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제회복 일등공신, 하나 된 영국을 외치다
英 경제회복 일등공신, 하나 된 영국을 외치다
  • 이영현 기자
  • 승인 2015.06.0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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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스코틀랜드 분리 등 안팎 난제(難題) 풀어야
[이슈메이커=이영현 기자]

 [Cover Story]데이비드 캐머런 (David Cameron)




 

 英 경제회복 일등공신, 하나 된 영국을 외치다

 

브렉시트·스코틀랜드 분리 등 안팎 난제(難題) 풀어야

 

 

 

지난 5월 7일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보수당이 과반수의 의석을 획득하며 압승을 거뒀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과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의 차이가 적어 초박빙이 예상됐지만, 막상 투표결과는 이전 총선 때보다 보수당의 의석수는 더 늘었다. 이 결과로 지난 5년에 걸쳐 추진해온 성공적인 경제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영국 내 자국민 일자리 창출 문제와 지역, 민족, 인종 간의 분열이 고조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지난 캐머런 정권의 경제 정책 성공 … 보수당 재집권의 배경

  지난 2010년 13년간 장기 집권해온 노동당과의 대결에서 정권 교체를 달성한 캐머런 총리는 영국 재정이 최악인 시기에 출범했다. 캐머런 정권이 출범하기 2년 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영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 뉴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 금융 허브로서 세계의 자금을 빨아들였던 런던의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국유화되는 등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 당시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정부는 영국 경기 부양책을 강조하며 긴급 재정 지출을 단행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재정난은 더욱 심각해졌다. 2009년 재정수지는 GDP 대비, 전후 최대인 -11.2%를 기록해 영국 국민의 원성은 높아져만 갔다. 이러한 노동당의 무기력함은 13년의 장기집권의 막을 내리기에 충분했고 2010년 정권을 잡은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은 재정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당시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 위기로 상황은 녹록지 않았지만 긴축 재정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경기 회복을 서둘렀다.
 

  캐머런 정권은 재정 재건과 경기 부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책을 추진했다. 경제 대책으로는 경제 활성화 효과가 가장 큰 부동산 시장에 매달렸고 모기지에 정부가 보증을 서는 식으로 주택 거래를 활성화했다. 또한, 법인세율을 EU 최저 수준인 20%까지 낮춰 해외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한편, 지방 재정의 세출 삭감을 철저히 하고 은행세 등 새로운 증세 방안을 도입해 재정 회복을 착실히 진행했다. 중앙은행도 양적 완화 조치를 시작해 시중에 자금을 대량으로 공급해 경기를 뒷받침했다. 결국, 영국 경제는 빠르게 회복돼 2009년 마이너스였던 GDP 성장률은 2010년에는 1.9%로 회복했다. 런던 금융가에도 중동과 러시아, 중국과 인도 등 해외 투자가 급증했고 그 결과 올해 영국의 GDP 성장률을 2.7%로 전망했을 만큼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캐머런 정권의 성공적인 경제 정책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당이 의석을 더 차지하며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캐머런 총리의 성과 이면에는 이민문제가 남아있다. 지난 몇 년간 일자리를 찾아 이민자들이 유럽 전역에서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1년간 영국으로 유입된 이민자 수는 29만8000명으로 2005년의 32만 명에 이어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은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약 200억 파운드의 재정 수입에 기여했지만 영국 국민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이유로 감정적인 반발을 사고 있다.

 

재집권 성공한 캐머런 총리 “공정한 감각을 회복하겠다”

  연임에 성공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총선 후 보수당 국회의원 평의원들 모임인 ‘1922 위원회(1922 committee)’에 참석해 “영국의 공정한 감각을 회복하겠다”는 집권 2기의 슬로건을 밝혔다. 2010년 시작된 첫 임기 5년은 세계 경기 침체 이후 영국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복구’의 시기였다면, 재집권에 성공한 두 번째 임기에서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드러난 지역, 민족, 인종 간의 분열을 공정한 감각으로 보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총선의 보수당 승리 배경을 두고 반(反) 유럽연합(EU), 반(反) 이민 등 민족주의 감성을 건드려, ‘수줍은 토리(선거 전에 의견표출을 꺼리는 보수당 지지자)’의 결집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캐머런 총리를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빗대어 두 총리가 재선에 승리를 위해 “공포요소”에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등 위기감을 조성했다면, 캐머런 총리는 노동당이 다수당이 되면 사실상 의회는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장악한다며 민족주의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 때문에 캐머런 총리는 총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하나 된 영국”을 강조했고, 또 다른 TV 인터뷰에서는 “유럽 지도자들과 재협상이 먼저이며, 그다음이 국민투표”라고 말을 바꿨다. 이는 유럽연합(EU)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2017년에 실시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던 총선 기간 동안의 캐머런 총리와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국내 분리주의를 잠재우고, 유럽연합 등 외부와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야 하는 캐머런 총리의 재임 초기 행보에 당분간 세계인들의 눈이 쏠릴 전망이다. 하지만 EU 탈퇴에 대한 캐머런 총리의 뜻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EU 탈퇴에 전 세계 우려 커져

  영국 보수당 총선 압승으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캐머런 총리 행보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란 Britain과 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단어로 2012년 하순 EU의 재정위기가 심화되자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고 2013년 1월 캐머런 총리가 다보스포럼 참석 직전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2017년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독일 최고 권위의 시사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은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캐머런 총리의 재임이 ‘나쁜 뉴스’라고 평했다. “유럽에 대한 국민투표는 확실시됐고 그  것은 유럽 전체에 위협적”이라며 “그의 당의 유럽회의론자들은 이제 더욱 힘을 얻어 영국이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이번 총선에서 스코틀랜드독립당(SNP)가 보수·노동당에 이어 원내 제3당이 됨에 따라 스코틀랜드에서 분리·독립을 갈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NP는 스코틀랜드의 59개 지역구 중 56석을 얻어 냈다. 이탈리아의 시사지 파노라마는 “SNP의 승리는 영국에 두 명의 지도자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브렉시트는 독립 열망이 강해진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부추기게 된다. 스코틀랜드인들은 EU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투표할 가능성이 크고 보수당의 잉글랜드인들과 결별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인디펜던트는 사설을 통해 “다음 총선이 예정된 2020년에 영국이라는 나라로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졌다”라고도 언급했다. ‘탈EU’라는 같은 이슈를 가진 그리스의 캐시메리니 신문은 “EU의 모든 나라가 그들의 이익보다 공공의 선을 추구한다”라며 “시리자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와 보수당의 영국 정부는 유럽연합 회원 자격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유럽연합은 어떻게든 영국의 EU 탈퇴만은 막는다는 입장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유럽은 미국의 최대동맹국인 영국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데니스 맥셰인 전 영국 외무성 장관은 “미국과 유럽을 잇는 역할을 했던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경우 유럽과 미국의 사이가 멀어질 것이고. 이미 연합 내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독일의 힘이 균형을 잡고 있던 영국이 나감으로써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영국도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브렉시트로 영국이 미국 외교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말 그대로 영국이 일개 섬나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의 베르텔스만 재단과 lfo경제연구소는 브렉시트로 인해 최악의 경우 2030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14%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의 영국’을 강조하며 새 정부 구성에 착수하고 있는 캐머런 총리는 런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나의 국가, 하나의 영국 정당으로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라며 “영국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코틀랜드에 대한 자치권 확대도 약속했지만 민족감정에 호소하며 승리를 이끌어 브렉시트와 스코틀랜드 분리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영국 안팎 문제 불거져 … 캐머런 총리 정치력 시험대 올라

  캐머런 총리는 5년간 증세를 하지 않겠다는 승부수를 띄워 총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2020년까지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국민보험 인상은 없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2017년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약속하면서 영국인들의 민족주의 열망에 불을 지폈다. 이에 캐머런 총리는 젊은 나이로 두 번째 정권 창출에 성공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승리를 거둔 캐머런 총리에게 “인상적인 승리”라며 축하인사를 건넸지만 승리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캐머런 총리 앞에는 해결해야 할 영국 안팎의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안으로는 이번 선거 결과로 확인된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민심을 다스려야 하고 밖으로는 EU를 떠나려는 영국의 민족주의 여론을 해결해야 한다. 두 가지 민족주의는 캐머런 총리에게 승리를 안겨줬지만, 향후 더 큰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증세 없는 재정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노동당 집권 시절의 켄 리빙스톤 전 런던시장은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결국 가장 취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쓰이는 복지예산을 줄이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라며 “5년간의 악랄한 정치가 계속되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캐머런 총리의 예상치 못한 정치적 카리스마와 교활함이 그를 총리로 이끌었다”며 “이제 그는 모든 힘을 다해 ‘리틀 잉글랜드’(Little England)의 창시자가 되는 것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캐머런 총리에게는 총선 승리의 축배를 들기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딛고 캐머런 총리가 예전 유럽의 중심인 영국의 명성을 되찾을지, 캐머런 총리의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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