있다가 세상에 뜻을 던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CEO는 기획하고 상상하며, 안고 던지는 사람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개인적 신념처럼 머지않아 이 분야에서 히든챔피언이 되겠다”라고 자신의 포부를 드러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어려울 때마다 신앙에 기대고, 관련 자료와 책을 찾으며 해결한다는 이수민 대표. 그는 멀리 보고 일련의 과정을 지도로 그려내는 일을 하려면 평생 필요한 공부를 해야 함을 덧붙였다. 한국센서연구소는 설립 초기 매출이 없었던 시기에도 어려운 학생들을 찾아 장학금을 지급하고, 대전 동구 달동네에 매년 연탄을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 역시 기업의 나이만큼 이어가고 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삶은 운이 좋거나 우연히 이뤄지는 것이 아닌 철저한 노력과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이수민 대표의 지난 삶을 통해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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