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간 우리 곁을 지켜준 독서가 사라지고 있다”
“70년 간 우리 곁을 지켜준 독서가 사라지고 있다”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07.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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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70년 간 우리 곁을 지켜준 독서가 사라지고 있다”


 독서문화 개선되지 않는 한 


 

 

 

 

광복 70년을 맞는 올해는 현대적 독서가 시작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현 시점을 가리켜 광복 이래 가장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며 우려를 표한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또한, 스마트 기기 등 문명의 발달로 인해 독서보다 더 재미있고 편안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현대인의 삶 속에 독서가 설 자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질 문맹률이 가장 높은 나라, 한국

1945년 해방 당시 국민 50% 이상은 문맹자였지만 70년이 흐른 지금은 더 이상 문맹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은 OECD에서 회원국 노동 인력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한 문자 독해력 평가를 통해 ‘실질 문맹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조사됐다. 평가 결과를 보면, 16살에서 24살까지의 국내 젊은 층의 경우 조사 대상 가운데 3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독해력을 자랑했다. 그렇지만 가장 고령군인 55세에서 65세 사이의 점수는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20위로 최하위 권을 기록했다. 실질 문맹률 조사를 국내에서 수행한 연구기관 담당자는 “어릴 때 집에 책이 많았던 중장년층의 사람들이 지금까지 독해력이 뛰어났습니다”라며 “이번 조사를 보았을 때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중장년층이 되어도 독해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채로 나이가 들면 독해력이 크게 떨어지게 조사됐습니다”라고 전했다. 결국, 한국의 실질 문맹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책을 읽지 않는 습관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국의 노동 시간은 OECD 최장 시간으로 알려졌다. 야근과 주말 근무가 많은 상태에서 한국인들의 독서시간은 보장되지 않고 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영상문화와 인터넷의 급격히 발달로 인해 독서는 대중들의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정치와 삶 속에 묻어있는 독서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독서가 삶의 일부였다. 대학과 교회,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렸던 독서회의 모습을 비롯해 학교와 도서관, 책방에서 쪼그려 앉아 하루 종일 책을 읽는 사람들의 풍경은 1990년대까지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1954년도 작품인 ‘청춘극장’을 비롯해 1978년 작품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2002년 작품 ‘칼의 노래’ 등 많은 이들이 사랑한 책은 그 시대의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이러한 과거의 독서풍경은 정치와도 연계됐다.
 

1970년부터 90년대까지 펼쳐졌던 독서운동은 민족해방과 민중해방을 꿈꿔온 사람들의 저항의 상징이다. 4·19혁명 전후 ‘사상계’의 학생들과 1990년대까지 서울, 광주, 부산 등의 지역에서 진행했던 독서회의 성원들은 지금의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때문에 박정희, 전두환 정권은 독재정권을 유지하는데 해가 되는 서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금서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더불어 독서는 ‘지적 격차의 사회사‘와도 결부됐다. 한국에서 학력과 학벌을 향한 경쟁은 늘 치열했다. 지배계급은 피지배계층과의 학력, 학벌 격차를 유지하거나 더 크게 벌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반대로 가난하고 평범한 사람들도 스스로 분골쇄신하며 교육의 기회를 얻기 위해 애썼다. 이에 독서는 특정 계층의 권한이 아닌 국민 모두의 소유로서 계층과 상관없이 교육에 의지가 있는 사람들의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해외의 독서문화 배울 필요 있어

본격적으로 현대 독서가 시작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 독서가 위기를 맞았다.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2권으로 지난 2007년을 기준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4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4/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가구당 도서 구입비는 1만8천154원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독서량이 점차 감소하는 한국과 달리, 외국에서는 독서문화가 상당히 발달돼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후 구호품으로 물과 식량 다음으로 책을 요구했다. 일본인들의 오랫동안 책 읽는 습관은 자신의 터전을 잃은 상황에서도 마시고 먹는 것 다음으로 책을 구입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핀란드는 전 국민의 77%가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독서를 한다고 조사됐다. 한 국문과 교수는 “핀란드의 경우 암기식 교육이 아닌 독서를 통한 ‘읽기교육’을 도입하면서 상상력, 판단력, 자아 정체성을 학생들에게 확립시켜줌으로써 핀란드는 교육의 강대국으로 설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 역시 대중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한국독서능력개발원 성충모 사무총장은 “독서문화를 활성화 하려면 무엇보다도 독서 인구를 늘리는 일이 시급합니다. 하지만 독서는 강제성을 가지고 되는 게 아니므로 어렸을 적부터 책 읽는 즐거움을 찾게 해야만 커서도 독서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과거 70년을 돌이켜보면 독서는 한국을 표현하는 문화이자 역사였다. 또한, 책은 개인적으로도 사회의 가치 규범문화를 습득하고 공동체적 삶의 질서 속에 주체적인 삶을 보여주는 배움의 장이기도 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는 요즘, 독서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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