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세상이 들썩들썩, 루머와 거짓말 속으로
[Zoom In] 세상이 들썩들썩, 루머와 거짓말 속으로
  • 김문정 기자
  • 승인 2015.05.0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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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문정 기자]



세상이 들썩들썩, 루머와 거짓말 속으로


거짓말이 없다면 인간은 절망과 권태로 죽을 것이다 - 아나톨 프랑스 -






4월 1일 만우절이 되면 상대를 짓궂게 골리는 루머와 거짓말이 성행한다. 공영 방송에서 버젓이 시청자들을 골리는 거짓 보도를 내보내 수십 만 명이 속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인류 역사의 큰 사건도 거짓말로부터 시작된 경우가 허다하다.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거짓말로 점철된 스캔들, 현대로 오면서 SNS 붐을 타고 그 파급력이 더욱 커진 루머까지. 다채로운 루머와 거짓말은 지금도 세상 곳곳에서 퍼지고 있는 중이다. 



거짓말은 인간과 땔 수 없는 본능?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함. 거짓말의 사전적 정의다. 조사 결과 사람은 하루 평균 1.5번의 거짓말을 하고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도 10분 만에 거짓말을 3번이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 사모님이 미인이시네요” 탄성이 터질 정도로 예쁘게 생기지도 않았는데, 지인의 아내에게 거짓 감탄사를 내뱉는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는 이처럼 크고 작은 거짓말들이 오간다. 선의의 거짓말이 인간관계를 잘 지키는 예절이라고 믿기 때문일 수도 있고 순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혹은 상대를 해하려는 악의적인 목적에서일 수도 있다.  

 

 

방송사의 만우절맞이 통 큰 거짓말

 

  만우절은 서양에서부터 시작되어 ‘April Fools Day’라고 불리며 지금까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날이 되었다. 만우절의 기원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은 16세기 프랑스에서 기원한 설이다. 1564년 프랑스 왕 샤를 9세가 기존의 역법인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프랑스의 새해가 기존의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이 당시는 통신 수단이 미흡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알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되었고 이 사실을 몰랐던 국민들은 여전히 4월 1일을 새해 첫날이라고 여겨 축제를 준비했다. 이후에 각국에서 프랑스의 신년축제를 본 따 4월 1일을 기념일로 여기고 만우절로 이어져 왔다는 설이 가장 일반적이다.  

 

  세계의 여러 방송사나 언론사, 기업 등은 만우절 때마다 장난스러운 거짓 보도를 하기도 한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인 BBC는 만우절에 기상천외한 거짓말 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1957년, BBC TV 프로그램 ‘파노라마’가 스위스의 이상 고온으로 인해 나무에서 스파게티가 열린다며 스파게티 수확 장면을 내보낸 것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BBC에 전화를 걸어 ‘스파게티 나무 재배법’을 물어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BBC는  2008년에는 CG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펭귄’을 발견했다는 다큐멘터리 예고방송을 내보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는데, 이 영상은 국내 CF에서 패러디되기도 하며 인기를 끌었다. 1962년 스웨덴에서 한 기술 전문가는 방송에 출연해 흑백TV 브라운관에 나일론스타킹을 씌우면 컬러TV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스타킹을 TV에 씌우는 등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세상을 바꾼 역사적인 거짓말 

 

  콜럼버스는 1492년 항해 도중, 역사를 바꾼 거짓말을 했다. 항해 기간이 너무 길어 선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교묘한 거짓말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는 항해한 거리를 재기 위한 측정기를 두 개 준비했다. 선원들에게 보여줄 측정기는 실제로 항해한 거리보다 짧게 기록한 것이었고, 선원들 몰래 자기만 보는 측정기는 제대로 표시된 것이었다. 이렇게 선원들의 두려움을 달래가며 발견한 것이 바로 신대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순신 장군의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거짓말은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그가 만약 “나는 죽는다”라는 진실을 말했더라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것이고 노량해전은 실패로 끝났을 것이며, 7년간 계속되었던 임진왜란은 더 길게 지속되었을 것이다.

 

  1940년,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의 대국민 라디오 연설은 2차 대전 중의 영국인들의 사기를 고양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설은 대단한 걸작이었으나 이 명연설을 했던 사람은 처칠이 아니라 노먼 셸리라는 배우였다. 일정이 너무 바빴던 처칠은 배우를 고용해 자신을 흉내 내도록 한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전시에 진실이라는 것은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에 가끔 ‘거짓’이라는 경호원을 대동하기도 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스페인-미국 전쟁은 날조된 그림으로부터 발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헐스트라는 언론인은 신문의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기사를 기획했다. 그는 화가를 쿠바에 보내 스페인이 그 곳에서 저지르는 잔혹 행위들을 그림으로 보내라고 명했다. 그와 화가는 실제로 스페인에서 학살 행위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날조해 신문에 유포했고, 미국인들의 스페인에 대한 적대감에 불을 붙였다. 그래서 미국 전함 메인호가 아바나항에서 폭파되었을 때 미국은 주저하지 않고 스페인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인류역사를 바꾼 최고의 거짓말로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리가 지난 1938년 당시 영국의 네빌 챔버레인 총리에게 했던 말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챔버레인 총리는 임박해 오는 전쟁을 피하려는 마지막 노력으로 히틀러를 만났고, 히틀러는 체코슬로바키아가 국경을 새로 정하는 것에 대해 협상한다면 전쟁은 피할 수 있다고 챔버레인에게 확신시켰다. 챔버레인은 이에 만족해서 히틀러가 말한 것을 영국 의회에 보고했지만 히틀러는 결국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영국 총리였던 채임벌린은 히틀러의 거짓말에 속아 세계대전의 발발을 눈앞에서 봐야했다.




세상을 경악하게 한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 대통령 R.M.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체포된 미국의 정치적 사건이다. 당초 닉슨은 도청사건과 백악관과의 관계를 부인하였으나 진상이 규명됨에 따라 대통령보좌관 등이 관계하고 있었음이 밝혀졌고, 대통령 자신도 무마공작에 나섰던 사실이 폭로되어 국민 사이에 불신의 여론이 높아져 갔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되었다. 

 

  황우석 박사는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사람의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했고, 개를 최초로 복제했다고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05년 12월 방송보도를 통해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된 이후,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의해 인간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 배양이 허위로 밝혀졌다. 이후, 해당 논문들은 취소되었고 서울대학교는 그를 교수직에서 파면하였다. 

 

 2007년 7월 당시 동국대 교수였던 신정아 씨는 학력 위조 의혹을 받게 되고 이후 신 씨와 인연을 맺은 미술계ㆍ대학가ㆍ불교계 인사 등으로 여파가 확산되며 문제가 심화됐다. 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등 정계로비 의혹도 불거졌다. 젊은 나이에 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으로까지 선정되며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통하던 신 씨의 위상은 이 사건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추락했다. 한편, 신 씨는 학력을 속여 교수직을 얻고 미술관 공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07년 10월 구속 기소된 뒤 징역 1년 6개월 선고를 받았다.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시 홍가혜 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정부 측이 민간 잠수부의 투입을 막았다”, “실제 잠수부가 배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 하고 소리를 들었다”는 등의 충격적인 발언을 해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홍 씨의 발언이 파장이 커지자 사실여부를 두고 온라인 의혹이 가중됐으며, 홍가혜의 잠수부 자격과 과거 전력 등에 대한 글들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갔다. 결국 홍 씨의 말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고 그는 재판에 회부됐다.

 

 

SNS를 동원한 루머와 거짓말

 

  SNS를 이용한 루머는 그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게 전달된다는 특징이 있다. 타블로 학력 위조 루머는 2010년 7월 온라인 사이트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20만 회원이 한 네티즌의 선동에 몰려 타블로의 스탠퍼드 학력이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이는 온라인상으로 일파만파 퍼지게 되었다. 그러나 2년 6개월간의 긴 법정 공방 끝에 그의 학력이 사실임이 대한민국 법원에 의해 인정됐고 ‘타진요’의 주요 선동자들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2003년, 한 네티즌이 CNN과 똑같은 모방 사이트를 만들어 ‘빌 게이츠가 암살되었다’는 내용을 올리는 일이 있기도 했다. 이를 보고 전 세계의 많은 언론사가 빌 게이츠 암살 내용을 보도했고, 우리나라의 MBC와 YTN마저도 이에 속아 속보로 이를 전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지자 속보를 전한 언론사와 방송국들은 모두 사과 보도를 하기 바빴다. 

 

  그 외에도 중국 산서지역에 SNS를 통해 큰 재해가 일어날 것이라는 거짓 글이 퍼져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 잠을 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 이 글은 한 20대가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으로 올린 글인 것이 밝혀졌다. 인류사를 살펴보면 동서양과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과 거짓말, 그리고 루머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사이다. 이렇듯 악의적인 거짓말과 루머는 사회를 좀먹지만 적당한 거짓말과 재치 있는 속임수는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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