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情 I] 전통시장의 정
[한국의 情 I] 전통시장의 정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07.06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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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장바구니 속 정 한 보따리

계량화되지 않은 시장…흘러넘치는 시장 인심
 

 

 

 

 

  


전통시장은 대형 마트와의 경쟁 속에서 ‘덤’이라는 문화와 고객의 향수를 자극하는 강점을 내세워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 각박한 환경 속에서 따뜻함을 강조하는 전통 시장의 문화는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를 잇는 전통시장

시장에 관한 과거 기록에 따르면 시장은 식민지 시대에 민족의 울분을 토해내는 장소였으며, 죄인을 공개 처형하는 장소로 사용됐다. 그러므로 시장은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곳이자, 당시의 경제와 시대를 반영한 거울이라고도 불린다. 오늘날, 선거철에 후보자들이 민심을 잡기 위해 시장을 찾는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그동안 시장은 오랜 시간 동안 생겨나고 없어지고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물건을 흥정하는 모습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서울의 광장시장을 들 수 있다. 광장시장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예지동에 위치한 시장으로, 조선 후기 서울의 3대 시장으로 손꼽혔다. 1905년 한성부에서 시장 개설 허가를 낼 당시 동대문시장으로 명칭을 정하였으나 1960년대 이후에는 '광장 시장'으로 불렸다. 전주에 위치한 남부시장도 국내 전통시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전주는 전라도의 감영 소재지로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행정을 비롯하여 농상공업의 중심지로 꼽히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남부시장은 조선 후기에 전국의 15대 시장으로 꼽혔다. 또한, 대구·평양 혹은 대구·공주와 함께 조선의 3대 시장으로도 불려왔다. 전주시에 거주하는 한 씨는 남부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 엄마 손을 잡고 방문하던 시장에서 지금은 제 자녀의 손을 잡고 장을 보고 있다. 어린 시절 풍경과 달라진 것 없는 시장에 올 때마다 옛 추억이 떠올라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시장 속 노점상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부모세대의 단골집이 자녀의 단골집이 되기도 한다. 시장 속, 단골집은 그들만의 이야기와 애환이 묻어 있어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다수의 사람들이 대형 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자 시장에 방문하고 있다. 



 

 


전통시장 발전을 위한 노력

국내 대형마트의 시발점인 슈퍼마켓은 1970년대 초 서울 한남동에서 개업한 한남슈퍼를 들 수 있다. 1970년대 초 국내에서는 경제발전에 따른 유통근대화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됐다. 이에 정부시책에 힘입어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다수의 독립적 운영 형태와 대기업이 주도한 연쇄점 형태의 슈퍼가 등장했다. 1980년, 국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아파트 등 새로운 주거환경이 등장했다. 이러한 주거 환경은 근대화된 형태의 슈퍼마켓 도입에 유리한 배경을 조장했다. 특히 1980년대 보급된 가공식품 및 기호식품은 사람들이 슈퍼마켓을 필요로 하는 촉진제로 작용했고, 슈퍼마켓과 백화점이 결합된 형태의 대형 마트가 등장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형 마트의 등장으로 전통 시장은 위기를 맞았다. 대형 마트는 과일·채소·육류·어패류 등 1차 식품을 포함해 의류·가전제품·가구·잡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상품을 세련된 디스플레이로 제공했다. 또한, 한 장소에서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다는 마케팅으로 국민을 사로잡았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전통시장을 등지고 대형 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부는 갈수록 쇠락해가는 전통시장의 발전을 위해 2004년 10월 22일 전통시장특별법을 제정했다. 전통시장특별법은 ‘재래시장육성을 위한 특별법’에서 ‘전통시장 및 상점가육성을 위한 특별법’으로 일부가 개정돼 시행되고 있다. 일부 전통시장에서는 대형마트의 강점을 전통시장에 접목해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전용 주차장과 쇼핑카트 등을 활용해 장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시장 상인들은 “마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시스템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이유는 법률 제정의 영향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하며 정부의 전통시장 발전을 위한 노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색 마케팅을 활용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도모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강화군 전통시장을 들 수 있다. 강화군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을 패밀리 데이(Family Day)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패밀리 데이에 강화 풍물시장과 중앙시장 등을 방문하는 고객은 무료 주차를 할 수 있다. 또한, 풍물시장 내 족욕 카페를 할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강화군은 기존 전통 시장의 강점인 ‘덤’이라는 문화를 시장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물건을 구입하는 이용객에게 품목별로 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운영하며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관계자는 시장 발전을 위해 공통된 의제를 토대로 여러 기관이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상인들은 시장이 가진 기존의 기능인 따뜻한 이미지를 부각해, 대형마트와는 차별화되는 강점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상인, 국민이 전통시장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지속해서 보여준다면 전통 시장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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