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터뷰] 개원이 두려운 젊은 의사들에게 병원마케팅을 말하다.
[저자인터뷰] 개원이 두려운 젊은 의사들에게 병원마케팅을 말하다.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9.05.17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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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재우

개원은 두렵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두렵다. 실락원의 모든 과실은 먹어봤지만,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선악과’를 처음 먹었을 때 아담과 하와의 기분도 그랬을까. 개원 후 병원이 잘 되면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삶을 살게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그 이면엔 “병원이 잘 안되면 어쩌지?”란 공포감 또한 존재한다. 그렇게 기대보다 공포의 지름이 더 크면 개원을 미루게된다.

사실 병원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상당히 콤플레스한 사안이다. 복잡한 원인을 갖는 두통이 의사의 두통거리라는 말이 있듯, 병원이 잘 안 되는 이유 역시 어떤 한 가지 사유로 환원시킬 수 없다. 다만 분명한 한 가지, 잘 되는 병원에는 잘 되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개원 전 그 이유를 잘 만들어둬야한다. 시선을 거쳐가는 수많은 병원 중 우리 병원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둬야 한단 얘기다.

그런 점을 지적한 책 <왜 그 병원에만 환자가 몰릴까?>(출판사 라온북)가 얼마 전 출간됐다. 저자는 개원 병원을 전문으로하는 마케터 이재우. 그와의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Q. 왜 책을 냈나

여러 해를 개원하는 원장님들과 집중적으로 일했다. 소위 눈이 트인다고하지 않나. 자주 보다보니 어떤 병원이 잘 되는지, 어떤 병원이 잘 안 되는지 알겠더라.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나누고 싶었다. 사실 개원하는 원장님들의 많은 경우 충분한 준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히 촉박한 일정 속에서 개원이 진행되곤 했다. 허겁지겁 닥친 일들을 처리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이 당장 개원하는 원장님들에게 닥친 현실이다. 그래서다! 조금만 더 잘 준비했더라면 좀더 나은 상황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 때문에 책을 썼다.
 

왜 그 병원에만 환자가 몰릴까?


Q.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나는 마케터다. 개원 병원마케팅에 관해 썼다. 특히 개원 치과마케팅에 관한 사례를 많이 넣었다. 과거에는 소위 업자들이 다 세팅해 둔 병원에 몸만 쏙 들어가서 진료를 봐도 병원 운영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였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우리나라는 한 해에 1,500명에 육박하는 의대 졸업생을 쏟아내는 나라가 되었다. 그만큼 병원이 많아졌고,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졌다.

충치가 생겨 치아가 아프다. 어디로 갈 것인가. 출퇴근길에 보이는 치과만으로도 선택지는 이미 충분하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그리고 주변 치과들의 정보가 담긴 컨텐츠를 검색한다. 바로 이 지점이다! 수많은 병원 중에 우리 병원을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둬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병원위치와, 출신학교, 병원 인테리어정도만을 노출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 병원을 선택할 분명한 이유가 담긴 컨텐츠를 노출시켜야한다. 개원하는 원장님들이 그걸 잘 만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내용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Q. 좋다. 어떤 병원이 선택받나

선택 받으려면 설득해야한다. 제공된 정보가 환자를 설득할 수 있을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단 얘기다. 그리고 가장 설득력있는 방식은 스토리텔링이다.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검증된 방식이다. 주변을 한 번 보시라! 영화 속 이야기! TV드라마 속 이야기! 토크쇼 속 이야기! 가요 속 이야기! 심지어 꿈속에서도 이야기다! 이야기의 향연은 아침 일찍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우리와 함께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의 3가지 요소를 로고스(이성), 파토스(감성), 에토스(윤리)로 정리했다. 그리고 이 3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방식이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storytelling)에 담아 전달하면 우리 병원의 진심과 탁월함을 노골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겪은 일이다. 책의 한 대목이기도하다. 지하철 칸을 돌며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서 치약을 산 적이 있다. 좀처럼 검증되지 않은 물건을 잘 사지 않는 성격인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껏 받으며 지갑을 열어 치약을 샀다. 이유는 바로 ‘그 이야기’(The story) 때문이였다.

장사꾼은 사진 하나를 꺼내들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아프리카 한 부족민의 새하얀 치아가 드러난 사진을 보여주며, 이 부족민은 태어나서 한 번도 양치를 하지 않는데도 평생 자기치아를 유지하며 산다고했다. 그리곤 정체모를 나뭇잎의 사진을 하나 보여줬다. 토토라는 나뭇잎이라고 했다. 앞선 부족민의 치아건강비결은 바로 이 토토라는 나뭇잎 성분 때문이라고 했다. 이 토토라는 걸 평소에 계속 씹고 다니기 때문이란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짜라면 진짜처럼 들릴 수 있을만큼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방식이 스토리텔링이란 것이고, 진짜라면 그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만큼 효과적인 방식이 스토리텔링이란 점이 더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개원을 준비 중인 원장님들께 한마디 한다면

개원 병원의 마케팅 예산은 충분하지 않다. 자주 쓰는 표현이 있는데 딱 한 발 남은 권총을 쥐고 있는 것과 같다. 때문에 이 총알은 정확히 과녁을 적중시켜야한다. 개원전 수많은 병원 가운데 우리 병원을 선택해야할 이유를 만들어두시라. 그것은 서울대나 연세대 출신을 강조하는 정도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인테리어나 장비 자랑 정도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병원 선택의 이유, 우리 병원의 진정성과 탁월함을 스토리텔링이란 포장지에 담아 전달하시라. 환자들이 반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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