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스타 창작자’ 시대, 그 이면에 숨은 자극적 콘텐츠
[이슈메이커] ‘스타 창작자’ 시대, 그 이면에 숨은 자극적 콘텐츠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05.23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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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스타 창작자’ 시대, 그 이면에 숨은 자극적 콘텐츠
의식과 규제의 조화 필요하다는 지적 제기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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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 발달은 누구나 쉽게 ‘1인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로 만들었다. 10대 청소년부터 실버 세대는 물론 연예인과 정치인까지 1인 방송의 세계에 뛰어들며 현재 국내 크리에이터 수는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많은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의 인기는 아이돌 스타 못지않고 연 1억 원 이상의 고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하지만 1인 미디어 시장이 확장되면서 그 이면에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도 함께 증가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동영상 플랫폼 시장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유튜브’의 질주가 무섭다. 전 세계 90개국에 진출해 80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는 유튜브는 매달 로그인하는 이용자만 18억 명을 넘고, 1분마다 평균 400시간 분량의 새로운 영상이 올라온다. 동영상 시장을 완전히 평정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세대를 막론해 유튜브 동영상에 빠져드는 등 엄청난 장악력을 보이고 있는데, 한 조사에 의하면 요즘 초·중등생들이 가장 흥미를 느끼는 것은 ‘유튜브 콘텐츠 시청’, 장래희망 1위는 ‘크리에이터’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관련 업계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자들의 매출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1인 미디어 전용관’을 통해 방송장비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위한 편집과 자막 작업을 대신 진행하는 플랫폼들도 우후죽순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유튜브가 빠르게 산업과 생활의 중심에 스며든 이유 중 하나는 장소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관심분야에 대한 필요한 정보를 영상을 통해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직장인 A씨는 “퇴근길이나 잠들기 전 항상 유튜브를 틀어놓는다. TV를 보기도 하지만 오히려 실제 시청을 위한 목적보다는 조용한 집에 약간의 소음을 불어넣는 용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성장이 라이프 스타일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협박과 혐오조장 펼치는 극단주의 방송
하지만 일각에선 1인 방송의 쉬운 접근성 때문에 범죄나 가치체계를 흔들 수 있는 방송에 사람들이 쉽게 노출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급격한 성장의 부작용인 셈이다. 일부 크리에이터가 만취운전을 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고, 욕설과 협박을 물론 지인을 죽이러 가겠다며 직접 택시를 타고 찾아간 BJ까지 등장하는 일까지 나타났다.
 
최근에는 한 보수 유튜버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 유력 인사들의 집 앞에서 폭언을 하고 협박성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일어났다. 5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해당 유튜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자살특공대로 죽여버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등 협박성 발언을 담은 방송을 생중계했다. 이와 같은 혐오 조장 방송 이후 윤 지검장은 경찰에 신변보호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개인방송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원인은 불법 콘텐츠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제상 개인방송은 방송법상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정보통신 콘텐츠’로 분류된다. 더욱이 치열한 구독자와 조회수가 많아지면 광고수입 역시 늘어나는 구조로 인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유혹에도 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 최진봉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인 영상들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1인 방송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수익구조가 형성이 돼 있다는 것이고, 플랫폼 사업자들도 돈을 벌기 때문에 스스로 자율 심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터와 사업자, 시청자 모두의 노력 필요
1인 방송을 통한 어두운 그림자도 짙게 드리우기 시작하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해콘텐츠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니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고, 크리에이터는 더 자극적인 방송에 몰두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는 인터넷 방송이나 1인 방송을 본격적으로 규제하는 통합방송법 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송 제작자만 처벌하는 구조가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도 일정 부분 함께 책임을 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본질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에 대해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 콘텐츠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명확한 기준 설정이 어려워 제재가 광범해질 것이라는 반발도 있다. 더욱이 하루 9만개씩 넘는 ‘나쁜 영상’을 삭제하는 유튜브의 자정 노력에도 문제적 콘텐츠가 사실상 무한대로 쏟아지는 현재 상황 속에서는 별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소수자와 약자를 향한 혐오차별 표현을 지적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온 장애인 유튜버 ‘굴러라 구르님’은 한 포럼에서 “예전엔 혐오 콘텐츠를 보면 ‘무조건 규제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유튜브가 없어져도 이들은 또 다른 플랫폼에서 같은 일을 할 게 분명하다”며 “유튜브에서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혐오를 양산할 수 있지만, 유튜브가 자정적인 역할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규제보다 인식 전환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건전한 1인 방송 문화를 위해선 크리에이터와 사업자, 시청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소한의 규제는 도입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등을 통해 시청자가 어떻게 양질의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인 크리에이터의 전성시대, 빛과 그림자의 공존 속에서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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