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건 싫어요, 우리 집은 특별하게”
“똑같은 건 싫어요, 우리 집은 특별하게”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5.06.06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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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똑같은 건 싫어요, 우리 집은 특별하게”



집도 개성시대

 

 

 ‘집’이 변하고 있다. 아파트부터 빌라, 전원주택까지 과거의 집이 획일화된 구조였다면 현재에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한 집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주택거래량과 아파트 분양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인테리어 업체들은 서울 요지에 대형 전시장을 열고, 3D 화면으로 실제 집 구조에 가구나 벽지, 소품들을 배치해 보여주는 등 새로운 서비스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집도 개성시대

  지난 2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경향하우징페어’가 개최했다. 우수 인테리어·건축자재 업체로 인정받은 6백여 개 업체가 참가한 경향하우징페어에서는 최신 건축자재를 사용한 미래 건축에 대한 정보와 기술에 감성적인 디자인까지 접목한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특히,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 스타일과 디자인, 자연친화적인 공간 등 다양한 건축 구조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경향하우징페어에 참가한 한 인테리어 업체 점장은 “경제난 속에서 새로운 집보다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개성을 반영한 집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희 업체에서는 기존처럼 단순히 제품을 제안하는 것보다 다양한 공간의 연출을 직접 3D화면으로 제안함으로써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개성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집도 개성에 맞게 변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국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은 지난 1980년 2조원에서 2010년 19조원까지 성장했으며, 2015년에는 28조 4,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건설산업연구원에서 인테리어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는 “최근 젊은 층의 사람들은 기존의 것에 쉽게 싫증을 느낍니다. 그래서 2년이나 3년 주기로 집의 구조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경제난에서 새로운 집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본인의 개성과 요구에 맞는 인테리어 변화는 꾸준히 지속될 전망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같은 옷을 입고 있던 집들이 기존의 옷을 벗어던지고 사용자의 개성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독특한 인테리어부터 단 하나뿐인 집까지

  개성에 맞춘 인테리어 열풍에 따라 다양한 집이 등장하고 있다. 서양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한 화백은 쉼터 겸 갤러리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독도집을 건립했다. 독도집은 실제 독도 크기의 25분의 1의 크기로 동도와 서도는 물론 89개의 아기섬까지 그대로 표현했다. 이 화백은 “독도는 마음의 고향입니다. 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독도와 똑같은 주택을 건축하게 됐습니다”라며 독도집의 건립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독도집을 설계하고 건축한 특수조형건축 ‘대조형’업체의 이강혁 사장은 “독도집 뿐만 아니라 바위집, 소라집, 고래집, 다이아몬드집, 나무집, 해저집 등 지금까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집을 건설했습니다.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집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집을 설계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집의 외적인 부분 못지않게 내부인테리어도 특별해지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유럽풍이나 한옥 분위기 등 자신의 개성에 맞는 집을 연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TV매체에 소개된 오락실을 연상케 하는 연예인 팝핀현준, 박애리 부부의 집이나 기다란 소품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한 방송인 홍진경의 집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처럼 개성에 따른 집안 분위기 열풍이 이어지면서 새롭게 설립된 아파트 근처에는 인테리어 업체들이 줄지어 서있고, 자신들만의 특징을 설명하기 바쁘다.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진 사장은 “누구나 똑같은 집에서 살기를 싫어합니다. 같은 공간이어도 어떻게 가구를 배치하고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느냐에 따라 집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앞으로 인테리어는 꾸준히 발전할 예정이고 저 역시 새로운 집안 연출에 도전하여 고객들에게 만족을 선사할 예정입니다”라고 전했다. 

   

집의 변화로 인한 부작용 무시 못해

개성에 따른 집이 새로운 계급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물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의 기와집과 초가집처럼 건축물에 따라 계급이 나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한 연구원은 “집안 연출을 사진으로 촬영해 SNS나 인터넷으로 게시하기 시작하면서 서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경쟁적인 성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서로 독특하고 새로운 인테리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집을 구입하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인데, 경쟁적인 인테리어 열풍은 경제 상황에 따른 계급격차를 보일 수 있습니다”라며 염려의 소리를 전했다. 또한, 새로운 인테리어 시도가 집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테리어 업체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아파트에 살면서 공간을 넓게 활용하기 위해 내부의 벽을 뚫는 등 임의로 건축물을 훼손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아파트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원주택과 같이 집을 새로이 건설할 경우에도 독특한 건축물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전에 철저한 안전 검사를 해야 합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환기가 되지 않거나 벽이 갈라지는 등의 사소한 위협부터 집이 붕괴되는 대형사고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 안전 검사를 받은 후에 도전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개성시대라고 불릴 만큼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다. 하지만 개성을 표현하기 전에 법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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