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ssue]소재 산업
[Social Issue]소재 산업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5.06.0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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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고객의 손끝을 만족시켜라

 
 

아이템 가치를 좌지우지하는 ‘소재’ 전쟁

 



패션·가전·자동차 등 모든 산업분야에서 소재 전쟁이 치열하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시각적인 즐거움뿐 아니라 촉각과 기능 면에서도 완벽함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이에 맞춰 많은 기업은 새로운 기술과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신소재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촉각과 디자인, 기능이란 3요소가 모두 반영된 제품들이 소개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요인 ‘소재’
 

  어떤 것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를 소재라고 부른다. 그리고 현재는 소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이다.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차별화를 꾀하고자 한다. 하지만 미투 제품이 활개를 치고 있는 시장에서 디자인만으로는 타사 브랜드 제품과 차별화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기술과 촉감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소재가 중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를 맡는 오감 중에서도 피부로 느끼는 촉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촉감을 통한 소재 전쟁의 시작은 패션 산업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디자인과 컬러, 소재가 모두 마음에 들었을 때, 지갑을 연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아름다운 컬러의 아이템이 단숨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도, 피부로 느껴지는 기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표적인 의류업계 소재로는 2014년 패션계를 강타한 네오플랜 소재를 꼽을 수 있다. 잠수복 소재로 유명한 네오플랜은 구김이 잘 가지 않는 데다 체형 커버에도 효과적이어서 점퍼와 팬츠, 원피스, 백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의 소재로 활용됐다. 또한, 100% 방수가 가능한 장점을 살린 방한 부츠가 패션시장에 소개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봄을 맞아 브랜드별로 자체개발한 소재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블랙야크에서는 시티캐주얼인 블랙 프레스티지 라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고어텍스 '씨-니트(Circular Knit)' 신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최대 15% 향상된 투습력과 10% 더 가벼워진 것이 특징으로 옷에 달린 모든 지퍼는 방수 처리가 됐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마모트는 나노프로(NanoPro) 소재와 메카티컬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방수기능이 뛰어난 레지온 재킷과 아르테미스 재킷을 출시했다. 나노프로는 미국 마모트에서 자체 개발한 소재로 방수기능과 투습력에 강점을 갖고 있다. 세탁 후에도 코팅 방소는 쉽게 사라지지 않아 장시간 동안 비를 맞아도 끄떡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또한, 메카티컬 소재는 무게를 더욱 가볍게 만들어주며 증가된 통기성으로 맨살에 닿아도 기분 좋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소재이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맥스에반 앤 코(MAXEVAN & CO PARIS)는 특수한 무기화합 신소재를 도자기처럼 구워 세라믹에 메탈을 결합해 만든 세라믹 주얼리를 선보였다. 세라믹 주얼리는 프랑스 브랜드 샤넬이 처음 선보인 신소재로 최근에는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 도자기 문화가 있는 서유럽 국가에서 트랜드로 떠올랐다.

이 외에도 위버 럭셔리(uber-luxury) 즉, 명품 중에도 고급과 고가를 추구하는 최고의 명품브랜드들도 소재 선택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태리 수공예 가죽 브랜드 발렉스트라(Valextra)가 있다. 무난한 디자인을 선보이지만 가죽과 마감처리에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둔다. 또한, 로고를 감추는 것이 발렉스트라만의 특징이다. 다른 어떤 요소가 아닌 재질에서 느껴지는 질감의 차이로, 평범한듯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아우라를 풍기는 것을 브랜드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이다.


스마트폰, 다양한 옷을 입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도 소재전쟁은 치열하다. 데님섬유와 메탈 등 다양한 소재를 제품에 적용하는 스마트폰 제품이 늘고 있다. 충격이나 흠집을 방지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사용자의 감성적인 부분을 자극할 수 있는 질감과 그립감을 살린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애플 아이폰을 들 수 있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손에 감기는 촉감과 광택은 핸드폰 시장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지속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의 신소재를 활용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노트3를 출시하며 후면 케이스에 가죽 느낌의 스티치 마감과 부드러운 질감의 소재를 사용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갤럭시알파와 갤럭시노트4에 메탈 케이스를 채택했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S6에도 메탈 소재를 적용키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 메탈 케이스 채택 비중은 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해는 30% 가까이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금속소재 성형·가공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등 착실하게 준비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달에는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5 F/W 서울패션위크 현장에서 갤럭시S6 퍼스트 룩(First Look) 쇼를 개최했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를 활용해 한상혁, 박승건, 이주영, J KOO, 계한희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한 무대였다. 단순한 패션 소품의 의미가 아닌 협업한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소재로 진행됐다. 참가한 디자이너들은 갤럭시S6의 디자인과 색상에 영감을 받는 총 5가지의 개성 있는 무대를 연출했다. 화이트펄, 골드플래티넘, 그린에메랄드, 블랙사파이어, 블루토파즈 등 5가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 색상을 소재로 5개의 런웨이를 선보였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은 플라스틱보다는 메탈 케이스 바람이 강하게 불 전망이다. 중국의 샤오미가 저가형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잠식해나가자, 삼성전자 등 기존 업체들이 세련미·중량감 있는 메탈 소재로 차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고주파(RF) 노이즈 간섭 등 기술적인 문제가 우려되고 있지만, 향후 메탈 케이스가 대세가 되리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고 있지 않습니다”라며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자동차 신소재서 길을 찾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소재 개발에 앞장선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배기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자동차제작사들은 연비효율 개선을 위해 경량화 관련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업계의 분위기에 발맞춰 르노삼성자동차와 포스코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20억 원의 연구비를 공동 투자했고 그 결과 세계최초로 차량 차체에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할 수 있었다. 개발 초창기부터 제조사와 협력업체가 소재 개발에 힘을 합친 창조경제의 선례다. 마그네슘 소재는 비중이 1.74g/㎤로 실용금속 중 가장 가볍고 우수한 금속으로 분류된다. 더불어 진동 감쇠능력, 뛰어난 방열성능, 손쉬운 재활용 등 자동차용 소재로 개발되기에 적합한 소재로 취급된다.

  올해 3월 25일, 독일계 화학기업 랑세스(LANXESS)는 외장부품용 PBT(폴리부틸렌테레프탈렌)와 PA(폴리아미드) 컴파운드 신규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PA는 범퍼, 도어 핸들, 스포일러, 미러 하우징과 같은 승용차 및 트럭의 외장부품에 적용 가능하다. PBT 기반의 ‘포칸 B 5220 XF’은 글라스비드(glass bead)가 20% 보강된 혁신 소재로, 자동차 주유구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전착코팅(CDC) 온도를 충분히 견딜 수 있으며 치수안정성과 치수정밀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으로 차체 온라인 코팅과 전착도장 공정에 적용할 수 있어 제작비용 절감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자동차용 소재 시장이 철강사 간 경쟁구도였으나 자동차 소재로 알루미늄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알루미늄과 철강 간 2파전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Ducker Worldwide는 2025년 북미 알루미늄 수요를 180만t으로 추정하며 소재 간 전쟁에서 알루미늄의 승리를 확신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Ducker Worldwide는 알루미늄 180만t이 철강 300만t을 대체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2025년까지 글로벌 자동차용 알루미늄 수요가 1천500만t 확대돼 철강 2천500만t을 대체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포스코 경영연구원은 알루미늄 대체론을 일반화하기엔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알루미늄 소재 적용 확대는 미국 정부의 신연비 규제에 맞춰 차량을 경량화하기 위해서지만, 자동차 연비 개선에 소재 경량화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알루미늄의 공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하며 자동차 엔진 개선이 연비 향상의 핵심 요인으로 차체 경량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지적을 했다.
 

  이 외에도 자동차산업에서의 소재 전쟁은 시트와 같은 작은 것에서도 존재한다. 지난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S80 D5 인스크립션(책이나 금석에 새기는 표식)과 XC60 D5 인스크립션을 출시했다. S80 D5 인스크립션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최고급 천연 가죽 소재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프론트업 홀스터리 전체를 블랙 스티치의 최고급 천연 가죽으로 마감했으며 인스크립션 전용 통풍 시트는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또한, XC60 D5 인스크립션도 천연 가죽이 적용된 인스트루먼트 패널 및 프론트업 홀스터리, 통풍 시트는 물론, 인스크립션 글자가 새겨진 헤드 레스트와 키킹 플레이트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금속 제품에 대해서는 알레르기 테스트를 시행하는 등 자재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연구소를 설립해 실내 공기 청정도 유지와 접촉성 알레르기 예방에 힘써왔다. 볼보의 일부 모델(볼보 플래그십 세단 S80, V40 D4 Premium 등)에 장착된 실내 공기청정 시스템(IAQS)에 포함된 멀티 필터와 활성탄층은 유해물질과 악취를 차단해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나 터널 주행 시 외부보다 더 깨끗한 공기를 제공한다. 소비자의 접촉성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한 엄격한 자제 선정과 지속적인 연구 활동으로 2013년에는 V40모델로 스웨던 천식·알레르기 협회의 올해의 건강한 환경을 구현한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소재는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주는 산업으로 발전했다. 또한, 소재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어서 치열한 소재전쟁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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