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파란 병의 신화 ‘블루보틀’, 국내 상륙
[이슈메이커] 파란 병의 신화 ‘블루보틀’, 국내 상륙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5.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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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파란 병의 신화 ‘블루보틀’, 국내 상륙
느림의 미학 통해 밀레니얼 세대 중심 관심 이어져
 
ⓒWikimedia Commons
ⓒWikimedia Commons

 

지난 5월 3일 미국의 커피브랜드 ‘블루보틀’의 한국 1호점이 서울 성수동 카페거리에 문을 열었다. 개점 첫 날 새벽부터 몰려든 인파로 뚝섬역 일대가 문전성시를 이루며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 후기가 이어졌다. 블루보틀은 국내 시장 진출 이전에도 해외 매장에 항상 한국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 30% 이상이 한국인일 정도로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블루보틀의 폭발적인 인기 요인과 성공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국내 첫 매장 개점 이후 문전성시
블루보틀의 전세계 69번째 매장인 서울 성동구 성수 1호점은 개장 첫 날 새벽부터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며 하루 종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부터 서 있던 300여 명 이상의 손님은 오후 2시까지 계속되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인근 거리가 들썩일 정도로 이용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블루보틀이 하나의 ‘현상’이 된 것이다. 실제 한 보도에 따르면 개점일 매출만 6,000만원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세계 블루보틀 매장 70여 곳의 하루 매출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CEO 역시 이날 매장을 직접 찾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과 사진을 찍는 등 소통을 이어갔다.
5월 초순 블루보틀 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A씨는 “과거 미국에 있는 매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국내 개점 소식을 듣고 방문하게 되었다”며 “몇 시간을 기다렸지만 직원들의 친절함 덕분에 전혀 불편한 일이 없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블루보틀 성수점 건물 외관을 보면 간판이 없다. 파란 병 모양의 그림 간판만 작게 걸려 있고, 입구에 입간판 하나만 있을 뿐이다. ‘여백의 미’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겠다는 취지가 느껴진다. 1층에는 로스터리가 있고 바리스타 교육, 시음회가 진행되는 공간인 ‘트레이닝 랩’도 갖추고 있다. 주문은 지하 1층에서 가능하다. 좌석은 약 80여개인데 비교적 넓은 공간에 비치되어 있다. 커피와 사람에 집중하자는 컨셉으로 인해 ‘노 콘센트, 노 와이파이’ 전략은 일반적인 국내 커피 브랜드와는 차별화 된 특징이다.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대표메뉴인 ‘뉴올리언스’의 가격은 5,800원으로 미국과 일본의 블루보틀 매장에 비해 다소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커피계의 애플’ 불리며 고급화 전략으로 성장
블루보틀이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브랜드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괴짜 창업자의 스토리와 독창적인 제품, 열광하는 소비자 등의 존재로 인해 애플과 닮은꼴이라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기도 한다.
 
블루보틀은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작은 창고형 매장에서 시작됐다.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은 원래 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연주가였다.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커피 사업에 뛰어든 그는 커피원두의 산지와 로스팅하는 온도와 시간,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 착안해 최상의 맛을 끌어내기 위해 연구를 지속했다. 시간이 지나 단골손님들이 생기면서 2005년 첫 매장을 열었고, 현지 유명 인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투자유치에 성공하게 된다. 2012년부터 미한 CEO가 합류했고 2017년에는 스위스의 식품회사 네슬레에 인수되기도 했다.
 
이처럼 블루보틀의 성공요인으로는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려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 정성에 있다. 실제 미국 블루보틀 직원들은 지점에 배치되기 전 커피와 원두, 접대, 라떼 미술 등 30시간 동안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공정무역 협동조합을 통해 일부 원두를 구매하는 등 매장 확장보다는 품질에 집중하는데, 이와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역시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사랑받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미한 CEO는 2017년 ‘서울카페쇼 월드커피리더스 포럼’에 참석해 “블루보틀은 미국에서도 스타벅스와 나란히 성장해 왔다”며 “간편함을 원하는 소비자는 스타벅스를 방문할 것이고 최고의 맛을 찾는 소비자는 블루보틀로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스페셜티 시장 이끌지 주목
지난해 한국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48억 달러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알려졌다. 인구수를 고려했을 때는 더욱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커피 업계의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의 눈높이 역시 자연스레 높아졌다. 원두는 물론이고 추출방식까지 섬세히 고려하게 되면서다. 이처럼 대중들의 취향이 고급화, 세분화되는 상황에서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은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성장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페셜티 커피란 생산지와 품종 등 까다로운 기준으로 선정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뜻한다.
 
실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커피업계는 ‘커스터마이징’ 전략을 통해 고객 취향에 부합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피를 소개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는 이미 지난 2014년부터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만 재배돼 한정된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는 최상급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고 있고, 커피빈 역시 스페셜 매장을 확장하는 등의 변신을 통해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난 10여 년간 성장을 이어온 한국 커피 시장이 가성비를 내세웠다면, 향후에는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성장이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루보틀은 종로구 삼청동에 2호점을 낼 계획이며 연말까지 2개 지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국내 상륙을 성공리에 마친 블루보틀이 향후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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