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기업 속의 기업, 사내벤처
[이슈메이커] 기업 속의 기업, 사내벤처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6.07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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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기업 속의 기업, 사내벤처

탄탄한 성장 위해 제도 개선과 성장 옵션 필요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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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열풍에 힘입어 중견/대기업들 역시 스타트업 시스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미 견고해진 구조를 바꾸기 어렵기에 다른 방안으로 스타트업 시스템을 기업에 녹아들게 하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사내벤처다. 삼성은 ‘C-LAB’이라는 시스템을 정착시켜 이미 많은 사내벤처를 독립시켰으며, LG 역시 사내벤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대기업, 중견기업, 상장기업, 공기업 등에서도 사내벤처 붐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탄생된 기업들과의 협업 관계를 유지하며 기업의 또 다른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제2의 벤처창업 붐 조성 위한 카드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최근 산업변화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며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사내벤처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강구해나가고 있다. 이 같은 사내벤처에 대한 전문가들의 정의는 ‘사내벤처를 신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시장에 도입하여 판매 활동 초기 단계까지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 또는 그룹이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것’, ‘다른 시장에 진출하거나 근본적으로 이질적인 제품을 개발할 목적으로 기업이 사내에 별개의 사업부 또는 그룹과 같은 독립체를 설립하는 것’, ‘기업이 조직 내부에서 매출 및 수직증대,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되 큰 불확실성이 수반되고, 실패할 경우 큰 실패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기존 사업과 별도로 사내 구성원이 신사업을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전략’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의들은 사내기업가정신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때문에 사내벤처는 기존 조직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소규모 혁신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사내구성원의 아이디어 공모‧평가‧검증 과정을 거치는 일련의 행위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 정부는 이 같은 사내벤처가 가져올 미래의 파급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는 대기업, 중소·벤처기업 등 기업내부의 사내벤처팀을 발굴·육성하고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 사업은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는 기업 중 우수한 40개사를 운영기업으로 선정하고, 민간 운영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총 94개팀의 유망 창업팀을 지원했고, 약 1년여가 지난 지금 이들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올해는 본격적으로 사내벤처 창업기업의 육성을 위해 운영기업 풀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부에서의 ‘제2의 벤처창업 붐’ 조성을 위한 하나의 카드라 볼 수 있다.

 

KH자산관리법인의 노단비 대표는 ‘사기업 vs 공기업 사내벤처 제도 비교 사례연구’ 논문을 통해 “거대한 몸집과 관료주의 성향이 고착화된 국내 대기업들에게 사내벤처는 특히 기업 전체에 만연해 있는 경직된 문화와 혁신의 침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해결책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으로 사내벤처 제도를 반영하면서 공공기관에도 사내벤처 제도가 도입‧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의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창업 후 2020년 분사를 앞두고 있는 한 대표는 “최근 많은 기업에서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 역시 이 제도의 수해자로서 사업을 영위해나가고 있다”며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도전해보니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가졌던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더욱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시장의 특성에 맞는 채널 확보 필요

과거의 국내 사내벤처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90년대 말 대기업병 치유’, 즉 조직 활성화와 직원들의 도전 정신의 함양을 목적으로 시작했다. 국내 사내벤처의 첫 주자는 ‘데이콤’(現 LG유플러스)에서 분사한 ‘인터파크’로 초기에는 사내 소사장제로 출범해 1999년에 코스닥 등록에 성공했다. 이후 1997년 국내 최초의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하여 네이버컴(주)(현 NHN)를 탄생시킨 삼성SDS, 2000년 우수인력의 활용과 다양한 사업 기회 창출을 목표로 사내벤처제도를 도입하여 첫 번째 사내벤처 ‘넥서브(Nexerve)’를 탄생시킨 LG CNS, 한국발전기계, 펩콘, 한빛EDS를 사내벤처로 독립 분사 시킨 한국전력공사 등이 대한민국 사내벤처의 대표적 사례다. 이 밖에도 포스코, 코스콤(舊 한국증권전산), SK, 현대자동차, 한국조폐공사, 신한카드, 기업은행 등 다양한 공‧사기업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가고 있고,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reative Lab(C-Lab)을 출범한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C-Lab 공모전을 진행해 매년 15~20개 C랩 팀을 선발, 1년간 ‘창의개발센터’ 파견형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국내 대표적인 사내벤처 활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업을 원하는 내부 직원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기존 업무에서 제외, 별도의 사무공간에서 프로젝트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Area 120’을 운영하는 구글은 ‘포켓몬 고’를 개발해 세계적은 주목을 받았던 ‘나이언틱(Niantic)’을 성공적으로 독립 분사 시킨 바 있으며, 일본의 ‘세븐일레븐’을 탄생시킨 세븐&아이홀딩스도 사내벤처의 성공 사례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사내벤처 제도가 활성화되고,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당분간 사내벤처 육성 붐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내벤처 제도가 커진 기업 규모 내에서의 조직 복잡성 증가와 임직원의 주인의식 약화 등을 유발해 성장에 저해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017년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 간담회’에서 “사내 벤처라는 하나의 채널만 본다면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채널이 여러 가지 있다”며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대기업이 글로벌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사내 벤처를 어떻게 하더라도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인구 약 5,000만의 작은 내수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2~3개의 주요 기업만 들어가도 시장이 포화되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많은 기업이 사내 벤처를 지원하면 다른 채널들이 막히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단비 대표도 “사내벤처 제도 공식화/시스템화, 목표 명확화와 독립성 보장, 임직원 주도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 전담조직 마련 및 지원제도 확립, 참여자에 대한 보상체계 및 사내벤처 사후관리 강화 등의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고, KDB미래전략연구소의 한상목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사내벤처의 성공을 위해서는 린 스타트업 전략을 적용하고, 사내벤처의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독립 분사(Spin-off)을 포함한 다양한 성장옵션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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