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아름다운 서양 자수의 매력에 빠지다
열정과 아름다운 서양 자수의 매력에 빠지다
  • 고주연 기자
  • 승인 2019.08.05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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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고주연 기자]

 

열정과 아름다운 서양 자수의 매력에 빠지다  

“고단한 일상에서도 예쁜 꿈과 희망을 담을 수 있습니다”

 

ⓒ고주연 기자
ⓒ고주연 기자

 

 

노의언 대표의 개인 공방이기도 한 한국프랑스자수협회(분당본점)는 '느벨의 프랑스 자수'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3~40평 남짓한 작업실 내부에는 그와 그의 학생들이 손수 수놓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화이트 자수와 자수로 수놓은 예쁜 옷을 입은 마네킹을 비롯해 아기자기한 쿠션, 액자, 가방 등 흔한 일상 소품들도 저마다 수놓아진 독창적인 그림을 갖고 있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 작업실 테이블 위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꿈을 그리듯 한땀 한땀 정성들여 자수를 놓고 있었다.

 

 

‘아름다움’과 ‘편안함’의 공방을 만들다 

노의언 대표가 분당 지역에 느벨의 프랑스 자수(이하 느벨)를 연 해는 2013년, 협회를 설립한 시기는 2017년 4월이다. 느벨은 협회를 운영하는 사무 공간이지만 어떤 예술가의 작업실에 더 가까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노 대표는 “작은 공방임에도 찾는 사람들이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꾸몄습니다”며 협회 및 클래스 진행, 개인 작업실의 다목적 공간으로 느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느벨의 창립 배경에는 아름다움과 배움을 삶의 가치로 추구하는 노 대표의 사연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 그림을 좋아해 미술 전공을 꿈 꿨다. 하지만 과거에는 예술 전공의 길을 만류하는 경향이 흔했다. 그 역시 비슷한 이유로 무난한 진로를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노 대표는 공방을 열기 이전까지 20년간 평범한 회사원으로 근무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주요 면세점 매장 관리에서 꾸준하게 좋은 실적을 유지해 주위로부터 추진력과 끈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는 했다고 떠올렸다. 
 

노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반복되는 팍팍한 일상에의 고단함과 무료함을 해소하고자 그는 20대 중반 무렵부터 여러 가지 공예를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과는 달리 동양자수는 알아도 프랑스자수는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시절. 노 대표도 그 중 하나였다. 회사 근처의 작은 공방을 그의 발로 직접 찾아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에 그는 “제가 찾아간 곳은 번화하지않은 상가에 위치한 작은공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생전 처음 보는 자수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매료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며 웃었다. 이전까지 십자수나 동양자수에만 익숙했던 그는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 ‘황실 엔틱자수’의 모습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하며 프랑스자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10년도 초반이지만 90년대부터 알게 되어 시간이 날 때 소소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느벨의프랑스자수 창업을 준비하면서 노 대표는 서양 자수 전반의 지식과 노하우를 얻게 됐다. 그는 “사실 국내에서 흔히 사용하는 ‘프랑스 자수’ 라는 명칭보다는 ‘서양 또는 유럽 자수’라고 부르는 것이 의미상으로는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서양자수가 유럽 국가들 저 마다의 기후와 문화적 특성에 영향을 받아 그 기법과 용어가 다르게 발전해왔기 때문입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동서양 자수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표현 방법에서 드러난다. 동양 자수가 섬세한 바느질 기법으로 명암과 음영을 채우는 평면적기법이라면 유럽자수는 디자인과 바느질 기법에 있어 좀 더 자유롭고 입체적으로 표현 및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프랑스자수협회(느벨의 프랑스 자수) 느벨의 프랑스 자수 작업실 벽에는 노의언 대표가 직접 수놓은 전시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프랑스자수협회(느벨의 프랑스 자수) 느벨의 프랑스 자수 작업실 벽에는 노의언 대표가 직접 수놓은 전시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서양자수의 저변 확대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다
20년 직장생활의 마침표를 찍은 노 대표는 공방 창업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준비 기간만 1년 넘게 소요 됐다. 그는 “클래스에서 사용할 샘플링과 아이템 개발이 필요했는데 이 경우 모작이 아닌 창작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부터 저는 시간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자수 창작에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느벨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바느질 경험이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수강생분들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수업 준비를 했고, 느벨 스티치북을 마치면 기본기가 강한 수준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보다 전문적인 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프랑스자수 협회를 설립했다. 이는 자격증시대에 맞춰 자격증발급을 확대해 창업은 물론 자수 강사로서의 길을 가기위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함이었다. 이에 느벨의 클래스 커리큘럼은 그 수준과 강도가 높다고 수강생들은 입을 모은다. 바느질을 잘 알지 못하는 입문자가 자수를 시작한다는 가정하에 타이트하게는 1년에서 보통 3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실제로 그가 가르쳤던 학생들이 그가 손수 창작한 느벨의 커리큘럼을 마치고 나서 스스로 프랑스자수 공방을 열거나 지자체와 기업 산하의 단체 및 문화센터에서 전문 강사로 인정받는 것을 보면 노 대표는 뿌듯하다고 말한다. 그는 “제가 처음 공방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느벨은 지금보다 더 작은 규모였습니다”며 “그런데 때마침 자수열풍이 시작이 되면서 저의 수업도 활기를 얻게 되었어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무언가에 집중을 하다보면 복잡한 생각들이 사라지게 되죠. 반복되는 일상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차분히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고자 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자수가 갖는 매력에 심취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의외로 자수를 통해 생활의 활력과 자신감을 찾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의 프랑스자수 수업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느벨을 찾아준 모든 수강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노 대표는 많은 수강생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지방에서 분당까지 매주 등원해 전문가 과정을 마쳤던 열정 넘치는 수강생과 여자 친구에게 선물 하고 싶다며 찾아 온 청년의 얼굴이 스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에는 노 대표가 이들에게서 자신과 같은 열정과 아름다움을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팍팍한 직장생활의 돌파구를 찾고 싶어 소소한 취미로 시작했던 서양자수가 이제는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며 노 대표는 웃었다. 이어 그는 “과거 자수는 기능적인 용도와 아름다움을 추구했지만 현대에 와서는 생활 속에서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는 장식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순수 예술의 한 표현인 실로 그리는 그림으로 불리우며 예술의 한 분야로써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현대예술의 한 분야로 발전했으면 합니다”고 전했다. “배움은 늘 설렘과 즐거움을 주는 존재입니다. 저의 자수를 통해 잠시라도 힐링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고 힘내라는 말보다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있기를, 힘들지 않기보다 힘들 가치가 있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고 말하는 노의언 대표의 눈빛에서 삶을 즐기는 여유로움과 꾸준한 작업과 그 작업물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예술가의 전문성이 느껴졌다. 한국프랑스자수협회(느벨의 프랑스 자수)의 노 대표가 수강생들과 함께 수놓을 미래의 아름다움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업실에 발걸음하길 바란다.     

 

ⓒ한국프랑스자수협회(느벨의 프랑스 자수) 최근 유행하는 화이트 자수의 한 패턴이다.
ⓒ한국프랑스자수협회(느벨의 프랑스 자수) 최근 유행하는 화이트 자수의 한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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