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食Ⅱ]삼겹살의 역사
[韓食Ⅱ]삼겹살의 역사
  • 민문기 기자
  • 승인 2015.06.0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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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민문기 기자]

 


우리들의 국민고기 


세계 1위 삼겹살 수입국으로 등극

 

▲탄광의 광부들로부터 삼겹살이 시작됐다는 설이 있다 ⓒ KBS <한국인의 밥상>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 농림수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삼겹살 소비량은 1인당 20.9㎏인 것으로 조사됐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최고의 고기’로 환영받는 돼지. 그 중에서도 삼겹살은 우리 국민과 시대를 반영할 만큼 누구나 쉽게 즐기는 부위가 됐다. 굽는 방법, 고기 숙성 방법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더해져 한국인들의 국민고기로 떠오른 삼겹살. 대한민국은 세계 1위의 삼겹살 수입국이 될 만큼 삼겹살에 열광하고 있다.

 



 

다양한 속설을 가진 삼겹살의 시작

  소득 증가와 서구식 식생활의 영향으로 우리 국민의 육류 소비량이 30여년 사이 4배 이상 늘었다. 1인당 평균 육류 소비량은 42.7㎏으로 이는 한 사람이 하루에 고기 117g을 먹은 셈이다. 이중 삼겹살은 각종 설문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식메뉴로 꼽힐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식품이다. 삼겹살은 황사가 올 때면 소비량이 증가하는 대표적인 디톡스 음식이기도 하다. 
 

  삼겹살은 살과 지방부분이 세 번 겹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다. 갈비를 떼어낸 부분에서 복부까지 넓고 납작한 모양의 부위로 붉은 살코기와 지방이 삼겹의 막을 형성해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고소하고 다양한 조리가 가능하다. 삼겹살은 다른 육류에 비해 비타민 B군 및 양질의 단백질, 인, 칼륨, 철분 등의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좋고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겹살’이란 단어는 1959년 처음 신문에 등장했다. 그 이전에는 ‘세겹살’, ‘뱃바지’, ‘삼층제육’ 등으로 불렸다. 1931년 방신영이 쓴 『조선요리제법』이 삼겹살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1940년 홍선표가 쓴 『조선요리학』에도 세겹살은 가장 맛 좋은 부위라고 기록돼 있다.
 

  삼겹살의 유래에는 다양한 설이 전해진다. 탄광의 광부들이 육체적으로 힘든 노동을 버티기 위해 값싸고 칼로리가 높은 삼겹살을 먹었다는 설이 있다. 유래에 대해 정설은 존재하지 않지만 개성 지방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개성은 예로부터 인삼으로 유명한 곳인데 ‘삼삼하다’란 말은 삼겹살과 인삼에서 각각 ‘삼’자를 따서 두 가지를 함께 먹을 때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돼지고기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고기가 아니었다. 그 당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 고기는 쇠고기였다. 하지만 쇠고기는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구이로 먹기보다는 설렁탕이나 곰탕 등 국으로 먹었다. 하지만 1960년대 말 일본으로 돼지고기가 수출되며 새로운 판도가 열렸다. 1971년 일본에서 돼지고기를 수입 자유 품목으로 지정하며 몇 백만 톤 수준이던 돼지고기 수출량이 1972년에는 3,800톤, 1976년에는 4,500톤으로 증가했다. 수출이 불가능한 돼지 머리, 내장, 다리 등이 남아돌자 대도시에 모여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삼겹살은 서양은 물론 일본에서도 기름기가 너무 많아 인기가 없는 부위였다. 돼지고기 해외수출이 본격화된 1980년대 초반 삼겹살은 수출이 불가능한 하위 등급이었다. 양돈업계는 이와 관련해 돈육수출에 따른 결손을 보상하기 위해 삼겹살 등 수출 잉여 부위에 대한 수매비축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축협 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1981년 까지 돼지살코기보다에 비해 삼겹살의 선호도는 20% 가까이 떨어졌다.  

 

 

▲ⓒ 청주시 인터넷방송

 

 

삼겹살의 변화

  1980년대 후반까지 요리책에는 삼겹살을 조리해서 먹는 부위로 표현했다. 윤서석의 요리책 『한국요리』에 삼겹살은 ‘다진 고기 요리나 조림으로 적당한 부위’로 나온다. 1990년대 중반 냉장 유통체제가 확립되기 전 돼지고기는 상할 염려가 있어 바짝 구워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다. 그런 이유로 돼지고기는 주로 냉동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냉동 삼겹살을 ‘옛날삼겹살’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냉동 삼겹살을 대패처럼 썰어 먹는 대패삼겹살도 이때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삼겹살은 IMF를 거치면서 국민 육고기로 등극했다. 2007년 서울신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겹살은 85.5%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돼지고기 1등 선호 부위로 선정됐다. 삼겹살이 국민 고기가 되면서 다양한 형태로의 발전도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제주도에서는 오겹살이 등장하기도 했다. 기존의 삼겹살에서 껍데기 부위를 제거하지 않은 오겹살은 단맛이 나는 비계 덕분에 인기부위로 떠올랐다. 근고기 문화는 2000년 중반 제주에서 상업화되어 유행했다. 두껍게 썬 제주 돼지를 근으로 공급하는 근고기 문화는 삼겹살 두께의 증가를 전국에 퍼지게 했다.
 

  최근에는 ‘삼겹살 데이’라는 이색 기념일도 주목받고 있다. 삼겹살 데이는 2000년대 초반 구제역 파동으로 피해가 커진 축산양돈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 지역 축협이 2003년부터 3이 겹치는 3월3일로 지정했다. 삼겹살 데이는 억지 상술이 난무하는 데이 마케팅 속에서 뜻 깊은 기념일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삼겹살 데이 덕분에 대형마트들과 양돈업계가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겹살 데이를 맞아 대형마트 3사의 삼겹살 매출이 전주대비 혹은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판매된 삼겹살 매출액이 전주대비 362.3% 신장해 약 4.6배 증가했다. 홈플러스도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판매된 삼겹살 매출액이 전주대비 323.3% 증가했으며, 이마트의 경우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판매된 삼겹살 일평균 매출액이 전년대비 68.7% 신장했다. 한 관계자는 “이른 황사의 영향으로 삼겹살을 찾는 수요가 높아졌다”며 “지난해 삼겹살 데이가 7일이었던데 반해 올해는 4일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집중도는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겹살을 선호하는 국민이 증가하며 삼겹살의 트렌드 역시 계속해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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