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食Ⅰ]한국육류소비 실태
[韓食Ⅰ]한국육류소비 실태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06.0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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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대한민국의 넘치는 고기사랑


 

국내 육류 소비량, 과거에 비해 월등히 증가해

 

 

 

 

국내 육류 소비량이 지난 30여년 사이 4배가량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고기를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육류 소비가 증가하자 대다수의 전문가나 의료진들은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과도한 육류 섭취를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 육류 소비량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치다. 부족한 육류 섭취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았을 때, 국내 육류 소비량의 증가는 여러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된다.



 

국내 육류 소비량의 증가

  농림수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합친 1인당 평균 육류 소비량은 42.7kg으로 돼지 반 마리 분량에 해당됐다. 고기 종류별 연간 1인당 소비량은 삼겹살을 포함한 돼지고기가 20.9kg으로 가장 많았고 닭고기(11.5kg), 쇠고기(10.3kg) 순이었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80년 11.3㎏ 이후 1985년 14.4㎏, 1990년 19.9㎏, 1995년 27.4㎏, 2000년 31.9㎏, 2005년 32.1㎏, 2010년 38.8㎏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인의 고기소비가 증가한 것은 외식 문화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진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음식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최근 외식에서 먹은 음식종류로 고기를 꼽은 응답자가 51.3%로 절반을 넘었다. 이는 한정식(14.6%)과 기타 한식류(9.6%), 중식(5.5%), 일식(5.3%), 서양식(4.6%)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식 메뉴로는 20년 넘게 삼겹살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육류 소비가 증가한데에 비해 한국의 주식인 쌀의 소비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980년 1인당 연간 쌀의 소비량은 132.4㎏에 달했으나 2013년에는 그 절반 수준인 67.2㎏으로 떨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을 대체할 식품이 많아져 쌀밥을 점점 먹지 않는 가운데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육류 섭취가 특히 증가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기를 많이 먹게 된 이유로는 식습관 서구화로 식단에서 육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경제 성장에 따라 소득 수준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연령, 소득, 직업별로 육류 소비 선호도 달라

  한국축산경제연구원이 지난해 4분기 전국 소비자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육류 소비에 따른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내산 육류 구입 패턴이 연령별, 소득별, 직업별로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구입 시 모든 연령층에서 공통적으로 원산지, 품질, 판매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지만, 60∼70대는 품질을 가장 중시했고 그 다음으로 원산지를, 40∼50대는 원산지와 품질을, 20∼30대는 원산지, 판매가격 등을 중시했다. 소득수준별 분석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원산지와 품질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고, 소득이 낮을수록 판매가격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다. 월 400만 원 이상 소득자는 원산지와 품질에 대한 응답율이 각각 42.4%, 37.4%로 타 소득자 보다 높았고, 안전성과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으며, 월 200만 원 이하 소득자는 판매가격에 대한 응답율이 32.6%로 400만 원 이상 소득자보다 월등히 높았다.
 

  직업별 비교에서 전업주부, 회사원, 공무원은 원산지를 가장 우선적인 구입기준으로 삼고 있는 반면, 자영업은 품질을 우선 고려했으며, 판매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공무원과 회사원이 전업주부와 자영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축산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소비자의 연령과 소득이 낮을수록 판매가격을, 연령과 소득이 높을수록 품질을 구매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직업별에서도 공무원은 원산지를, 자영업은 품질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대형유통매장 또는 식육판매업소에서는 판매지역의 특성(연령대, 소득, 직업)에 적합한 육류를 취급하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됐다”라고 전했다.

 

 

 

 

육류 섭취 어느 정도 해야 건강에 좋을까

  육류 소비가 증가하는 실태를 두고 육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육식은 나쁜 것’이고 ‘채식은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굳어질 경우 영양 불균형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연간 육류 섭취량은 과거해 크게 증가했지만, 대만(77.2㎏), 스위스(74.8㎏), 스웨덴(81.8㎏)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치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미국(117.5㎏), 캐나다(92.3㎏), 아르헨티나(101.8㎏), 뉴질랜드(127.0㎏)와 비교하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주선태 경상대 축산학과 교수는 “30년 사이 국내의 육류 소비량이 4배 늘었다고 하지만 육가공식품을 비롯한 전체적인 육류 섭취는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서구식 생활습관이 일반화됐다고 할 때에는 육류 섭취 증가뿐 아니라 각종 간편 식품이나 탄수화물 등의 섭취 증가도 포함됩니다. 육류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채식만이 정답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과도한 우려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육류 섭취가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한영양사협회가  실시한 ‘빈혈 유병에 따른 육류 소비현황 및 빈혈 예방 관리를 위한 육류 소비 모형 연구와 결과 활용’에 따르면 빈혈군의 하루 평균 육류 섭취가 61.1g으로 정상군(92.4g)에 비해 적었다. 전체적으로 빈혈군에서 정상군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은 반면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은 낮았다. 빈혈은 생리불순 등으로 임신을 어렵게 하고 임신 후 태아의 성장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노인의 경우 기억력 감퇴 등 노인 건강에도 좋지 않다. 연구에 참여한 한 교수는 “질병 등에 따라 육류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지만 전체적인 섭취량이 낮은 상황에서 모두에게 육류 섭취가 나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육류소비량의 증가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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