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배려 받는 ‘게으른 사람’들
[이슈메이커] 배려 받는 ‘게으른 사람’들
  • 한상아 기자
  • 승인 2019.07.2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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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한상아 기자]

배려 받는 ‘게으른 사람’들
귀차니즘을 노린 서비스 경제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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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비스 경제가 확산되면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 출산율 감소 및 고령인구의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 정보통신 기술발달 등으로 새로운 서비스 수요가 생성·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서비스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회·경제 및 산업 환경의 변화 속에 예상되는 미래 산업구조에 대응하며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문화 변화에 따른 산업의 진화
서비스 경제는 다양한 O2O분야에서 확장되고 있다. 음식 배달, 마트 배송 등 전통적인 서비스에서 시작해 각양각색의 방문 서비스로 분야가 넓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직장인, 1인 가구, 모바일쇼핑 인구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대표 주거형태인 1인가구는 사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가족 위주가 아닌 자신을 위한 소비가 주축을 이루기에 서비스 경제 또한 이들에 맞춰 바뀌고 있다. 흥국증권 임영주 연구원은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저성장, 이혼 및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고령화 때문”이라며 “청년층은 저성장에 따른 취업난 등으로 ‘삼포(연애·결혼·출산 포기)가 늘어나고 있고, 중년층에서는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사는 이른바 ’골드 미스터·골드 미스‘등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에서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며 이혼·사별 등의 이유로 홀로 사는 노인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구 수의 변화는 소비문화와 서비스산업의 변화로도 직결됐다.
 
게으른 사람을 위한 경제는 국내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껍질이 벗겨져 손질이 된 채 나오는 식재료와 씻어져 나온 채소와 쌀 등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음식배달서비스는 이미 전 세계 최고라 알려져 있을뿐더러 이제 앱으로 주문하지 못할 음식은 없다. 뿐만 아니라 집안일의 고충을 덜어주는 가전제품시장은 국내에서도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 배달 전문 기업은 앱 안에 마켓코너를 따로 마련해 생필품을 즉시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고, 빨래와 집안 청소를 대신해주는 서비스와 아예 집안일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싫어하는 ‘게으름뱅이’를 위한 서비스들이 한데 모여 있는 앱도 등장했다. 4월 말 한 소셜커머스업체는 음식 배달 서비스 외에도 세탁물 수거·배달, 방문 세차·청소, 마트 상품 배달 등의 기능이 탑재된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O2O서비스가 다양해지다 보니 이것들을 한데 모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O2O 통합 플랫폼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배달 어플인 '메이퇀 와이마이' 기사들이 상시대기 중이다. ⓒmediawiki.org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배달 어플인 '메이퇀 와이마이' 기사들이 상시대기 중이다. ⓒmediawiki.org

 

베짱이들이 일으킨 산업 ‘란런경제’
최근 중국에서는 게으른 사람을 위한 경제, ‘란런경제(懶人經濟)’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가사나 귀찮은 노동에 들어가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사람들을 노린 시장이다. 란런경제 현상은 대도시 젊은 직장인의 1인가구가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와 소비형태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와이마이(음식배달 서비스)는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란런 서비스로,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음식배달서비스 시장규모는 약 2,430억 위안으로 집계되며, 이용자 수는 3억 6,00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다. 또, 옷장 정리와 애완견 산책, 쓰레기 분리수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인들의 인기 메뉴이지만, 먹기가 불편했던 민물가재요리 샤오롱샤의 껍질을 대신 벗겨주는 아르바이트도 생겼다. 물론 수수료가 있다. 또한, 화장품 구매시 저렴한 비용을 추가하여 전문 미용서비스를 함께 제공받는 새로운 개념의 미용체험 서비스도 등장했다. 양말 세탁기와 창문 자동청소기 등의 란런 상품의 수익은 지난해 2조 7천억 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처럼 란런 경제의 핵심은 돈을 쓰더라도 시간을 아껴 관심사에 더 투자하겠다는 젊은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이다. 아직 서비스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도 많고 사생활 보호 문제도 있지만, 중국의 1인 가구 급증과 생활수준 향상 추세 등을 감안하면 란런 경제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간편과 편의로 무장한 ‘게으른 경제’는 앞으로 일상생활의 모습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배달음식과 가정간편식 보급으로 집에서 직접 요리하는 사람이 줄어들어 주택시장에서 주방 면적이 작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빨래를 외부에 위탁함으로써 집 안에서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를 없애 주거 쾌적성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편리한 기술과 상품·서비스를 체험한 소비자는 다시는 불편한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뿐더러, 더 편리한 것을 추구하여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지는 우려와 게으른 경제도 예외 없이 새로운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 고객의 사생활보호 문제와 배송기사의 처우, 교통안전 문제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모든 진화과정에서는 고통과 인내가 따르듯이 이러한 페인포인트(Pain Point)를 개선하고 발전시킨다면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에 부합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으른 경제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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